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회식 자리에서 뒷풀이를 할 때 보통 어디를 갈까. 바로 노래방이다. 흔히 인간과 노래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고 한다. 여기에 K팝이 유행을 타면서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모자라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이동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노래방 업계는 호황일까. 이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승민 전국노래연습장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보았다.
코로나19로 노래방 업계 큰 타격… 수익 줄어드는데 높은 이자 시름
이 이사장은 경남 진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전국노래연습장업협동조합 신임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노래방 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의 형편이 어려워지면 어려워졌지 좋아지진 않았다고 했다.
“노래방 업계가 코로나19 사태 때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엄청나게 타격을 받았어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계시죠. 정부에서 그냥 흔히 말하는 탁상공론 식으로 정책을 폈을 뿐 현장을 잘 알아보지도 않은 거죠. 지금이라고 나아졌겠습니까. 코로나19 사태가 끝났지만 회식 문화 등이 바뀌면서 예전처럼 대규모로 노래방을 찾는 경우가 많이 없어졌고 이게 고스란히 노래방 매출에 타격으로 이어지는 거죠.”
이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을 한마디로 말하면 태풍이 부는데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형국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약 25% 정도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경쟁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죠.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은퇴로 그들 중 일부는 은퇴가 없는 자영업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이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적인 자영업자들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적응을 한다 해도 카드사의 높은 수수료율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죠. 무엇보다 코로나19 때 빌린 대출 원금을 갚아야 할 시기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대출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데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원금을 갚을 길이 없습니다. 정말 심각한 위기죠.”
이 이사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까지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제대로 해 준 게 있습니까.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전기요금 지원을 이야기하면서 3000만 원 미만 매출에 1년에 1회 20만 원 한도 내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이 얼마 되지 않아 비난이 일어나니 다시 6000만 원 미만으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기요금을 2배 가까이 올려 놓고 소상공인들이 엄청난 전기요금에 불만이 커지니까 내놓는 면피용 정책에 불과하죠.”
“제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지만 그때 이후로 제대로 개선된 것이 없습니다. 저의 경우 코로나19 때 받은 지원금은 2400만 원인데 그동안 제가 입은 피해는 액수로 1억4000만 원가량입니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정책자금 대출을 4건 받았지만 모두 5년 만기 대출에 연 5.5%가 넘는 이자를 상환하고 있습니다. 허리가 휠 지경이죠.”
“이번에 경기회복을 위해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정부가 대통령에게 재의를 요구했다 합니다. 정부는 어떻게 침체된 소비 심리를 끌어올려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킬 건지 최소한 대안은 내놓고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영부영하는 정부… 제대로 된 정책 내놔야
“지금 소상공인의 가장 큰 불만은 소상공인이 이렇게 어려운데 정부는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만약 대책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공론화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노력이 있어야 할 텐데 계속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 나라가 민생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일을 만드는 게 문제입니다.”
이 이사장은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영업 진입 장벽을 높이고 공공일자리 증가나 기타 다른 산업의 활성화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하는 소상공인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큽니다.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지도 못하면서 하는 척만 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놔야죠.”
“예를 들자면 소상공인 진입장벽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요식업의 경우 법으로 강제된 위생교육뿐만 아니라 철저한 운영 계획 검토 등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실패하지 않는 자영업이 되도록 전문가의 지원이나 도움을 유도하고 그렇게 소상공인 진입장벽을 높이는 대신 과도한 소방 규제 등 제대로 된 창업을 막는 요소는 오히려 과감하게 풀어서 성공 확률이 높은 창업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제대로 된 사업계획을 가지고 성공할 확률을 높인 상태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자영업 준비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예비 창업자는 임금 근로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취업 프로그램도 안내하는 등 자영업 비율을 낮추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장에게 과도한 소방규제가 제대로 된 창업을 막는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물어봤다.
“지금의 소방 정책은 규제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신규 창업은 소방 때문에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영업 형태에서 명의변경만 할 경우 소방은 소급 적용되므로 대부분의 창업은 신규창업보다 명의변경으로 진행되는 상황이에요. 그러니 과도한 소방규제가 제대로 된 창업을 막는 요소라는 거죠.”
“명의변경의 경우에도 시설이 변경되는 경우 소방서에 신고해 과도하게 시설 변경이 되면 또다시 소방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럴 경우 엄청난 소방시설 비용 부담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도 새롭게 시작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특히 상가건물은 더더욱 소방규제에 심각하게 묶여 있죠.”
또한 이 이사장은 노래방에서 주류를 팔 수 있도록 허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흐름에 맞게 법이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인기 스포츠인 야구의 경우에도 경기장에서 관중들에게 주류를 팔고 있는데 왜 노래방에만 이러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손님들이 가방이나 주머니에 주류를 넣고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고 마시고 있던 것을 뺏거나 입구에서 소지품을 뒤질 수 있겠습니까. 노래방에선 주류를 팔지 않았는데 어떤 손님이 다른 방에서 주류를 마시는 것을 보고 이 노래방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신고를 하면 점주가 제발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회에 가서 시위도 하고 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업계 문제점, 이 이사장의 행보는…
이 이사장은 앞으로도 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코로나19 이전 3만 개가 넘었던 노래방은 지금 2만 개 중반대로 많이 줄어들었고 여전히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사장에 취임해 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생계와 직결된 정책 자금 대출의 높은 이자 등은 여전히 풀어지지 않았죠.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면서 정부에 목소리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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