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올해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에 사실상 실패했다. 2014년 이후 9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다만 MSCI가 우리 정부의 외국인 접근성 제고 방안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선진국 지수 등재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좀 더 높게 점쳐진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8일(현지시간) 주요 국가별 ‘시장 접근성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를 신흥국(EM) 분류했다. 시장 접근성 평가는 각국 증시의 지위(선진·신흥·프런티어)를 결정하기 전 기본적인 충족조건을 점검하는 일종의 사전평가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이달 22일(현지시간) 연례시장 재분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주요 항목 중 하나인 시장 접근성이 낮게 평가되면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오를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MSCI는 이번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에 18개 항목 중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흐름 △청산 및 결제 △이체성 △투자 상품 가용성 등 6개를 ‘개선 필요(마이너스)’로 매겼다. 모두 작년과 동일하게 지적된 항목이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봤다. MSCI는 보고서에 “(한국 증시에) 영문 공시 의무화 방안이 본격 시행되면 국제 기관투자자들과 관련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다”며 “역외 외환시장이 없고 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제약도 지속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이 전면 시행되면 그 영향을 살펴보겠다”라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선안이 시행되는 내년에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은 사전 등록 절차 없이 국내 상장증권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날(13일)부터 공포 기간(6개월)을 거쳐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 글로벌 증권사들이 고객 다수의 주문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옴니버스 계좌’의 실용성과 장외거래 신고 부담 등과 관련해 정부는 올 1월 △최종 투자자별 투자내역 보고의무를 폐지해 감독 목적으로만 필요시 투자내역 요구 △장외거래 사후신고 대상 범위 확대 계획 등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연내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국환거래법’을 시행령을 개정해 하반기부터 외국인이 외화자금을 국내에 미리 예치할 필요 없이 바로 환전해 국내 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문 공시 1단계 의무화, 재무보고용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적용 확대, 개선된 배당 절차 적용 등을 감안하면 개선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편 예정인 외환시장 제도가 내년 하반기 정식 시행이라는 점과 지수사용권 이슈와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에 외환시장 자유화·경쟁적 구도·이체성을 포함한 3개의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음에도 워치리스트에 오른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지적받은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배당 정보 사전공개 △외환시장 개장 연장 등 제도적 개선안이 올 초 시작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면서 “분기 배당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될 예정이고 자사주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도 남아있다. 공매도 재개 계획은 민감한 사항일 수 있지만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이벤트는 국내 증시 재평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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