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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286>]-회기역·경희대 상권
대학가로 번진 사드충격…홍대·건대 부러운 경희대
떠나고 지갑 닫는 中유학생…활력 잃은 젊음의 거리엔 상인들 한숨만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1 02:04:14
▲ 중국 정부의 사드보폭 여파가 회기역·경희대 상권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경희대학교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들의 소비 감소로 상권 내 점포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회기역·경희대 상권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회기역·경희대 상권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인해 상권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유학생들의 숫자가 줄고 그나마 있는 이들 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젊은 감각의 대학가 상권’이라는 특색마저 잃어가면서 상권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학가에 불어 닥친 사드보복 여파…떠나고 지갑 닫는 중국인 유학생들
 
회기역·경희대 상권은 지난 1980년 지하철 1호선 회기역이 개통되면서 신흥 대학가 상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근에 위치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시립대 등 인근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탓에 이곳으로 대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005년 서울의 동·서를 잇는 경의중앙선 회기역이 개통되면서 경희대 인근 자취방을 찾는 이들도 증가했다. 2005년 당시 경희대 상권 유동인구의 70%를 20대가 차지할 정도로 젊은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회기역·경희대 상권은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사드 보복의 여파로 이곳을 찾는 중국 유학생들이 감소하는 한편, 그나마 남은 이들 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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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대학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경희대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5031명으로 고려대(669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경희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수는 3526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회기역·경희대 상권 내에 위치한 점포 매출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호프·맥주, 포장마차 등 주류 업종의 점포당 월 평균매출은 2017년 6월 2854만원에서 같은 해 11월 2682만원으로 하락했다. 의복·의류 업종의 점포당 월 평균 매출은 2017년 6월 1881만원에서 같은해 11월 1702만원으로 떨어졌다. 음식업종 역시 같은 기간 2450만원에서 2391만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상인들과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 역시 그동안 매출상승을 견인해왔던 상당수 중국인 유학생들이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이후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유학생들이 줄고, 남은 이들도 소비를 줄이면서 점포들의 매출 하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액세서리 매장인 ‘액세서리 카페’ 직원 이미희(가명·여) 씨는 “이곳은 경희대 뿐 아니라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 학생들도 모여드는 상권의 중심지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외국인 유학생도 많은 편인데 그들은 한 번 들를 때 마다 적게는 5~10만원, 많게는 20~30만원 구매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과거에 비해 외국인 손님들이 드물게 오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회기역·경희대 상권 내에는 중국인 유학생을 타겟으로 한 점포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상인들은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홍보 문구까지 내건 상태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경희대 정문, 회기로 일대 상가, 경희대로 인근 중국인 식당, 회기로 인근 양꼬치 전문점 ⓒ스카이데일리
 
회기로에서 양꼬치 매장 ‘양찬’을 운영하는 정기채(53·남) 사장은 “과거 같은 자리에서 3~4년 동안 갈비, 삼겹살 등을 파는 고기집을 하다가 1년 전 중국인 유학생 손님을 잡기 위해 주력 메뉴를 양꼬치로 바꿨다”며 “예전에는 외국인 유학생 손님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크게 줄어 주력 메뉴 바꾼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자연식빵’은 핫고구마식빵, 초코식빵 등 10종의 식빵을 2900원에 판매하는 점포다. 자연식빵 관계자는 “이곳은 외국인 유학생 손님의 비중이 10% 정도 된다”며 “10%면 적지 않은 수준인데 최근엔 유학생 손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용 에프앤비 창업연구소 대표는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소비성향은 높은 편이다”며 “매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10% 정도라면 매우 큰 비중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인의 경우 활동 반경이 넓고 다른 상권으로 이동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지만 유학생의 경우 대부분의 소비를 주로 활동하는 지역에서 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젊음의 거리 성격 잃은 대학가 상권, 경기침체 여파로 ‘썰렁’
 
회기역·경희대 상권의 또 다른 침체 원인으로는 ‘젊은 층이 주도하는 대학가 상권’이라는 특색을 점차 잃고 있는데다가 경기불황까지 덮친 점이 지목됐다. 지난해 12월부터 경희대로 인근에서 스포츠브랜드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박혜영(가명·여) 사장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첫 달 매출 정산을 한 뒤 깜짝 놀랐다”며 “이 정도로 장사가 안 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 회기역·경희대 상권은 학생들이 많다는 점 외에는 대학가 상권만의 특색이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불황 역시 상권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경희대로 일대 상가·은행(위)과 휴대전화 매장에 내걸린 중국어 안내 문구 ⓒ스카이데일리
 
지난 1996년 문을 연 ‘불타는 닭갈비’ 최진영(가명·남) 사장은 “예전에는 회기역·경희대 상권 이외의 주변상권이 발달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주변에 다양한 상권이 형성돼 있어 손님들이 그곳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며 “과거 보다 확실히 매출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윤태용 에프앤비 창업연구소 대표는 “회기역·경희대 상권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가 상권 중에서도 좋은 상권이었지만 현재는 전반적으로 쇠락해 가고 있다”며 “홍대 상권의 경우 나름대로의 콘텐츠가 있고 건대입구의 경우 교통 환경과 배후 세대가 나아지는 점이 특징이지만 경희대의 경우 ‘학생 수요’를 빼면 대학가 상권이 가진 특징이 없다”고 진단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권이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회기역과 경희대 정문 앞 부근의 점포 임대료는 높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 위치한 점포들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은 편이다. 탑 부동산 권순옥 공인중개사는 “경희대 정문 부근 경희대로에 위치한 20평 기준 점포의 월 임대료는 400~500만원, 권리금은 1억원선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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