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의 처남과 관련해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나간 것을 인지하고도 수 개월 동안 이를 금융감독원 등 감독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우리은행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감원이 이번 사안에 대해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자 뒤늦게 금감원에 손 전 회장의 처남이 부당 대출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금감원의 한 고위 간부는 스카이데일리에 “금감원이 검사하기 전까지 우리은행이 금감원에 (해당 사안에 대해) 자체 신고한 사실이 없다”며 “(금감원이) 조사에 나서니 그제서야 우리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사실을 알게 돼 우리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 초 제보자로부터 손태승 회장의 친인척(처남댁)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에서 부당 대출이 있었다는 정보를 입수해 6월 경 검사에 착수했고 금감원이 우리은행 현장검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번 사안에 대해서 그 어떤 우리은행의 자체 신고도 없었다가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하자 우리은행이 비로소 해당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 이 금감원 고위 간부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1월 이번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3월18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이 부당 대출 건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5월 금감원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확인 요청이 들어와 손 전 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 등 파악한 내용 일체를 금감원에 전달했다는 것이 우리은행 입장이다.
또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부당대출에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이미 3월에 임종룡 회장에게 보고된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에 자진신고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67조 ‘심사 소홀 등으로 인해 취급여신이 부실화된 경우는 이를 금융사고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에 근거했고 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우리은행의 항변이다.
그러나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실을 알고도 당국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우리은행이 결국 규정의 미비점 등을 이용해 문제를 알고도 사안을 덮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잘못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감독기관에 통보하지 않다가 당국이 사태 파악에 나서자 그제서야 해당 사안을 금감원에 알린 것은 규정의 헛점을 악용한 전형적인 행태”라며 “만약 금감원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제보가 들어가지 않아서 금감원이 이를 파악하지 못해 검사에 나서지 않았다면 우리은행이 스스로 금감원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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