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제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브렛 사이들 미 해군 연구·개발담당 차관보 대행은 11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해군력 소위원회) 공청회에서 “미 조선업 생산력이 전투력의 항구적 지속적 증강에 필요한 만큼의 속도를 못 내고 있다”며“품질·안전·첨단 면에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상의 군함을 생산하지만 “인도가 대략 1∼3년 지연” “비용도 전반적인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 중”임을 짚었다.
미 해군은 2016년 군함 355척 운용 목표를 설정했다. 2023년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해 381척(무인정 제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올해 3월 기준 295척만 돌리고 있다. 작년 나온 미 국방부 ‘2024 중국군사력보고서’는 중국 해군이 370척 이상의 함정·잠수함을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이며, 2025년 395척, 2030년 435척으로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냉전 종식 이후 지난 30여년간 조선업 투자를 소홀히 한데다 정부의 보호와 예산에 의존해 온 미 조선업체들이 오래전 생산·수리 경쟁력을 상실했다.
의회조사국(CRS)의 해군 전문가 로널드 오로크는 이날 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 조선업을 향해 한국처럼 노동 투입량을 줄일 선박설계 개발 등 생산성 향상 관행과 기법의 도입을 제언했다. 아울러 함정이나 함정 일부를 일본·한국·유럽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의 법적 장애물이 지적됐다. 1920년 제정된 ‘존스 법’은 미 항구 간 화물운송에 자국에서 건조된 선박만 사용해야 하며 승무원 역시 미 시민권자·영주권자로 제한한다. 연방규정 제10장 제8679절에 따르면 대통령이 국가안보 차원의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한 군함의 외국 조선소 건조가 금지돼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진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 ‘선박 전쟁’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선박을 쓰는 세계 해운사에 수수료 부과를 제언했다. 미 기업·자본과 중국 조선소와 거래를 끊게 하고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조치를 하게끔 미국의 외교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권고도 했다. 조선업에 대한 ‘장기 투자’ ‘외자 유치’ 또한 강조됐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일본 등 세계적 조선 강국들의 미 조선소 투자를 장려하고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며 투자 공조와 정책적 인센티브를 통해 일본·한국·유럽의 선박 건조역량을 강화하는 ‘프렌드쇼어링’(우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추진을 주문했다.
대항해시대 이래 인류사의 세계패권이란 해상 패권에 달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해적과 특정 국가의 갑질로부터 ‘항행의 자유’ 즉 ‘통상의 자유’가 보장된 것은 미국의 제해권(制海權) 덕분이었으나 이 질서에 중국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미국의 군함 건조 역량 회복의 시급함과 절실함은 자원 수입국이자 제조·통상국인 우리나라에게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미국에서 조선업 투자를 늘리고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한국이 최고의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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