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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권력형 공익자금(下-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금융 20곳 십시일반 수천억 ‘청와대 인맥’ 맴돈다

이명박·박근혜 주변인물 촉각…2천억 간접투자 중 70% 권력형 운용 제기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1-09 0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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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은행연합회 주도로 설립된 비영리재단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설립과정과 자금운용 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곳의 금융기관들이 일사분란하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모은 점, 정부와의 연관성 등이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인 미르, K-스포츠 재단과 유사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신 편집이사|임현범·이기욱·변효선 기자] 미르, K-스포츠 재단에서 촉발된 ‘국정농단 사태’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두 재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이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액의 출연금 모집 등 재단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태의 시발점이 됐다.
 
국정농단 사태는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피의자로 지목되고, 탄핵으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사태의 시발점이 된 미르, K-스포츠 재단들과 유사한 성격의 재단이 금융권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과 금융공공기관들의 출연금으로 설립·운영되고 있는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하·은청단)은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은청단의 투자금 중 대부분이 박근혜 정부의 추진사업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전·현 정권 관련 기업이 투자운용사로 선정된 점 등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은행들이 돈을 모아 정부 비위 맞추기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주도 조성된 수천억 자금, 전·현직 정권 비위맞추는 데 사용” 분분
 
은청단은 지난 2012년 5월 설립된 비영리재단법인이다. 은행연합회에 소속돼 있는 20곳(통합 후 현재 18곳)의 은행 및 금융공공기관의 출연금으로 설립됐으며 직·간접적 투자를 통한 창업생태계 활성화가 그 목적이다.
 
설립 당시 참여 기관은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씨티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수협중앙회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등 20곳이다.
 
초대 재단 이사장은 박병원 당시 은행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당시 시중은행장 및 기금 이사장 등도 재단 이사로 참여했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안택수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정국 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이사회 멤버였다. 현재 은청단 대표는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은청단소속 기관들이 지난해 10월까지 출연한 금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은청단은 오는 2020년까지 1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하는 5000억원 규모의 출연금 배정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현재 조성된 4000억원의 자금 중 투자자산은 약 절반에 해당하는 1930억원이다. 나머지 출연금은 예치자산 1906억원, 대위변제금(유사시 보증기관에서 채무자를 대신하여 채무를 상환하는 금액) 140억원, 임대보증금 23억6000만원 등의 항목으로 설정돼 있다.
 
은청단의 전체 투자자산 중 98.6%에 해당하는 1903억원은 간접투자로 운용되고 있다. 또 다른 투자사에 돈을 맡기는 셈이다. 직접투자는 26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간접투자금 중 69.6%에 해당하는 1324억원은 성장사다리펀드로 흘러들어갔다.
 
 
 ▲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직·간접적 투자를 통한 창업생태계 조성이 그 목적이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자금 4000억원 중 대부분은 간접투자로 사용되고 있으며 간접투자금 중 약 70%가 정부 주도 사업인 ‘성장사다리펀드’에 투자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전국은행연합회 ⓒ스카이데일리

‘성장사다리펀드’는 벤처생태계 촉진을 위해 지난 2013년 8월 출범한 정부 추진 사업이다. 모(母)펀드 형태를 띠며 창업단계, 성장단계, 회수단계 등에 따라 스타드업펀드, 지식재산펀드, 재기지원펀드 등 다양한 자(子) 펀드를 운용한다.
 
정리 하면 은행들이 출연한 은청단 투자금의 대부분은 ‘은청단→성장사다리펀드→투자운용사→수혜기업’ 등의 단계를 거쳐 사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성장사다리펀드가 선정한 중간 투자운용사들 중 전·현직 대통령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김해영 의원은 “성장사다리 펀드에 집행된 은청단의 자금 중 일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질(이종사촌의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총 93억원이 투자됐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대표로 있는 ‘LB인베스트먼트’에 24억원 투자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지분 74.3%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금보개발은 박근혜 대통령 외사촌 홍지자 씨의 아들 정원석, 정우석이 각각 17.6%, 32.1%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지난 2014년 6월 25일에 2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윈윈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됐으며 다음해 12월 10일에는 150억원 규모의 동일한 펀드 운용사로 또 한 차례 선정됐다.
 
LB인베스트먼트의 구본천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구본천의 배우자 이성은씨는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딸로 알려져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5년 5월 14일 1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혁신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됐다.
 
이처럼 전·현 정권 관련기업이 은청단 자금 운용에 있어서 수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일각에서는 은청단의 설립 과정과 존재 목적 자체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도 나왔다.
 
20곳의 각기 다른 기관들이 전국은행 연합회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4000억원의 거금을 모으고 그 중 상당 부분을 정부추진 사업에 사용했다는 점이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미르, K-스포츠 재단의 행태와 매우 흡사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은청단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해 10월 최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은청단은 “재단 설립은 정부의 강압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당시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다”고 밝혔다.
 
차병원 소유 투자사, MB 관련기업 다수 선정…정부 비위맞추기 논란 또 점화
 
그런데 최근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LB인베스트먼트 등 외에 다른 정계 관련 기업들도 중간 투자사로 선정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특혜 의혹에 휩싸인 차병원 관련 투자사가 포함돼 주목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몇 년 간 성장사다리펀드를 운용하는 전문기관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중간)투자운용사 선정 결과를 전수조사 했다. 한국성장금융은 성장사다리펀드 운용을 위해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의 국책 은행과 은청단 등의 민간단체가 지난해 5월 설립한 기관이다.
 
앞서 성장사다리펀드는 KDB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공동 사무국 형태로 운영됐다. 금융당국과 출자사들은 성장사다리펀드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투자자금을 대려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자산운용사(법인)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을 설립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선정된 투자 운용사 중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수사 과정에서 특혜 의혹에 휩싸인 차병원 소유 투자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기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2014년 7월 벤처기업 투자전문업체 솔리더스인베스트는 ‘스타트업일반펀드’(125억원 규모)의 운용사로 선정됐다. 솔리더스인베스트는 차병원그룹이 지난 2011년 설립한 투자회사로 현재 차케어스와 차바이오텍이 각각 36.94%, 58.1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차병원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제대혈 불법시술’ ‘비선 진료’ ‘길라임 가명시술’ ‘특혜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다.
 
또한 지난 2015년 7월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200억원)와 지난해 8월 ‘LP지분 세컨더리 펀드’(300억원)의 운용사로 선정된 네오플럭스는 두산그룹 일가 소유의 투자회사다. 네오플럭스의 최대주주사 네오홀딩스(66.71%)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특수관계인이 64.1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산그룹과 박 대통령은 2대에 걸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대표는 두산그룹 회장 당시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길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늘 동행했으며 경영 악화 속에서도 미르, K-스포츠 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기업의 운용사 선정 정황도 추가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150억원 규모의 ‘기술가치평가투자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된 IMM인베스트먼트는 이 전 대통령의 조카와 관련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99년 설립된 IMM인베스트먼트의 초대 대표이사는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 이기형 대표가 맡았다.
 
이기형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와 맥쿼리자산운용의 합작사 멕쿼리IMM자산운용의 사장을 거쳐 현재 멕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한 골드만삭스운용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11월 100억원 규모의 ‘K-Growth 글로벌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된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의 정도현 대표는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이다.
  
 ▲ 자료: 김해영 의원실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대표적인 친 이명박 기업으로 알려진 코오롱과 국순당 소유의 투자사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지앤택벤처투자도 각각 100억원 규모의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코오롱은 이상득 전 의원이 과거에 대표이사로 있었던 기업이다. 국순당은 17대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광고로 물의를 빚은 일이 있다.
 
여권 유력 후보와 관련된 투자운용사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7월 300억원 규모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의 운용사로 선정(공동 운용)된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사는 지엔코(31.81%)다. 지엔코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외조카 장지혁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다.

이처럼 20개의 금융기관들이 출연한 금액들이 전·현 정권 관련 투자사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다수 드러나자 은청단 설립과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또 한 번 제기되고 있다.
 
일련의 의혹에 대해 은청단 측은 “외부의 개입은 전혀 없었으며 해당자금운용에 대한 사실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아닌 성장사다리펀드 측에 문의를 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답했다. 이에 성장 사다리펀드 측에 해당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실 확인 후에 답변을 주겠다”는 답변만 남긴 채 끝내 연락이 없었다.
 
금융소비자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하는 은행들이 출연한 대규모 자금이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재단과 유사하게 운영된다는 의혹을 받는 것 차제가 심각한 문제다”며 “투자 운용사 선정과정과 운용사들의 투자 내용 등을 좀 더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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