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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예금자보호한도 20년째 ‘제자리’… 커지는 ‘한도 상향’ 목소리
22년 째 유지 중인 ‘예금자보호한도 5000만 원’
수신 늘어도 건전성 지표 하락한 저축은행에 우려 나와
업계 “상향 긍정적”… 예보요율 부담 가능성도 제기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9 00:07:00
▲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최근 1년 동안 저축은행에 흘러들어간 자금은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들어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자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수신금액은 늘어났지만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년 넘게 5000만 원에 머물러 있는 예금자보호한도에 대한 불안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년 만에 20조 넘게 몰렸지만…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하락
 
최근 1년 새 저축은행으로 20조 원이 넘는 금액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말잔)은 120조99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97조4187억 원과 비교했을 때 23조5722억 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는 올해 초부터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발맞춰 오른 데다 통상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왔던 저축은행도 금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금금리를 크게 올려왔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10월20일 이후 5%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이 몰렸음에도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는 등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업권 특성상 법정최고금리 제한 등으로 자금 확보 통로는 한정적인데 비해 수신금리 상승으로 이자 등 조달비용이 늘면서 전체적인 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자산(부실채권)으로 나눈 것으로 비율이 하락할수록 재무 건전성이 부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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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12.9%로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9년 4분기 말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손충담금 적립비율도 지난해 4분기 말(126.2%) 이후 떨어져 120.7%를 기록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의 경우 여태 업권에 비해 높은 금리 제공을 통해 2015~2021년 견조한 수신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과의 금리 격차 축소 등에 따른 수신 증가폭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2022년 9월말 135.3%로 감독기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으나 분기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이고 있다”며 “감독기준을 소폭 상회하는 유동성비율 120% 미만 저축은행이 16개로 대규모 수신 이탈시 해당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외부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저축은행의 경우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가 예·적금 밖에 없다”면서 “반면 대출금리는 20% 상한이 걸려 있어 시중은행처럼 수신금리가 올라갈 때 대출금리도 같이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건전성이 조금 안 좋아질 수는 있지만 금리가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리스크 관리 등을 조금 더 신경 쓰고 비용 절감 노력을 더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부환경에 의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20년 넘게 5000만 원에 묶인 예금자 보험한도
 
▲ 예금보험공사.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상황에서 예금자보호한도 금액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은 1인당 GDP·보호예금 규모 등을 고려해 보호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1년 금융회사별로 1인당 5000만 원의 보호한도를 적용한 이후 20년 넘는 기간 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제 규모는 성장했지만 20년 넘게 제자리인 한도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의원은 5년마다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정하고 있어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적 여건의 변화를 고려할 때 한도를 조정하고 정기적인 조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에 예금보험공사로 하여금 5년 마다 예금보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결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지급한도의 책정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예금자 등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가 10월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예금보험료율의 적정수준·요율한도 관련 검토 경과 보고’에 따르면 내년 8월까지 예보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정 예보요율 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논의 중이다. 또 과거 구조조정비용 상환·정리계획과 연계해 적정 예보요율 등 예보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적자금 재계산’ 연구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 예금자보호한도 변경 연혁. [자료=금융위원회]
         
보고서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조정 정책대안으로 업권 간 자금이동·도덕적 해이 증대 가능성·예금자 간 부의 이전 효과 등을 고려해 △현행 유지 △단계적 상향 △일부예금 별도 한도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단계적 상향안과 관련해서는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한도를 상향하되 혼란 방지를 위해 사전에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도 상향 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업권간 갈등, 급격한 자금이동 등의 부작용 및 급격한 예금보험료 상승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과거 미국에서도 보호한도 상향 후 저축은행 자산이 은행보다 더 많이 증가한 사례가 있다”며 “연구용역 추정 결과 보호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경우 저축은행 예금이 최대 40%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업계, 긍정적 반응 속 예보요율 우려도
 
저축은행업계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사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저축은행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라며 “고객들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에 큰 돈을 맡겨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한도가 늘어나는 데는 긍정적이면서도 같이 늘어날 수 있는 예보요율에는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늘어나는 것이 좋다”면서도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예보요율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예보요율에 대한 변경 없이 단순히 예금자보호한도가 올라간다면 예보료가 어디로 전가되겠느냐는 것”이라며 “저축은행 같은 경우 수익성 내기에도 한계가 있는 환경인데 예보요율이 더 늘어나게 되면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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