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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최대의 조선회사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세계적으로 수주물량이 늘면서 지난 2011년부터 매출액이 50조원을 넘어섰다. 무리한 수주가 오히려 독이 돼 올해 2분기에 1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사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가 입주한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위)과 울산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스카이데일리
현대중공업이 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곧바로 떨어졌고 시장에서는 흑저전환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속속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최대 주주인 정몽준 전 대표이사가 현업으로 복귀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29일 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하락했는데 이는 주식 시장의 예상 보다 훨씬 저조한 수치여서 시장에 어닝쇼크를 주고 말았다.
1조 마이너스로 사상 최악 실적…무리한 공사 수주가 주 원인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매출액은 12조8115억원, 영업손실은 1조1037억원, 당기순손실은 6166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대비 매출액은 -5.2%, 영업이익은 -484.3%, 당기순이익은 -577.6% 급감했다.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3조5208억원, 영업손실 1889억원, 당기순손실 91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7월 29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큰 폭의 적자를 낸 이유는 ‘무리한 수주’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선,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최근 3년간 수주한 거대 규모 프로젝트가 공사과정에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반잠수식 시추선의 건조 경험 부족, LNG 플랜트의 인도 지연, 제다·슈퀘이크 화력발전소의 추가 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다. 공사손실충당금만 5000억원이 발생했고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는 2012년부터 조짐을 보였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매출액은 37조3424억원, 53조7116억원, 54조9737억원, 54조188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은 올랐지만 이익은 떨어졌다. 2010~2011년 사이 영업이익은 각각 5조6223억원, 4조574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5764억원, 2조7533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에 들어서자 실적은 반토막이 났다. 2012년 영업이익은 2조55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29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50% 이상 하락했다. 실적 하락은 2013년에도 이어졌고 급기야 올해 들어 적자로 전환되고 말았다.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어닝쇼크를 일으키자 주가는 일시적으로 떨어졌다. 30일 오후 12시 기준,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전일대비 1만5000원 떨어지고 8.9% 내린 15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사상 유례 없는 실적 저조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자구안 마련에 돌입했다. 지난 29일 현대중공업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위기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 가량의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의 급여 반납은 창립 이후 두 번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에도 급여 반납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로 인해 희망퇴직이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공업 분야 관계자는 “지난 2012년 희망퇴직 당시 50대 이상 과장급 이상이 대상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대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며 희망퇴직을 일축했다.
흑자전환 시기 예측 어려워…“정몽준 복귀해 문제해결해야”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이사의 복귀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올 2분기에 회사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며 “향후 조선사업부의 이익 개선은 예상되지만 해양·플랜트 실적의 불확실성은 2016년까지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 프로젝트에서 잦은 설계 변경으로 실적 예상이 불확실하다”며 “주요 플랜트 공사인 제다와 슈케이크의 완공이 2017년 이후에나 이뤄지기 때문에 흑자전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00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감안해도 조선·해양·플랜트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며 “하반기에 플랜트 부문 수익성, 정유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단언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 위기를 맞자 일각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이사 사장의 복귀론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임원의 급여반납, 희망퇴직만으로는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오너 정몽준 전 대표이사가 복귀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정몽준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난지 10년이 넘었고 그 사이 현대중공업은 두 번의 위기를 겪었다”며 “이번 실적악화는 사상 최악의 경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 대표가 복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중역은 “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사실상 정치적 외연을 확대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정 대표, 현대중공업 모두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정 대표가 이번 위기를 복귀의 기회로 삼아 다시 회사를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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