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단체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있으며 대부분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요. 북한이탈주민들의 영어능력향상을 위해 외국인자원봉사교사와 협력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실제적으로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그들의 자립성장을 하도록 돕는 기관이죠. 앞으로 저희 단체는 글로벌 단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탈북자들을 상대로 좀 더 체계적인 교육방식을 연구하고 노력할 거에요.”
2013년 3월 케이시 라티그(Casey Lartigue) 공동대표와 이은구 공동대표는 탈북민이 한국에서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한 단체를 만들었다. 기초가 부족한 탈북민에게 영어 교습을 무료로 지원하기 위해 뜻을 모은 것이다. 원래 본 단체의 약칭인 TNKR은 ‘Teach North Korean Refugees’ 즉, 북한 난민을 가르친다는 뜻으로, 특히 영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민들을 위해 그들의 수준에 맞추어 기초영어, 문법 어휘, 발음을 교육했다.
이후 단체 영어 명칭은 올해 3월 ‘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로 바뀌었으며 탈북민을 상대로 1:1 영어 수업을 진행한 이전과 달리 스피치(영어말하기)와 출판으로 활동을 확대했다.
북한 실상 안 뒤 탈북민에 깊은 관심…“영어 가르쳐달라는 탈북민 요청에 단체 설립”
기자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센터를 찾아 케이시 라티그(Casey Lartigue) 공동대표와 이은구 공동대표, 그리고 직원으로 있는 탈북민 장은서 씨를 만나 단체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라티그 공동대표의 경우 이 대표가 옆에서 통역을 도와줬다. 기자는 먼저 장 씨에게 현재 하고 있는 일과 한국사회에 정착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는지 질문했다.
“북한을 떠난 날짜가 2011년 11월이었고 2012년도 1월에 한국에 오게 됐어요. 처음엔 생활환경·취업 등 어려움이 조금 있었죠. 이전에는 선교단체에서 잠깐 북한언어 번역담당 업무 일을 했던 적이 있었으며 현재 여기선 예산관리, 자료 정리 업무 등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컴퓨터 전산 업무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어려움을 겪었고 적성에 안맞는구나 생각했죠. 하지만 대표님들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덕에 자신감을 얻어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어요”
라티그 대표는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 교육학 석사를 마친 교육 전문가다. 라티그 대표는 처음부터 북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우연히 북한의 실상을 알고나서부터 탈북민을 위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 내 탈북자들의 영어교육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제가 북한 인권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어요. 때는 2012년 3월, 30여명의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건이죠. 이를 알고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강제 북송 반대 집회 현장에서 현재 동국대학교 교수로 계시는 박선영 전 국회의원이 단식농성 투쟁을 벌였죠. 박 교수님은 탈북민이 잡혀갔는데 중국정부는 방관해선 안된다며 강하게 항의하셨어요. 그걸 알았던 저도 중국대사관으로 직접 찾아가서 저를 소개하고 탈북자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전했죠.”
이후 2012년 9월 박선영 교수는 경기도 여주에 탈북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했는데 그 학교가 ‘사단법인 물망초학교’다.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안학교를 위해 라티그 대표는 영어 자원봉사 선생님들을 모집했으며 국제 협력고문을 맡았다. 라티그 대표는 그 동안 자신이 만났던 많은 탈북민들로부터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했고, 이같은 요청에 본 단체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은구 공동대표의 경우엔 평소 통일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때문에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에서 북한학 석사를 마치고 북한인권정보센터,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연구원을 거쳤다고 밝혔다. 탈북민 정책, 교육, 인권 부문 등과 관련한 내용들이다.
“북한인권쪽 NGO 연구위원을 한 적이 있어요. 이후 영국으로 가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북한인권정보센터,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라티그 대표님을 만나게 된 거에요. 그런 뒤 탈북민 네트워크를 합해 뜻을 펴기로 했으며 지금의 단체가 탄생하게 됐죠.”
“이곳을 거쳐간 탈북민 인원은 창립 이후 약 470명 정도 돼요. 자원봉사자도 무려 1000여명 수준이죠. 특히 저희 단체만의 수업방식은 조금 남달랐어요. 수업방식 모두 탈북민이 결정했고 자기를 가르쳐 줄 원어민 멘토를 본인이 직접 정했죠. 만약 학생 5명을 초대하면 선생님 10명을 초대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수만큼 선생을 선택하는 방식이에요.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거지요. 공부할 교재나 수업 방식도 학생이 직접 결정하고, 원어민 강사가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강사를 교체할 수도 있었죠.”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단체 성장 포부…“탈북민들이 국제사회 발돋움 하도록 노력할 것”
기자는 라티그 대표에게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질문했다. 그는 잠시 과거의 기억을 곰곰이 떠올리더니 이내 박은희라는 탈북민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많은 탈북민을 만나봤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박은희라는 탈북민 학생이예요. 그 학생이 처음 여기 왔을 땐 ABC 알파벳을 아는 정도 수준에 불과했고 영어로 대화가 거의 안 될 정도였죠. 시간이 지나고 같이 공부를 하면서 영어 능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5년 뒤 TEDx라는 무대에 서서 영어로 강연을 하게 됐죠. 그리고 은희학생이 발표한 TEDx의 사회는 제가 맡게 되었는데, 제가 은희 학생을 소개하고 마이크를 은희 학생에게 전하던 그 순간이 아직까지 뇌리에 잊혀지지 않아요.”
라티그 대표가 말한 TEDx에서 세계인의 지식포럼으로 잘 알려진 TED에서 운영하는 강연회를 말한다. 주관국인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개최하고 있으며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약 20분 정도의 독자적인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교육실태와 차별문제에 대해 질문했다. 이은구 대표는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탈북민에 대한 편견·차별의 문제가 잔존해있다는 점을 굉장히 안타깝게 평가했다.
“탈북민들이 한국에 오면 정책·법적으로 안정적인 체계가 보장돼있지만 많은 차별과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실태죠. 가령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연중에 콩글리쉬를 많이 쓰는 편인데 정작 탈북민은 잘 몰라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에요. 한 탈북민에게 들은 내용에 의하면 ‘그걸 왜 모르지’, ‘너 고향이 어디야’라고 물었을 때 솔직하게 대답하면 약간은 달리 보는 시선을 느끼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탈북민을 북한정권하고 나눠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에요. 한 국가에서 3대째 권력세습을 이어온 김 씨 왕조가 이들을 세뇌시켰죠. 이들은 태어나고 자란 것 뿐이지 그들은 가해자가 아니고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북한에서 왔고 언어와 말투가 다르기 때문에 거리감을 두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우리와 다를 게 없죠.”
그러면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결국 국민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되어야할 타이밍이라고 이 대표는 밝혔다. 끝으로 라티그 공동대표와 이은구 공동대표는 본 단체의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올 3월엔 약칭을 TNKR에서 FSI로 바꿨어요. 그전엔 일반적인 영어나 1:1튜터링을 해주는 정도였지만 이젠 스피치(영어말하기), 출판에 초점을 뒀어요. 여기서 출판의 경우 탈북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낼 수 있게끔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거죠. 또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그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거에요.”
“이에 더해 본 단체가 한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단체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탈북민 문제가 이런 거구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어쨌든 탈북민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걸 알리고 싶고 탈북민들이 국제사회로 발돋움해 강연을 통해 자신있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북한 인권 등 실상을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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