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도 이미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그런데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중요한 배경은 아파트 등 주택 건설 인허가와 착공 건수가 급감하면서 수년 후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부동산시장을 뒤덮은 것이다. 이에 가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대차3법이 시행 4년이 되면서 4년 후의 시세까지 고려한 높은 전세가로 인해 이럴 바에야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낫겠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것이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다. 정부는 향후 6년간 서울과 수도권에 총 42만7000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서울과 인근 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8만 호 규모의 신규 택지를 공급하고, 서울에 인접한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토지 이용 효율화를 통해 2만 호 이상을 추가하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촉진특례법(가칭)을 제정해 재건축‧재개발 추진 기간을 3년가량 앞당겨 향후 6년간 서울 도심 등 17.6만 호의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고,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2025년까지 착공하는 경우 미분양 주택을 LH가 매입하는 등 4.1만 호가 조기 공급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빌라 등 비아파트를 11만 호 이상 신축 매입임대로 신속히 공급하고 이에 더하여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축 매입임대주택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급 대책과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는 9월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하는 등 시중 유동성과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해 실패했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공급 확대 정책과 가수요 통제 정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대책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급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2년 반 정도 후인 2027년 초에 있을 대선을 고려하면 많이 늦은 감이 있다. 안타깝게도 윤 정부는 지난 2년을 허비한 셈이다. 대선 전까지 어떻게 급등하고 있는 집값을 안정시킬 것인가가 핵심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과연 언제쯤 실제 주택공급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한 이후에는 공공주택지구 지정·지구계획 수립·토지 보상·주택 착공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주택 입주까지 8∼10년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번 주택 정책이 불행하게도 다음 대선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와 안정적인 주택공급은 상충된 목표라는 점이 문제다. 공사비는 상승하는데 집값 하향 안정화만 추구한다면 건설사의 수지가 악화되어 오히려 공급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점은 과거 노무현·문재인정부 때 드러난 문제인데도 반복 주장되고 있다. 결국 서울 핵심지역에 대한 분양가상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촉진법’(특례법)을 통해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17.6만 호 확대하는 등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 37만 가구 공급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정책 핵심 중 하나다. 그러나 이 특별법도 가장 핫한 지역인 강남3구·용산구는 제외한다는 발표다. 가장 핫한 지역을 제외하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그대로다. 심지어 서울시에서 과도하게 요구해 재건축을 지연시키고 있는 기부채납 문제도 그대로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는 수년째 지속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정비사업 침체와 분양가 인상이 원인인데 민간 사업자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공급 대책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이 적다고 지적한다. 가계대출 관리와 집값 안정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딜레마도 있다.
종합하면 공급도 늘려 집값 안정을 추구하면서 집값 상승은 막아야 하고 가계부채도 증가하지 않아야 하는 상충되기도 하는 여러 목적을 추구하다 보니 여러 정책이 혼재해서 효과가 불확실해 보이는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을 추구하면서 가계부채도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택 가격과 가구의 소득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LTV(담보인정비율) 등 거시건전성지표를 밀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범위 내에서 공사비 상승을 반영한 적정 수준의 집값 상승으로 공급 확대를 유도해야 공급도 늘어나고 건설사 부도도 방지된다. 분양가상한제·토지거래허가제·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임대차법 등 노무현·문재인 두 좌파 정부에서 도입해 실패했던 포퓰리즘 정책은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을 정도의 과도한 기부채납도 개선되어야 한다. 윤 정부의 확고한 부동산 정책 철학과 전문성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두고 시기를 놓치지 않는 정책 추진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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