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집중투표제 금지로 영풍과 MBK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법원 결정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여전히 집중투표제를 추진 중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3일 오전 9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주주총회 최고 변수로 꼽혔던 집중투표제의 경우 법원이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21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임시주총 의안 상정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MBK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14인 선임 안건을 올려 이사회 과반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고려아연은 이를 막기 위해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표를 몰아줘 과반수 확보를 막으려는 구도가 형성됐다.
영풍·MBK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막기 위해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영풍·MBK 측으로 승기가 기우는듯한 모양새다.
영풍은 법원 결정에 대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집중투표방식으로 이사선임을 금지한 이번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존중하며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혁에 신호탄이 쏘아졌으며 2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의 개편과 집행임원제도의 도입 등 실질적인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재 영풍·MBK는 고려아연 의결권의 약 46.7%를 확보했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 안건을 지지했고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글래스루이스 역시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등 고려아연 측 호재가 있지만 또다른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영풍·MBK 측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세계 최고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과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캘리포니아 교직원 연금 등이 MBK·영풍을 지지했다. 여기에 전체의 7%에 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변수도 있는 만큼 3.3%만 확보하면 되는 영풍·MBK 측이 크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21일 오후 임시주총에 상정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안건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가결되는 경우 집중투표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의 상정을 금지해달라는 영풍의 신청은 인용했지만 가결 여부와 상관 없이 보통결의 요건에 의한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달라는 영풍의 신청은 기각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법원의 이번 판단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안건과는 무관한 사항인 만큼 소수주주 보호 및 권익 증대라는 애초 취지에 맞춰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외에도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런 제도가 도입돼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외에 이사 수 상한(19인) 설정·집행임원제 도입·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발행주식 액면분할·배당기준일 변경·분기배당 도입 등 소액주주 권익을 위한 안건을 대거 추진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고려아연의 회심의 카드였던 집중투표제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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