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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여행] 식당·편의점 없고 카페는 있다! 소이작도 배낚시 섬마을 투어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로 예약하면
숙박 포함 모든 관광상품 40% 할인!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02 09:31:31
 
▲ 소이작도 여객선 선착장 풍경. 옹진=임유이 기자
 
오전 8시30분 인천항 여객터미널을 출항한 배는 오전 10시 인천광역시 옹진군 소이작도에 닿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시간은 족히 걸리던 뱃길이었다. 페리호의 출력이 좋아지면서 바닷길이 1시간20분으로 줄었다. 
 
배는 도중에 자월도-승봉도-대이작도를 경유했다. 소이작도 선착장에 닿으니 예약한 펜션에서 승합차로 마중을 나와 있었다.
 
국내에 있는 유인도는 모두 370여 개다. 소이작도는 그중 하나다. 워낙 인구가 적다 보니 마을 내에는 버스도 편의점도 식당도 없다. 예약한 펜션에서 숙박과 교통·식사·간식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구조다.
 
해적의 섬에서 여행자의 섬으로
 
▲ 소이작도 벌안해변 여행자센터 카페에서 바라본 소이작도 앞바다(위)와 한울펜션에 살고 있는 샴고양이 ‘이백이’. 옹진=임유이 기자
 
구멍가게 하나 없는 작은 섬이지만 놀랍게도 커피를 파는 카페는 있다. 벌안해변 소이작도 여행자센터가 특산물판매점과 카페를 겸한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 아기자기하게 꾸민 인테리어가 그럴듯하다.
 
소이작도의 실거주 인구는 40가구에 80여 명 남짓하다. 하지만 관광객은 연 8000명을 웃돈다. 대이작도와 가까이 붙어 있다 보니 둘을 일컬어 그냥 이작도라고 부른다. 아직은 서로 간에 뱃길을 이용하지만 머지않아 섬을 잇는 다리가 생길 예정이다.
 
이작도는 ‘해적의 섬’이라는 뜻이다. 이작도(伊作島) 전에 이적도(伊賊島)였다. 안내서에는 임진왜란 때 피난 온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섬에 살면서 해적질을 했다고 나와 있다.
 
조선 시대에 실제로 섬에 숨어 살던 소규모의 해적 집단이 있었다. 포작이라 불리던 이들은 평소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오가는 배를 습격해 식량 따위를 빼앗곤 했다.
 
섬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해적을 형상화한 재미있는 그림과 만날 수 있다. 해적도 포작도 다 옛이야기고 지금은 그저 ‘카더라’ 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남았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벌안해변
 
▲ 여행자센터에서 내려다본 벌안해변. 옹진=임유이 기자
 
▲ 해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는 블랙야크 봉사단 대학생들. 옹진=임유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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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펜션에 도착하니 대합탕과 꽃게장으로 구성된 맛깔스러운 점심이 기다리고 있다. 해산물은 물론 이런저런 나물까지 모두 섬에서 난 것들이다. 청정지역에서 성장한 좋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나니 뼛속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펜션 앞에는 벌안해변이 만곡을 그리며 펼쳐져 있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알록달록한 경계석이 줄지어 서 있다. 식사를 마친 후 여행자센터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 해안을 걸었다. 플로깅 봉사를 나온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쓰레기가 별로 안 보여 실망(?)한 눈치들이었다.
 
해안에는 굴껍데기가 널려 있다. 과거 이곳 주민들은 자연산 굴을 채취하며 살았다고 한다. 지금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펜션업을 하면서 어업과 농사를 겸한다.
 
흥미진진 스릴만점 배낚시
 
▲ 배낚시 삼매경에 빠진 여행객. 옹진=임유이 기자
 
오후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낚시에 나섰다. 소이작도는 갯바위에 둘러싸인 섬 지형으로 인해 천혜의 어장이라 할 만하다. 바다낚시 하면 TV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에 나오는 멋진 낚싯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고가의 장비가 필요 없다. 무거운 추와 낚싯바늘 두 개, 커다란 얼레 하나면 낚시 채비 끝이다.
 
배낚시를 인도할 선장은 점심을 준비해주던 펜션 사장이다. 이곳에서는 펜션 사장이 선장·식당주인·마트사장·택시기사를 겸한다.
 
선장이 출항 전에 배낚시 요령을 상세하게 가르쳐준다. 낚싯바늘이 날카롭다는 말과 함께 여러 번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 시키는 대로 물속에 추를 던진 후 줄을 풀었다.
 
줄이 다 내려간 것을 확인한 후 추로 바닥을 통통 두드리는데 신호가 왔다. 아니나 다를까. 우럭이었다. 비록 물고기의 사이즈는 작았지만 고래를 잡은 것처럼 기뻤다. 세상에 나에게 걸리는 고기가 있다니!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한마디로 정신 차릴 틈 없이 고기가 잡혔다. 광어·우럭·줄돔·볼락… 바닷속 물고기들은 잡아도 잡아도 나왔다. 낚시는 서너 시간가량 계속되었다.
 
▲ 그물을 끌어 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위)과 그들이 건져 올린 물고기. 옹진=임유이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온 청년 두 명이 배에 함께 올랐는데 그들은 펜션 일도 돕고 고기잡이에도 앞장서는 만능 일꾼들이었다. 그들이 바다에 던져두었던 그물을 끌어 올렸다. 꽃게부터 광어·굴비·간재미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물고기들이 딸려 왔다.
 
만선의 기쁨을 누리며 선착장으로 들어서는데 커다란 갈매기 몇 마리가 그곳까지 따라 왔다.
 
저녁식사는 우리가 잡은 것으로 차려졌다. 우럭과 광어는 회로 나오고 간재미는 찜으로 나왔다. 자연산회 그것도 갓 잡은 회의 맛은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혀와 회가 어우러지면서 입안에서 가무를 펼치자 심장과 위장이 동시에 기립박수를 쳤다. 하루 동안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 소이작도 펜션에서는 여행객이 직접 잡은 것들을 상에 올린다. 싱싱한 간장게장(위)과 자연산 광어회. 옹진=임유이 기자
 
이튿날 아침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야외 테라스에서 펜션 사장님이 끓여준 꽃게 라면으로 맛있게 해장을 했다. 점심으로는 전날 잡은 물고기로 만든 생선튀김을 곁들여 집밥을 먹었다. 안주인이 직접 경작하고 수확하여 요리까지 마친 맛있는 반찬들! 잊지 못할 삼시세끼였다.
 
이장님이 안내하는 섬마을 투어
 
▲ 소주병으로 지은 집(위)과 곳곳에 설치된 해적 콘셉트 설치물. 옹진=임유이 기자
 
소이작도를 뜨는 배는 오후 2시45분에 있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1시간20분이 소요된다. 배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소이작도 이장님과 함께하는 마을 투어가 있었다.
 
정광연(65) 이장님이 여객선 선착장 뒤쪽에 자리한 큰말 쪽으로 여행객을 인솔했다. 소이작도는 평지가 거의 없어서 해변을 벗어나자마자 바로 마을로 들어서는 경사로가 나타난다.
 
소이작도에는 해군이 경계근무를 선다. 소이작도에도 초등학교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폐교하여 교사를 군부대 막사로 활용하고 있었다. 대신 바다 건너 대이작도에 인천남부초등학교 이작분교가 자리해 있다. 학생은 총 4명이다.
 
소이작도에 초등학교는 없지만 어린이집이 하나 있다. 작년까지 어린이 한 명이 등원했다. 원생 한 명을 선생 한 분과 식사 담당 한 분 이렇게 두 명이 돌보았다. 이 아이가 대이작도 초등학교로 진학하여 문 닫을 위기에 처했으나 다행히 대이작도에서 원생 둘이 이쪽으로 건너왔다.
 
“전에는 새우를 잡아서 서산 등에 팔고 쌀로 바꾸었죠. 지금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펜션업을 합니다. 땅이 작아서 밭농사는 지어도 논농사는 불가능하죠. 논이 없다 보니 소이작도에는 개구리가 없습니다. 대신 뱀은 많아요.”
 
이장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을의 최고령자는 98세 할머니라고 한다. 물 좋고 음식 좋으니 장수가 자연스럽다. 소이작도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북서쪽 사면은 춥고 동남쪽은 따뜻하다. 그래서 마을도 동남쪽 기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길은 좁은 골목으로 이어졌다. 가옥의 벽체가 투명하게 빛나는 게 신기하다 했더니 소주병 2만 개로 만든 집이었다. 100년 된 가옥도 만났다. 초가집이던 것을 파란색 양철지붕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이장님이 길가에 버티고 선 작은 시멘트 건물을 가리켰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지은 화장실이라고 했다.
 
쉿 소원을 말해봐! 손가락바위
 
▲ 손가락바위(위)로 이어지는 소이작도 둘레길. 옹진=임유이 기자
 
마지막 행선지는 소이작도 둘레길을 따라가는 이곳 최고의 명물 손가락바위다. 바다와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구멍은 숭숭 뚫려 있지만 바위는 분명하게 검지 하나를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단 하나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소이작도 투어는 1인 17만 원이다. 여기에는 ‘1박 숙박+3끼 식사+배낚시 체험+마을 투어’가 포함되어 있다. 인천관광공사에서 추진하는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를 통해 예약하면 모든 관광상품을 40% 할인받을 수 있다.
 
소이작도 섬 투어는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해외여행 같았다. 모든 게 색다르고 낯설었다. 덕분에 가을이 더욱 찬란하게 느껴졌다. 빛나는 1박2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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