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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자 한일식당 대표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 ㉛ 전국에서 찾는 소머리국밥 한옥에서 든든하게 한 그릇 하세요
3대째 내려오는 지역 백년가게
전국에서 손님 몰려들자 영업일 확대
육수 진하고 고기가 부드러운 소머리국밥
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31 17:10:49
▲ 한일식당의 외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충청남도 아산시와 내포신도시가 있는 홍성군 사이에는 예산군이 있다. 예산군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관광지인 수덕사나 요리전문가 백종원의 고향 등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예산군은 사과와 한우로 유명한 고장이다. 한우 타운이 있어 매년 한우 축제가 열리며 예산군의 마스코트는 사과를 본따 만든 예돌이다.
 
그렇다면 예산군에 왔는데 유명한 지역 음식을 먹어 봐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이때까지 가 보지 못한 소고기를 재료로 하는 국밥집 백년가게가 눈에 띄어 이곳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 방문한 가게는 ‘한일식당’이다.
 
70년 넘게 이어 온 백년가게
 
‘한일식당’은 예산군 삽교읍에 있는 백년가게로 1950년 1대 박순남 대표가 창업했다. 1990년에는 며느리인 2대 신계현 대표가 가업을 물려받았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 손녀인 이일자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백년가게에 선정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도 수상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시댁으로 오면서 할머니에게 국밥 요리법을 전수받았다고 설명했다.
 
“1980년도에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생계가 어려워지니 어머니가 저를 포함한 자매들을 데리고 할머니 댁으로 들어오신 거죠. 그러면서 국밥 요리법을 전수받았고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어머니가 당시 5일장이 열릴 때 마다 하루만 영업을 하셨고 나머지는 종교활동을 하시다 보니 생활이 넉넉하진 않고 그냥 밥만 먹고 살 정도였어요.”
 
“그런데 시대의 흐름 때문인지 추억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갑자기 손님들이 가게로 많이 찾아오셨어요. 어머니가 혼자 감당하시기 힘드시니까 제가 도와드리기 시작했죠. 원래 5일에 한 번 장사를 하는데 하루를 더 늘리게 됐고 전국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저도 전적으로 이 일을 하게 됐어요.”
 
“주말에는 외지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시니까 5일장 전날과 당일·주말에만 영업을 했어요. 그런데 평일에 외지에서 오셨는데 헛걸음하는 분들이 계시니까 매일 영업을 하는 걸로 바꿨어요. 대신 너무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해서 체력을 조절했죠.”
 
▲ 한일식당의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큰 한옥으로 이전
 
이 대표는 가게를 현재 위치로 이전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래 있던 장소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싶었어요. 오랜 세월 여러 추억이 담긴 곳이니까요. 하지만 군에서 곱창마을을 추진하면서 어쩔 수 없이 옮겨올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가게는 크고 전통적인 느낌이 들도록 한옥으로 짓자는 생각에 현재는 이렇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장항선 삽교역과 버스터미널이 가깝고 산업단지와도 멀지 않아서예요. 국밥 한 그릇을 드시려고 여행 삼아 오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분들은 열차나 버스를 타고 많이 움직이시잖아요.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가다가 삽교역에 내려서 저희 가게에서 부담없이 국밥 한 그릇 드시고 가실 수 있고, 산업단지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외지에서 손님이 오시면 저희 가게랑 멀지 않으니 저희 가게에서 국밥 한 그릇 대접해 드릴 수 있죠.”
 
힘들어도 국산 식재료 고집
 
이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수업을 받으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연탄불에 고기를 모아 놓고 삶고 썰었어요. 그리고 소머리 뼈에서 고기를 골라야 하는데 하루 종일 앉아서 작업을 하고 나면 온 몸이 쑤실 정도였어요. 어렸을 때는 사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요즘은 기계로 썰어서 조금 나은데 그래도 기름 제거나 고기를 손질하는 것은 전부 수작업이에요. 국밥 한 그릇이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죠.”
 
이 대표는 식재료를 모두 국산을 쓴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소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국산을 고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식재료는 국산을 고집해요. 할머니나 어머니도 국산 제품을 쓰셨기 때문인 것도 있고, 손님들께 좀 더 양질의 음식을 제공해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요즘 채솟값이 많이 올랐는데 국밥은 김치 소비가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때는 우리도 김치를 그냥 공장에서 사서 먹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그건 아니다 싶어서 아직까지도 김치를 직접 담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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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식당의 소머리국밥. ⓒ스카이데일리
 
이 대표의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한일식당’의 소머리국밥 맛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국밥 한 그릇을 시켰는데 직접 담근 김치와 함께 한 상이 차려졌다.
 
국물을 우선 한 숟갈 떠먹어 보았는데 육수의 진한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대표는 한우 암소 머리를 하루동안 핏물을 빼고 헹군 다음 기름을 걷어 내고 24시간 푹 고아서 육수를 끊이기 때문에 진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밥에 들어 있는 고기도 굉장히 부드러웠으며 양도 굉장히 많아 ‘든든한 국밥’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 주는 듯했다.
 
프랜차이즈·밀키트 모두 고사
 
이 대표에게 ‘한일식당’의 맛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거나 밀키트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저희 국밥이 정말 손이 많이 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고기를 수작업으로 발라 내서 육수를 오랜시간 끓여야 하는데 프랜차이즈화 해서 가맹점을 내면 그 점주가 저희가 했던 것처럼 할지, 그 맛을 그대로 낼지 모르겠어요. 그런 점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 않는 이유예요. 밀키트를 내는 것도 어려움이 있는데 국밥이라는 것은 많이 끓였을 때 서로 어우러져서 맛이 나는 것인데 밀키트로 하면 그런 맛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앞으로 바람은?
 
약 20년 동안 ‘한일식당’을 지켜 온 이 대표의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일까. 그는 바람이 있다기보다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선 늘 어렸을 때 배고팠던 시절이나 음식을 처음 배울 때 초심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셨어요. 이런 것들을 상기하지 않으면 음식에 대한 진정성을 잃게 된다는 말씀이셨어요. 그리고 손님들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해요. 처음에는 손님이 쓴소리를 하셨을 때 속으로 아, 다시는 안 오시겠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도 계속 방문하셨어요. 손님께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의견을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저도 그런 충고를 듣고 고치려고 노력하죠. 저는 이 두 가지를 지키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한일식당’을 지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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