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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 사이의 약소국 또는 동맹이 없거나 부실한 국가가 어떻게 고립되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6·25 전쟁 72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에 오랜 휴전으로 다소 옅어진 국방력과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대한민국이 북한 핵 위협 등으로부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비 증강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무기 체계를 중심으로 한국 육해공군의 전력이 어느 수준인지, 또 보완점이 없는지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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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림팩에 우리 해군은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7600t급)’ △한국형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 △손원일급(214급) 잠수함 ‘신돌석함’ △해상초계기 ‘P-3’ 1대 △해상작전헬기 ‘링스’ 2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9대 등을 보냈다.
군 장병은 해병대 1개 중대(120여명)와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4개팀(20명), 해군 제5성분전단 제59기동건설전대(10여명) 등 1000여명을 파견했다. 마라도함, 신돌석함, KAAV, 기동건설전대는 이번 림팩에 처음 참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의 참가 규모이자, 26개 참가국 중 미국 다음으로 강력한 전력에 해당된다. 이번 림팩에서는 최초로 한국 해군이 원정강습단장 임무도 수행한다. 원정강습작전은 먼저 항공기 등으로 적 거점을 타격해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한 뒤 대규모 부대를 투입하는 상륙작전이다.
지휘봉을 잡은 안상민 림팩전단장(해군 소장)은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세계 안보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역할 또한 증대됐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정강습단장은 그동안 다른 국가 해군이 수행한 적은 있으나 주로 미군이 맡아왔다.
한국의 방위산업, 이른바 ‘K-방산’의 위상도 달라졌다. 국방홍보원·국방일보에 따르면 필리핀(안토니오 루나함), 뉴질랜드(아오테아로아함), 페루(기세함) 등의 해군이 우리 방산 기술로 건조된 군함으로 이번 림팩에 참가했다. 찰스 메릭 루나함 함장(필리핀 해군 대령)은 “이번 림팩에서 루나함을 타고 항해훈련에 동참한다”면서 “필리핀에서 하와이까지 항해하면서 루나함의 성능을 확인했고, 아주 안전하게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2016년 개발한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으로 각국 해군의 관심을 끌었다. 약 7㎝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장치 등을 탑재해 해상의 여러 이동 표적을 동시에 겨눌 수 있다. 미래 해군력의 핵심이 될 무인수상정 플랫폼에도 적용 가능하다. 우리 해병대가 낡은 해안포 일부를 비궁으로 대체해 운용 중이다.
특히 ‘신의 방패’라 일컫는 이지스 구축함은 방패에 창까지 갖춰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군에 따르면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광개토(KDX)-Ⅲ 배치-Ⅱ의 초도함인 ‘정조대왕함(8200t급)’이 이르면 이달 안에 진수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현대중공업 건조)은 길이 170m, 너비 21m, 최대속력 35노트(시속 약 64㎞), 경하 배수량 8200t으로 기존 구축함보다 덩치와 성능을 대폭 키운 점이 강점이다.
기존보다 뛰어난 이지스 전투 체계(Aegis Combat System)와 소나(음파탐지기) 체계 등으로 탄도미사일 대응과 대잠수함전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해군이 현재 운용하는 세종대왕급 이지스함(7600t급)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은 탄도탄을 추적할 수만 있고 요격하진 못한다. 사드(THAAD), 패트리어트(PAC-3) 등 지상에서 요격할 체계만 있는데, 정조대왕함이 취역하면 최초로 북한 탄도탄 요격 능력을 보유한 국산 이지스함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 4월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는 KDX-Ⅲ 이지스함에 탑재할 장거리 함대공유도미사일을 미국 레이시온사의 SM-6(1발당 약 48억원)로 의결했다. 그간 SM-3(1발당 약 238억원) 도입과 두 종류 동시 도입이 거론됐으나 SM-6를 최종 낙점했다. SM-3는 최저 요격고도가 70~90㎞라서 저고도 방어가 불가한 점과 비싼 가격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은 고도 35~60㎞, KN-24(북한판 에이태킴스)·600㎜ 초대형 방사포 등은 고도 40~50㎞ 정도다.
다만, SM-6에 의구심이 남아있어 논란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해군 역시 SM-3와 SM-6 모두 필요하지만 SM-3에 좀 더 무게를 실어왔다. 북한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고도 150~400㎞)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SM-6의 요격 실패 소식도 들려왔다. 올 5월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SM-6를 이용한 미사일 요격 시험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MDA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SM-6 미사일 2발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1발을 요격하는 시나리오였다. 다만 실패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무기도입 사업도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이지스함은 정조대왕함을 포함해 3척을 건조할 예정이며,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해군에 인도될 계획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올 1월 글로벌 파이어파워(GFP)는 한국의 군사력 지수를 0.1261로 평가했다. 세계 140개국 중 6번째에 해당한다. 미국(GPI 0.0453)이 1위였고 주변의 중국은 3위(0.0511), 일본은 5위(0.1195)였으며, 북한은 30위(0.4621)에 이름을 올렸다.
GFP는 미국의 민간 군사력 평가기관(비정부기구)으로, 매년 세계 군사력 지수(Global Firepower Index, GPI)를 발표한다. 인구와 병력, 무기, 전략물자, 국방비 등 40~50개 항목을 요소를 종합해 지수를 산출하며, 0에 가까울수록 이론적 전투 능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다만 GFP의 세계 군사력 순위는 핵무기·비대칭전력 등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점, 각국 근거 수치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22위 0.3266)를 선제 타격한 러시아(2위 0.0501)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군사력 순위만으로 전쟁을 치르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박정이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그간 베일에 싸였던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협력관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냉전 시대의 대립 구도가 그대로 재현된 ‘중·러 진영’과 ‘미·일·유럽 진영’ 사이 ‘신냉전 체제’가 현실에 가까워졌다”며 “냉전 시대 동북아에서 전개된 북·중·러 공산진영 삼각체제와 이에 대항하는 한·미·일 자유진영 삼각체제 사이의 대립구도가 그대로 부활할 개연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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