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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순천시 스카이큐브 갈등

국민 상대 신사업실험·적자보전 압박 국민기업 포스코

신사업 전개 후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1300억원대 보상요구도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29 16: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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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이란 단어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 역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최근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기업시민’을 강조하며 다양한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기업시민 의식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정작 뒤로는 기업시민의 의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순천에코트랜스가 지속적인 적자의 원인을 순천시에 떠넘기며 100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순천시민들은 포스코가 신사업의 ‘마루타’ 취급을 한 것도 모자라 혈세까지 내놓으라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스카이큐브’를 둘러싼 포스코와 순천시민, 순천시 간의 갈등 양상을 현장취재했다.

▲ 스카이큐브(사진)는 순천만국가정원 내 순천만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 4.62km 구간을 연결하는 무인궤도 열차다. 공중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스카이큐브의 운영사인 순천에코트랜스가 순천시의 약속 불이행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일방적인 협약 해지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살은 순천에코트랜스의 모기업인 포스코그룹과 수장인 최정우 회장을 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전남동부권의 허파’이자 관광자원인 순천만이 들썩이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수장인 최정을 향한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을 관람할 수 있는 무인궤도 열차 스카이큐브 운영권을 둘러싼 포스코그룹과 순천시·순천시민들 간에 갈등 때문이다.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는 포스코의 자회사는 만성적자의 원인을 순천시로 떠넘기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주장했다. 반면 순천시민들은 “순천시가 포스코 신사업의 실험대상이 된 것도 모자라 어이없는 이유로 혈세까지 뺏기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신사업 열 올릴 땐 언제고 적자나니 남 탓…포스코 “순천시 한 가정 당 130만원 내놔라”
 
‘스카이큐브’는 순천만국가정원 내 순천만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 4.62km 구간을 연결하는 무인궤도 열차다. 현재 2개의 역을 지나는 40대의 무인궤도 열차가 운영 중이다. 이 시설을 이용하면 지상 7~8m 높이의 철로를 따라 순천만국가정원을 관람하며 각종 새와 여러 식물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문학관역에서 하차해 남쪽으로 약 1㎞를 도보로 이동하면 순천만 습지에 닿을 수 있어 순천여행의 필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업의 시작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포스코그룹은 순천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약 610억원을 투자해 스카이큐브를 설치하기로 했다. 같은 해 포스코는 사업 추진을 위해 100% 출자 자회사인 순천에코트랜스를 설립했다. 포스코그룹은 사업에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무인궤도 열차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하고 관련 분야에 노하우를 갖춘 영국기업 벡터스를 인수했다. 스카이큐브의 성공 이후 해당 사업을 전 세계에 수출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탄하게 진행되던 사업은 수년전부터 삐걱되기 시작했다. 스카이큐브가 당초 예상과 달리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자 포스코그룹(순천에코트랜스)은 지난 1월 순천시에게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당초 스카이큐브 이용객이 연간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이용객은 연평균 30만명에 그쳐 매 년 적자가 반복됐으며 누적 적자 규모는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포스코그룹(순천에코트랜스)은 협약 해지 통보 근거로 순천시의 협약 불이행 및 적자누적으로 인한 경영악화 등을 들었다. 협약 불이행 내용은 순천시가 순천만 습지 주차장 폐쇄 및 스카이큐브 이용권 통합 발행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포스코그룹(순천에코트랜스)은 순천시에 5년간 투자위험 분담금 67억원, 투자비 보존금 590억원, 미래 발생 수익 710억원 등 모두 1367억원 보상까지 요구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순천시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1년 협약 당시 스카이큐브 이용권 통합 발행 등을 독소조항 수정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인 계약 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순천시민 한 가정 당 130만원의 부담이 되는 금액을 보상하라는 것은 거대기업의 갑질이고 횡포다”고 반발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통합발권의 경우 끼워 팔기, 강제구매 등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학관역에서 순천만습지까지 1.2km 스카이큐브 노선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지역 주차장을 폐쇄하라는 것 또한 말이 안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포스코가 신성장동력 사업인 스카이큐브를 시범적으로 운행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지역 의회 등에서 투자위험분담금 조항을 없애자고 했고 이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며 “당시 포스코 사장이 직인을 찍어 동의의사를 표했고 순천에코트랜스 사장과 순천시장이 합의서까지 작성했는데 이제 와서 보상금까지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성록 순천에코트랜스 대표는 “당초 무인궤도 열차 사업 지역을 추진하기 위해 다수의 지역을 검토했었다”며 “순천시가 통합발권, 순천만 습지 주차장 폐쇄 등을 제시해 순천시와 협약을 맺은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순천시가 해당 조항들에 대한 수정을 요청했다”며 “우리도 순천시의 입장을 공감은 하지만 포스코 이사회, 은행 등과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아 수정까지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우리는 조기 기부채납을 통해 순천시가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는 것을 바란다”며 “중재 결과가 도출되고 기부채납이 완료되면 포스코는 무인궤도 열차 사업에서 손을 뗄 계획이다”고 전했다.
 
“불확실한 신사업에 순천시민 ‘마루타’ 취급…말 뿐인 최정우의 기업시민 정신”
 
포스코의 자회사인 순천에코트랜스가 일방적인 스카이큐브 운영 정지 및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데 대해 순천시뿐 아니라 시민들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교두보로 순천시를 선택해놓고 정작 수익성이 없자 순천시와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순천시민들은 일방적인 스카이큐브 운영 중단과 거액의 보상금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포스코가 순천시를 대상으로 지속성이 불분명한 사업을 실험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진은 순천시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허윤영(52·여) 씨는 “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스카이큐브를 완성하기로 했는데 포스코와 순천에코트랜스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전 세계에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본인들이 잡지 못해놓고 적자라고 보상을 요구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카이큐브가 흑자가 났으면 순천시에 돈을 주지 않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만난 김영철(57·남) 씨는 “처음에 포스코가 의욕적으로 무인궤도 열차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순천시에 시범운영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기술력, 수익성 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전개한 잘못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순천시와 시민들이다”며 “대기업 신사업의 시험대상으로 이용됐다”고 말했다.
 
순천역 인근에서 만난 한 남성은 “대기업은 사회에 공언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적자의 원인을 지자체에 전가하는 것도 모자라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하는 행위는 기업으로서 하면 안 되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포스코에서 크고 작은 논란들이 많은데 지자체와 갈등까지 빚는다면 포스코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글로벌 기업 도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철우 순천경제정의실천연합 집행위원장은 “순천만에 구조물이 들어와 자연을 훼손하고 순천시에 불리한 여러 가지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어서 스카이큐브 사업을 반대했었다”며 “포스코는 사업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처음부터 사업을 전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확인되지 않은 기술력과 수익성 등을 순천시를 상대로 시험한 것이라고 본다”며 “애초에 지속성이 적은 사업을 테스트 했고 적자가 났다고 지자체에 손실을 떠넘기는 것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할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순천시청 관계자는 “현재 순천에코트랜스가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고 이후 차분히 법적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다”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순천시민들의 지혜를 모으는 작업도 전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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