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노조가 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게임사 노조도 웹젠 노조와 연대할 뜻을 밝히면서 파업 사태가 게임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노조들은 연대 파업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웹젠 지회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웹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게임업계 최초의 파업'이라는 점에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웹젠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투표율 92.8%에 찬성률 72.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웹젠 노조는 “파업에 필요한 법적인 절차는 모두 끝났고, 5월2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다만 회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하고자 하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2022년도 연봉교섭이 결렬되며 촉발됐다. 지난해 웹젠은 게임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에 동참해 평균 연봉을 2000만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웹젠의 평균 연봉은 2020년 6100만원에서 지난해 7100만원으로 1000만원 인상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은 몇백만원대 인상에 그쳤으며 이 마저도 소수의 직원에게 집중됐다는 것이 웹젠 노조 측의 주장이다.
회사측의 교섭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웹젠 노조에 따르면 웹젠 노사는 지난해 12월22일 2022년도 임금교섭 상견례를 가졌고 1월 2차 본교섭에서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과 팀장급 이하의 인센티브 총액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2월에 열린 3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대표의사 명의로 '2022년 임금 평균 10% 인상' 한 줄이 적힌 문서 한 장만을 제시했으며 더 이상의 협상을 거부했다고 웹젠 노조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신청을 했으며 1차 지노위 조정회의 후 웹젠 노조는 평균 16%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 지급, 동결자에게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요구하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웹젠은 2차 조정에서 평균 10% 인상, 인사평가 B등급 이상에 200만원을 보장한다는 문서를 제출했다. 웹젠 노조는 이 제안에서도 사측이 단 한 줄이 적힌 문서만을 제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웹젠 노조는 “넷마블 연봉이 1억이더라 엔씨 연봉이 1억이더라 하는 기사를 숱하게 봤지만 실제로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그렇다고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웹젠 역시 그렇다”며 “넥슨에서 최초로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을 통해 인상률을 공개하기 전에 게임업계 어디에서도 직원들 대상으로 임금수준을 밝힌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측은 이어 “수차례 노동조합 측의 양보안에도 회사는 조정과정에서 단 하나도 수용하지 않아 웹젠 조합원에게 파업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쓰게 만들었다”며 “모든 결과는 최종결정권자인 김태영 대표이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웹젠 홍보실 담당자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연봉 협상 과정을 전부 홍보실에서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노조 측에서 확대해석을 한게 아닌가 싶다”며 “인사평가의 경우 지난 인사협의서에서 비공개하기로 합의가 된 부분이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번 파업에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IT위원회에 소속된 다른 지회도 연대할 방침이어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웹젠의 파업 기자 회견에는 노영호 웹젠지회 지회장뿐만 아니라 배수찬 넥슨지회 지회장,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 서승욱 카카오지회장 겸 수도권지부 부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승욱 화섬노조 수도권지부 부지회장은 “한해 1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웹젠 보다 수익이 적은 회사도 많지만 노사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르고 있다”며 “IT위원회 전체 30여곳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교섭이 결렬된 곳은 웹젠 지회가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파업 사태가 게임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노조 측은 연대 파업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IT위원회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파업이 업계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노조법상 불가능한데다 웹젠 측이 대화를 거부해 터진 불만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낮다”며 “일단 어떻게 할지 검토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도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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