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의 주가 상승세가 금방 꺾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상장사 50곳 중 33곳이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상장 전 높은 수요예측을 기록하며 기대를 한껏 받은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 같은 부진은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IPO) 투자 전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1일 한국거래소와 비상장주식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서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공모주 주가를 확인한 결과, 신규 상장사 50곳(스팩·리츠 등 제외)의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률은 18일 기준 평균 –8.2%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3곳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하반기 공모주 성적도 저조했다. 7월 이후 주식시장에 상장한 21곳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 하락했다. 절반 이상인 13곳이 공모가보다 하락했다. 케이쓰리아이(–60.7%)·아이스크림미디어(–54.4%)·이노스페이스(–53%)·하스(–46%) 등 11곳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공모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하다. 올해 IPO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은 평균 836.7대 1로 높았다. 1000대 1 이상의 수요예측을 거둔 곳도 16개나 됐다. 공모주 청약경쟁률은 평균 1320.8대 1에 달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이들 공모주는 상장 첫날 평균 64.9% 상승했으나 대부분 상승세를 오래가지 못한 채 주가가 주저앉고 말았다.
공모주들이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저조한 결과로 풀이된다. 의무보유확약은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때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이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을 뜻한다. 통상 의무보유확약을 하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데 비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단타 투자 목적이 짙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공모주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평균 9.2%로 저조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0% 미만인 신규 상장사는 50곳 중 35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종목은 8개(비중 22.9%)에 그쳤다. 나머지 27개(77.1%) 종목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일례로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닉스는 수요예측 경쟁률 1051.52대 1을 기록하고 상장 첫날 15%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으나 이튿날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18일 기준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률은 –25.6%다. 제닉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71%였다. 대다수 기관이 단기 차익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8월16일 상장한 유라클도 1000대 1 넘는 수요예측·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주가는 공모가 대비 39.2% 내려간 상태다. 유라클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0.55%였다.
하스(주가 등락률 -46%)·엑셀세라뷰틱스(-34.7%)·피앤에스미태닉스(-42.8%)·아이빔테크놀로지(-45.9%)·엠83(-11.5%)·아이언디바이스(-9.7%) 등도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0%를 밑돌면서 주가는 지속 상승하지 못한 채 공모가 대비 뒷걸음질했다.
반면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은 종목은 주가가 뛰었다. 10% 이상인 종목 15개 중 9개 종목이 공모가보다 주가가 뛰었다. 일례로 7월 말 상장한 산일전기(의무보유확약 비율 42.37%)는 공모가 3만5000원으로 출발한 뒤 지속 상승하며 18일 기준 4만4650원으로 27.6% 상승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45.78%인 HD현대마린솔루션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46.3% 뛰어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달 말 또는 내달 상장을 앞둔 6곳 모두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0% 미만이다. 종목별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보면 루미르 0.14%, 에이치엔에스하이텍 0.42%, 씨메스 1%, 클로봇 1.44%, 웨이비스 0.01%, 성우 3.25%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짧은 기간에 차익을 내려는 기관투자자들이 있으므로 개인투자자는 공모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상장 전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을 보고 나서 공모주에 청약하는 게 대안이고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해 전망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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