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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건설업계, ‘친환경’ 대응 강화
‘사명까지 바꿨다’… 건설사들, 환경·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다
포스코건설, 주총 거쳐 사명 ‘포스코이앤씨’로 변화
SK건설, SK에코플랜트로 변경… 친환경 기업 가속화
선진국, 환경대응 강조… “정부 차원 변화 이뤄져야”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4 01:07:00
▲ 전통 건설사 포스코건설은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도약 의지를 담아 최근 사명을 포스코이앤씨로 변경했다. 신(新)사명 선포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는 한성희 사장의 모습. (포스코이앤씨 제공)
 
건설업계가 친환경 중심으로 체질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강조되는 가운데 특히 ‘환경(E)’에 대한 중요도가 높은 건설업계에선 필수적인 변화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오랜 기간 사용해온 사명까지 변경하며 친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장기 사업에 해당하는 환경·에너지 분야 특성상 현재의 불황에 유연하게 대응해, 자칫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으로 그치지 않도록 정부-기업 간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명(改名) 건설사들, 대부분 ‘환경·에너지’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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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사명을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포스코이앤씨의 E&C는 기존 Engineering & Construction이라는 뜻 외에도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도약 의지를 담은 Eco & Challenge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기존 건설업을 뛰어넘어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끝없이 업(業)의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의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그린 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탑티어(Global Top-Tier)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건설 시절인 2021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전략 ‘205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발표하고 온실가스 감축 시범 현장 운영, 공급망 온실가스 감축 지원 등 건설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감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지난해 삼표이앤씨와 공동개발한 저탄소 초고강도 콘크리트 말뚝을 개발, 시멘트 대신 무수(無水) 석고와 제철슬래그를 배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4%가량 줄여 환경부로부터 환경성적표지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으며, 자회사 포스코A&C를 통해 모듈러(탈현장 건설공법)주택 공급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밖에 아파트 브랜드 ‘더샵’의 그린 라이프화를 통해 거실 내 정원 ‘바이오필릭 테라스’와 ‘바이오필릭 주차장’, 식물원 카페 ‘플랜트리움’ 등을 접목, 공동주택의 녹색문화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후 환경·신재생에너지·자원 재활용 등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적으로 아파트 건설현장 사무실에 모듈러 공법과 지붕 태양광을 적용한 모습. (SK에코플랜트 제공)
 
포스코이앤씨와 더불어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일찌감치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당시 사업 정관에 △환경사업 △신재생에너지 설비 개발·제조·판매 △자원 재활용 매매업 △폐기물 수거·분류·소각·매립사업 등을 추가한 SK에코플랜트는 환경 분야에서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 회사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총 12개의 폐기물 처리·E-waste·리사이클링 기업 인수 및 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인수한 테스(TES)와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했으며,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 SK오션플랜트와 시너지를 발휘해 사업개발·인허가·구조물제조·EPC·수전해 등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설업에서 축적한 시공 노하우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에너지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E’ 중요성↑, 글로벌 트렌드로… “정부 차원 대비 필요”
 
사명까지 변경하며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기업들 외에도 건설업계 내 친환경에 대한 인식은 점차 제고되는 모양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친환경 탈탄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문회사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및 활용 분야(CCS·CCU 등 CCUS)를 강화하고 있다. 카본코는 CCUS 사업과 함께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추진하는 등 친환경 사업 디벨로퍼로 도약하고 있다.
 
이밖에 GS건설은 10여 년 전부터 해수담수화시설 설계·시공·운영 분야를 강화해왔으며, 현대건설이 최근 주총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등 업계 전반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가 있다.
 
미국은 지난해 3월 ‘기후공시 의무화 규정 초안’을 발표, 올해 초 상장기업 기후공시 의무화 방안을 확정했다. 4월 중에는 최종 기후공시규칙이 발표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해부터 기업의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추진, 올 5월 ‘공급망 ESG 실사법’ 도입을 거쳐 2024년 의무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럽은 특히 에너지 배출량의 35%와 천연가스 소비의 32%를 차지하는 건축 환경에 대한 규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E’에 대한 관심이 높다.
 
▲ 글로벌 기후공시 강화 기조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 주도하에 ESG 공시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월17일 서울 영등포구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ESG 금융 추진단’ 제1차 회의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 역시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시작으로 2030년에는 코스피 모든 상장사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의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금융위원회)에 따라 공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탄소중립 관련 하위법령 제정 작업이 완료됐고, 올해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가 본격 시행됐다”면서 “2023년에는 지금까지 ESG 분야 중 가장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환경 관련 이슈가 더욱 구체화되고 확장됨에 따라 건설산업의 본격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계가 현재 불황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에 해당하는 이러한 변화가 자금력을 갖춘 대형건설사 중심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중견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중요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기존 사업인 주택·분양사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큰 투자가 쉽지 않다”면서 “대형건설사 대비 환경·에너지사업을 통한 수익성 창출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의 일방적 투자에 머물러 자칫 그린워싱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산업·기업 모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김영덕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ESG에 대응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건설기업 지원방안 등을 포함한 중장기적 실행전략 수립 및 시행을 주도하고, 산업 차원에서도 ESG가 실질적인 혁신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방향과 추진모델, 성공사례 전파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이번 기회에 대해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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