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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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3.3%라는데… 반도체만 웃는 한국 경제의 ‘두 얼굴’
IMF, 한국 성장률 2.6%→3.3%로 0.7%p 상향
AI·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내수·건설 부진 지속
미국 빅테크 투자 둔화 땐 한국경제 타격 우려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14 11:57:19
▲ 국제통화기금(IMF)의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0.7%p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한국 경제가 올해 3.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특수로 생긴 경제성장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진 않고 있다. 내수·건설·중소기업은 고금리와 비용 부담에 시달리면서 성장의 양극화를 뜻하는 ‘K자형 성장’이 뚜렷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14일 발간한 ‘AI가 지탱하는 성장, 불균형과 고금리 부담’ 보고서에서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IMF는 1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0.7%p 상향 조정했다. 2027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8%로 높였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와 AI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생산 증가가 성장률 전망 상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수출과 생산이 크게 증가하더라도 같은 규모의 성장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발생할 때보다 직접적인 고용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이 곧바로 자영업자 매출이나 가계소득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세계경제도 비슷한 흐름이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1%로 올리고 내년에는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성장의 수혜는 일부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의 95%를 차지하는 국가 수는 올해 4월 전망 당시 54개국에서 10월 32개국으로 감소했다.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세는 유지되지만 실제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줄어든 것이다.
 
한국 내부에서도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수출기업은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누리는 반면, 내수 중소기업과 건설업은 높은 금융비용과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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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국내 소비로 확산하려면 고용과 임금 증가, 협력업체 발주 확대 등의 경로를 거쳐야 한다. 반도체 생산이 첨단화되고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생산 증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과거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키움증권은 반도체 중심의 성장과 내수 부진이 공존하는 K자형 성장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대기업은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지만 내수·건설·중소기업은 높은 금융비용과 생산비용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가 성장 끌어도 고금리 부담…투자 수익성도 시험대
 
AI 투자 확대가 오히려 고금리 환경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설비, 반도체 장비 수요가 늘면서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IMF는 올해 세계 물가상승률을 4.7%, 내년에는 4.1%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 안정이 지연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 고금리 부담 역시 기업마다 다르다. 현금이 풍부한 대기업은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지만 차입금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이자비용 증가로 설비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 있다. 같은 경제성장률 아래에서도 기업별 체감경기가 달라지는 또 다른 이유다.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IMF는 올해 10월 아시아의 AI 활용과 인구구조 변화를 논의하면서 생산성 향상 가능성과 함께 일자리 변화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더라도 그 성과가 임금과 고용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않으면 성장과 가계의 체감경기 사이에 격차가 남을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수익성 기대를 낮추면 국내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IMF는 AI 투자와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크게 약화할 경우 2028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기준 전망보다 1.1%, 미국은 1.8% 낮아질 수 있다는 하방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AI 기업들의 투하자본수익률(ROIC)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의 격차, 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 부담, 회사채 스프레드 등을 주요 점검 지표로 제시했다.
 
ROIC가 WACC보다 높으면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자금조달 비용을 웃돈다는 의미지만, 반대라면 투자할수록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현금흐름에 비해 설비투자 부담이 커지면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고 회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시장이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을 높게 평가해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결국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성장률     #IMF     #ROIC     #WACC     #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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