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체인식 시스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선 이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생체정보를 활용한 생체인식 산업 시장의 기회’ 보고서에서 세계 생체인식 시스템 시장 규모는 올해 591억 달러(약 81조5000억 원)에서 2027년 829억 달러(약 114조4000억 원)까지 불어날 전망이 나왔다.
국내 생체인식 시스템 시장도 같은 기간 18억 달러(약 2조4000억 원)에서 33억 달러(약 4조5000억 원)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반면 현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생체정보가 명시된 조항이 없다. 개인정보보호위는 2020년 관련법 시행령에 민감정보의 범위에 ‘개인의 신체적·생리적·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 조항을 추가했으나 산업계 실정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2021년엔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말 그대로 안내서이기에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규제가 시장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연방 차원의 생체정보 관련 법안은 없지만, 2008년 일리노이주(州)를 시작으로 텍사스주·워싱턴주·메인주 등이 ‘생체인식정보 보호법’을 제정하고 정의와 수집 절차·처벌 규정 등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업계는 소비자가 건강 모니터링을 하도록 돕는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 등 웨어러블 기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 토스와 티켓 플랫폼 인터파크트리플 등은 암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얼굴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공개했던 바 있다.
업계와 규제의 괴리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생체정보 활용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생체정보라는 용어를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찾아볼 수 없는 탓에 부작용이 생겨도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 관계자는 “내년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발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시행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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