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들 사이에서 기대감 섞인 반응이 일고 있다. 문재인정부 5년간 추진했던 주택공급 계획 차질로 시민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내건 후보들이 현실 가능성 높은 주택공급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현실 가능성 낮은 공급대책으로 인한 절망은 충분히 맛봤다며 현실 감각이 뛰어난 시장이 나와 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文정부 5년 간 추진된 주택공급 대책 줄줄이 차질…결과는 집값폭등→서민 피해
문재인정부는 서울 수도권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민간 중심의 공급을 막아왔다. 민간 중심 개발이 부동산 시장 내에 기대감을 조성해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을 시작으로 3기 신도시 등 공공 중심의 공급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꾀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과 달리 주택공급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공공개발 자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적었고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활권을 강제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정부 주도의 개발이 이뤄질 사업지 곳곳에선 보상 문제와 원주민 의견 대립 등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행복주택·국민임대·영구임대 등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을 5년간 100만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주거복지로드맵의 경우 공급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한참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준공 예정물량의 20% 이상은 당초 예정일보다 늦은 2022년 이후 준공이 가능한 단지로 파악됐다. 올해 준공 예정인 건설형 공공임대 물량만 하더라도 5만3925채 뿐이고 나머지 1만5582채(22.4%)는 아직 지구조차 지정되지 않아 올해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부적으로 영구임대의 경우 공급 목표는 8000채이지만 올해 준공 예정물량은 3941채로 미정 물량(4059채)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50.7%에 달했다. 국민임대도 2만2000채를 공급해야 하지만 올해 준공 가능한 물량은 1만7271채로 4729채(21.5%)는 내후년 이후에나 준공이 가능한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역시 토지보상이 늦어져 당초 계획했던 시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공개된 3기 신도시 5곳을 비롯해 수도권 공공주택 입주를 2024년부터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3기 신도시의 상당수는 아직까지 토지보상 절차조차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토지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기준 인천 계양이 44.4%로 가장 많이 진행됐으며 하남 교산이 31.6%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등은 토지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구별 면적, 특성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지구지정부터 개발계획 승인까지 빠르면 1년, 늦으면 2~3년 이상 걸린다. LH는 올해 중 개발·실시계획 승인을 받을 예정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사업지의 토지보상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당초 계획보다 입주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부의 공공주도 개발이 차질을 빚는 사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공공개발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개발까지 막히면서 시장 내 공급 불안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문 정부는 결국 역대 정부 중 가장 집값을 많이 올린 오명에 휩싸였다. 무주택 서민들은 단순히 오명을 넘어 실질적인 피해자로 남게 됐다.
서민 시름 키우는 부동산문제…“文정부 방식만 아니면 누가 어떻게 하는지 상관없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들이 새로운 주택공급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우자 시민들 사이에선 기존에 없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기존 정부안에 비해 현실적인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내용에 나름의 기대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년간 36만가구 공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로 18만5000가구, 공공기관이 민간토지를 빌려 주택을 건설하는 상생 주택 7만 가구, 여러 집을 모아 도심형 타운하우스로 만드는 ‘모아주택제도’ 도입을 통한 3만 가구 등이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18만5000가구는 재개발 구역지정 기준을 낮춰 연간 2만가구씩 5년간 10만 가구, 정비지수제 폐지로 노후주거지 신규 구역지정을 통해 연간 7000가구씩 5년 간 3만5000가구, 용적률·층수규제 완화를 통한 5만 가구(연간 1만 가구) 등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고, 국가법령보다 30~100% 낮은 주거지역 용적률은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35층으로 제한된 규제를 50층까지 완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도시재디자인을 통한 공공분양 30만가구 공급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1분 컴팩트한 다핵도시’가 대표 공약이다. 다핵도시는 중앙집중형 도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21분 이내의 교통 거리에 직장과 보건·의료, 쇼핑, 문화, 여가가 충족되는 도시를 말한다.
서울을 인구 50만명 기준 자족적인 21개의 다핵 분산도시로 전환하고, 권역별로 21분 내 모든 이동이 가능한 생활권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회의사당~동여의도 도로 등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과 1인 가구텔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평(3.3㎡)당 1000만원 수준의 이른바 ‘반값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기존에 없던 내용을 담은 각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대다수 시민은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민 윤정택(30대) 씨는 “문재인정부는 3기 신도시를 통해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데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조차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며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의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민 안미정(40대·여) 씨는 “전 정부에서 시장에 맡기는 부동산정책을 했다면 이번 정권에서는 정부·공공이 주도하는 부동산 정책을 펼쳤다”며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든 것은 정부·공공주도의 부동산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한 결론은 더 이상 현 정부의 정책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다”며 “새로운 시장이 등장해 기존에 없던 개념의 공급대책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 대책만으로는 시장을 안정화하기 어렵다며 기존과 다른 대책을 내세우는 후보 쪽으로 민심이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공개발의 경우 원주민들의 반발과 보상절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사업 진척이 더딜 수 있다”며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인데 이 부분과 관련해 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시민들의 입맛에 맞는 대책을 내세우는 후보가 결국 선택을 받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