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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공짜는 없다! 취준생 24시(中-대기업·금융권)
열정청년 벼랑 끝 노력의 달콤한 열매 ‘신의직장’
높아진 취준생 눈높이…경쟁승리 위해 새벽기상 후 취업준비 매진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19 00:03:33
▲ 청년취업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대부분은 고용축소를 우려하는 분위기지만 취업준비생들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열심히 준비만 한다면 안 될게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취업준비생들은 하루가 모자를 정도로 취업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은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유은주·김민아 기자]청년취업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일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청년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현 문재인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 대부분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원인 파악과 해결방안 모색에 여념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고용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고용절벽’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취업준비생(이하·취준생)들의 생각은 달랐다. 각 기업들의 고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고 단지 취준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반응이었다. 경쟁률이 높아졌지만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충분히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취준생들이 24시간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이유였다.
 
실제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대기업·금융권 등에는 유독 많은 취준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 신입사원 경쟁률은 38.5대 1로 집계됐다.
 
새벽 4시 기상 후 체력관리·취업공부…취업경쟁 승리 위해 하루하루 비지땀
 
신한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취업자의 첫 취업 연령은 평균 26.2세로 조사됐다. 5년 전에 비해 0.7세 늦어졌고 2006년 이전보다 1.9세 늦어졌다. 취업 연령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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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등장한 ‘9대 스펙’이라는 신조어가 이를 방증한다. ‘9대 스펙’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9가지 요소 △학벌 △학점 △토익 △해외연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십 △수상경력 △성형 등을 일컫는다. 이 중 몇 가지는 실제 취업 성공 여부와 큰 관련성이 없긴 하지만 이를 통해 취준생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 지 파악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최석진(29·남·가명) 씨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준비해왔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서울 신당역 부근에 친구와 함께 자취하면서 취업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비록 경쟁률이 높기 하지만 남들 보다 열심히 준비한다면 틀림없이 목표한 회사에 취직할 수 있다는 게 최 씨의 생각이다.
 
최 씨의 하루는 남들 보다 일찍 시작한다. 오전 4시 휴대폰 알람 소리에 맞춰 몸을 일으킨다. 따뜻한 이불 속이 아쉽긴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집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체력 관리를 시작한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최 씨의 방법 중 하나다.
 
준비를 마친 뒤 6시 30분에 집을 나선 최 씨는 서대문 부근에 있는 한 광고회사로 향한다. 사회경험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11시까지 일을 한 후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이동한다. 점심은 간편한 메뉴로 해결하는 편이다. 점심 식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아서다.
 
12시에 학원에 들어간 최 씨는 잠시 휴식을 갖고 스터디를 시작한다. 요일 별로 필기·스피치 스터디를 병행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학원에서 진행하는 특강을 듣기도 한다. 남는 시간에는 개인적으로 모자란 부분을 선택해 공부한다. 공부를 마치면 보통 오후 5~6시 정도가 된다.
 
이후 집 주변 카페에 들러 공부를 하다가 9시 30분쯤 귀가한다. 내일을 위해 10시 30분 쯤 잠을 청한다. 주말에도 최 씨는 바쁜 일상을 보낸다. 주말을 이용해 돌잔치, 결혼식 등 행사 진행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루에 토요일은 3번, 일요일은 2번 가량 행사를 진행한다.
 
그는 “주변에 취직한 친구들과 다르게 나는 아직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최근 더욱 열심히 취업 준비해 매진하고 있다”며 “부모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준비 중 가장 어려운 점은 혹시나 모를 불안감이다”고 고백했다.
 
취업 성패 결정짓는 자기소개서, 많은 시간 할애보다 핵심을 짚는 게 성공 포인트
 
취준생 평가 기준이 학력, 경력, 자격증 등 객관적인 지표에 국한돼 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자기소개서 등 주관적인 지표가 중요시되는 추세다. 자연히 취준생들이 집중하는 부분도 주관적인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자기소개서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6년 하반기 신입 공채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들은 하루 평균 182.8분을 공채지원을 위한 자료검색·수집에 사용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는 242.4분을 소비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만 약 7시간을 쓰는 셈이다.
 
▲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은 일 평균 7시간을 자기소개서 작성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취업 설명회를 듣고 있는 대학생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주목되는 사실은 자기소개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한다고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자기소개서 작성에 들인 시간이 공채 성공그룹보다 공채 실패그룹이 더 길었다. 각각 일 평균 225.1분, 248.9분으로 집계됐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고정수(27·남·가명) 씨도 자기소개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정규 학기는 마쳤지만 추가 학기를 등록해 9학기 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취업에 재학생 신분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 씨는 올해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의 하루 일과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고 씨가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신문을 읽는 것이다. 평소 신문을 잘 읽지 않았지만 취업 준비를 위해 읽기 시작했다. 필기시험이나 논술, 면접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후 12시에 학교 도서관에 도착해 집으로 돌아가는 오후 8시까지 자기소개서 작성을 준비하거나 혹은 공채를 실시 중인 기업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하루 종일 붙잡고 있어도 술술 써지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다. 고 씨는 최근 지원한 기업은행 인턴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고 씨는 처음 써본 자기소개서라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탈락 이유를 추측했다.
 
고 씨는 “자기소개서 쓰는 데 시간이 가장 많이 든다”며 “아무래도 처음 써 보는 것이라 어떤 말을 써야할 지가 막막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첨삭을 받아서 그것을 토대로 해서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씨는 올해 안에 취업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모님께서 직접적으로 압박을 하진 않으시지만 장남이기 때문에 취업을 내심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취업이 안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걱정을 안 하려고 하고 있다”며 “올 한 해 최대한 노력을 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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