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0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는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겪었다.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노동시장도 위축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이에 대한 방역조치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2% 가량 역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경제 상황에 가장 민감한 분야인 금융시장도 코로나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자연스레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등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관측되는 내년도 금융시장에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2021 대한민국 금융’으로 선정하고 내년 국내외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과 2022년 대선을 앞둔 정치 관련주, 내년이 기대되는 업종과 관련주 분석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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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정동현 기자] 올 한 해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음했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업률은 급증했으며 세계 상품 무역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코로나 사태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국내 증시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3월 한때 코스피 지수 1500선이 무너지며 10년 전으로 후퇴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4만원대 붕괴 가능성이 예측됐다.
그러나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역대 최고점을 찍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불안한 경기와 부동산 규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갈 곳 잃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전부 주식시장으로 몰린 결과다. 결국 지금의 증시 고공행진은 불안한 경제와 정부 경제 실정이 낳은 기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의 선전 이유로 ‘동학개미’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손에 꼽는다. 외국인이 24조원, 국내 기관투자자가 35조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는 62조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세다. 코로나 사태 직전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27조7000억원이었으나 최근 62조원으로 급증했다.
“중국 ‘쌍순환 전략’ 주목해야… 변수는 美 행정부 대중(對中) 정책”
내년 경제 전망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부터 먼저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한국 전체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전체 수출입총액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수치)’는 63.51%를 기록했다. 이는 G20 국가 중 독일(70.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을수록 한 나라의 경제가 수출입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다.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국가 경제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48)은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해 “성장보다는 정상궤도로의 복귀 진입 시도로 봐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내년 하반기 들어서는 확실히 상승한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먼저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내년에도 6~8%대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며 “중국이 아직 구조적 성장기에 있어 성장여력이 남아 있고 2020년에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나라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주요 선진국 경기 회복 시 중국 수출도 더 높아지고 ‘쌍순환(雙循環)’ 전략으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 확대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다”며 “중국 자체적인 인프라 투자도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폐막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채택된 ‘쌍순환’ 발전 전략은 ‘국내 내수(국내 대순환)’와 ‘국제 수출(국제 대순환)’을 두 축으로 해서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변수는 내년 출범할 미국 행정부의 대중정책이 될 수 있다고 정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며 “예전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내년까지는 미국이 (경제)체력을 추스르는 게 먼저다”라며 “미국이 정상화되고 체력이 갖춰지면 중국에 대한 분쟁이 격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 정 센터장은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어 빠르면 내년 3, 4월에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목표다”라며 “내년 2분기에는 확실하게 플러스(+)로 턴어라운드 할(돌아설) 것이다”고 예측했다.
최근 미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9000억달러(약 982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시간과 규모의 문제일 뿐 부양책은 이뤄질 것이고 올해 안 된다 하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서 “부양책이 없더라도 (미국 경제는) 자연적으로 회복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올해 역성장 폭이 가장 컸던 EU(유럽연합)에 대해서는 “내년 성장률은 4~5%로 (주요 경제국중) EU가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EU의 통화정책은 통일돼 있지만 재정정책은 각국이 따로 하기 때문에 경제가 살아나게 되면 나라별로 각자도생하는 행태가 나타날 것이다”고 관측했다.
“저금리 상황이라 가치평가 높게 줄 수 있어… 성장 잠재력도 높아”
다수의 전문가는 내년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도 여러가지 지표와 기업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상장사들의 전망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대형 상장사 289곳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82조522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000억원가량 늘었다. 순이익 전망치 역시 132조6275억원으로 약 1조5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매출 전망치는 2006조5503억원을 기록해 2000조원선을 넘어섰다.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면서 내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스피 3000 달성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 센터장 역시 내년 코스피 지수를 3080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 이유로 먼저 성장 잠재력을 들었다.
그는 “2017년, 2018년과 비교해 이익은 비슷하나 적용되는 멀티플(배수)이 과거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당시는 반도체만이 시장을 견인했는데 이제는 반도체뿐 아니라 2차 전지와 바이오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나와 성장 잠재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자체의 성장도 그때와 달리 메모리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중심으로 비메모리 사업까지 더해져 상승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저금리로 인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높게 줄 수 있다는 점도 코스피 3000 달성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그는 “2017년 비교해 돈이 많이 풀려있어 유동성이 크고 저금리 상황이 벨류에이션을 높게 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코스피 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낸 2017년,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내년에 볼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는 시기로 2022년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사이클이 막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아직 정점을 논할 때는 아니다”면서 “경기는 내년보다 2022년이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정점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올 수 있다고 봤다.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내년 하반기가 되면 그동안의 부양책이 사라지면서 시장의 상승 탄력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내년 성장률을 2.8%로 전망하면서 “내년 수출은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를 볼 것이고 소비보다는 주요 대기업 중심의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가 경제 성장률을 견인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올해 소비의 마이너스 폭이 커서 성장률 중 1.7% 이상은 민간 소비가 기여할 것이다”며 “내년 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크고 2022년에야 과거 소비 레벨에 진입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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