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PF 금융 부실, e커머스 플랫폼 위기,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지속, 겉도는 자본시장 밸류업 대책, 글로벌 페이 시대 개인정보 해외 누출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부동산 PF금융 부실을 보면 규모면에서 대형 금융사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경기가 급락하자 2020년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건설사 시행사들은 금융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빌려 부동산개발을 시작했다. 금융회사들은 8% 내외의 저금리로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하니 이런 횡재가 어디 있느냐며 판촉에 열을 올렸다. 이로 인해 수십 억 원의 성과급을 받는 증권사 등 금융권 직원들이 나올 정도였다. 이런 양상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는금융위기의 전조 현상인 ‘비이성적 과열’로 보았다.
금리 급락과 주택공급 부족 등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 집값이 급등하고 이를 기회로 PF 대출이 급증하게 된다. 그 후 집값이 하락으로 돌아서면 PF 부실이 급증하게 되는데 경착륙해 부실 규모가 크지면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것이다.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당시 집값 급등기에 신용 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무조건 대출해 주어 일어난 사태)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되어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일찍이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부채 디플레이션(debt deflation·부채는 있는데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상태)’이라고 명명하고 대공황과 일본 장기불황의 원인이 되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런 ‘비이성적 과열’의 경우에는 거시건전성 규제로 무리한 금융 공급을 규제하여 비이성적 집값 급등과 대출 급등 현상을 막아야 한다. 그것이 금융당국이 해야 할 사전적 조치다.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온 수많은 대책 중 하나가 바로 거시건전성 규제다. 이를 반영해 한국의 금융감독원에서도 당시 거시건전성감독국이 설립되었으나 언제부터인지 금융감독원 조직도에서 사라지고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사전적 감독과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침내 집값 하락기를 맞아 PF 대출이 부실화되는 문제가 터진 것이다.
지난해 말 PF 대출 잔액이 134조 원이라고 보도되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발표(5월13일)에서는 사업성 재평가로 230조 원으로 확대 발표되었다. 금융 당국은 이 가운데 5~10%인 최소 11조5000억~23조 원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2년여간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기존 아파트값 하락 등을 반영할 경우 전체 사업장의 90% 가까이가 ‘좀비 프로젝트’라는 이야기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PF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26일 발표된 금융 지원 방안을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서는 정부와 금융권이 2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 투입해 막힌 ‘돈줄’을 완화하기로 했다. 21조 원은 작은 규모가 아니지만 이 정도로 해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권에서 조성하는 ‘PF 정상화펀드’를 2조 원대 규모로 확대해 부실·부실우려 사업장에 PF정상화 펀드 자금을 투입하고 △한국주택금융공사는 PF 정상화 펀드 인수 사업장을 대상으로 PF 보증 비율 확대(90→95%)·대출한도 확대(70→80%) 등의 보증 우대 제공 △공적 보증기관의 PF 대출 보증 규모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중도금 대출 지원과 관련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책임 비율을 90%에서 100%로 늘려 시중은행의 원활한 중도금 대출 실행 지원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건설사 보증과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한도를 3조 원 추가 확대해 총 7조2000억 원 규모로 부동산 PF 및 건설사를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다.
이 밖에도 티메프 사태로 불거진 플랫폼 e커머스 위기,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지속, 겉도는 자본시장 밸류업 대책, 글로벌 페이 시대 개인정보 해외누출 등 연이은 금융사고도 사전에 대비를 했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전혀 사전 예방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가운데 사고가 연이어 나고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뒷북 대책과 강화된 규제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이제부터라도 정말 전문가들이 금융 빅뱅 수준의 규제 혁파, 위기 사전 대비 등 잘하지 않으면 금융산업의 발전은커녕 지금 있는 금융경쟁력마저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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