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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30>]-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다주택자 양도세폭탄 정책에 집 없는 서민만 불똥
“단기간 반짝효과 이후 후폭풍 전망…집값 낮출 실질적 정책 고민해야”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09 01:22:36
 
▲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이 시행 한 달에 접어든 현재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긴 하지만 다수의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근시안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정부의 8·2부동산대책 후속 조치로 지난달 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이하·양도세 중과) 정책이 시행됐다. 양도세 중과는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에서 일정 부분 중과세를 매기는 정책이다.
 
기존에는 양도차익에 따라 기본세율을 적용했으나 해당 정책 시행에 따라 기본 양도세율에 2주택 보유자는 1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p 가량이 추가로 부과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최고 62%까지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투기 세력을 잡고 집값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정부의 복안이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 긍정적인 반응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상 ‘안 팔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무조건 옥죄는 식의 정책 보다 이미 높아진 집값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게 일반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가구 1주택도 어려운 현실”…양도세 중과, 피부 와 닿는 효과 글쎄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대상 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을 포함한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세종시,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부산진·남·수영구·기장군 등 총 40곳이다. 해당 지역을 제외한 3억원 이하 주택은 다주택 보유자라고 하더라도 양도세 중과 적용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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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세금폭탄’을 우려하는 다주택자를 위해 예외 조항도 뒀다. 정부는 임대사업자로 신고해 해당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다수 매입하는 다주택자들을 제재하는 동시에 주거복지도 실현하겠다는 게 정책의 취지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정부 규제책이 시행된 데 이어 양도세 중과가 실시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확연히 둔화된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37% 소폭 상승했다. 직전 한 달 변동률인 1.44%의 4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 한 달 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307건으로 전월(1만3889건) 대비 54% 매매 거래량이 줄었다.
 
▲ 지난 4월 1일 양도세 중과 시행에 앞서 다주택자들은 최고 62%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자처하거나 급하게 매물을 처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다주택자들은 부동산 시세 상승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소득세를 내더라도 주택을 보유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특히 그동안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60% 이상 거래량이 감소한 점이 주목됐다. 구별 거래량 감소율은 △강남 -75% △성동 -72% △서초 -70% △용산 -67% △송파 -67% △마포 -63% △강동 -60% 순이었다.
 
수치상으로만 봤을 때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사뭇 달랐다. 피부로 와 닿을 만큼의 정책 효과는 느끼지 못한다는 게 상당수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강동구에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명오(65·남) 씨는 지난 8·2대책 당시 양도세 중과 시행 예고를 듣고 미리 주택을 처분했다. 김 씨는 “작년 8월 정책 발표 직후 집을 팔았는데 집값이 올해 3억원 가량 올라서 사실 배가 아프다”면서 “다주택자를 잡기 위해 양도세를 높여 세금을 많이 거두려 하는데 오히려 팔질 않으니 아파트 시세가 더욱 오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7년째 서초구에 거주 중인 남정선(73·여) 씨는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어차피 해당되지 않는 남의 얘기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 씨는 “대다수 서민들은 부동산으로 투기를 하겠다고 시장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실거주 목적으로 겨우겨우 한 채 마련하는 실정이다”며 “양도세 중과로 투기 세력을 잡고 주거 복지를 실현하겠다면 그렇게 거둬들인 세수를 어떻게 사용하고 누구를 위해 활용할지도 투명하게 공개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부모님과 함께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진혁(32·남) 씨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집값을 잡겠다고 하지만 사실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경기도나 신도시 쪽으로 신혼집을 알아봤는데 이미 집값이 워낙 크게 뛰어서 결국 부모님 손을 빌려서 전세로 집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연정(57·여·가명) 씨는 “이제까지 늘 그랬듯이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들은 버티면 언젠가 정책이 또 바뀌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면 이런 대책과 더불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규제로 인한 집값 억제는 미봉책 불과…수요 분산 및 주거복지 실효성 높여야”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억제에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향후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해 신도시·경기권 등에서 발생하는 미분양 사태를 해결할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가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미분양 사태를 비롯한 수요 분산, 시장 가격 조정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외관에 붙은 부동산 매물 정보 ⓒ스카이데일리
 
배효진 세무사는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에 확실히 임대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늘었고 단기 투기 목적이었던 사람들은 급매로 처분하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미분양 관리 지역인 경기권 김포 등은 앞으로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이 계속 쌓이는 상황에서 물량도 쏟아져 결국 미분양의 무덤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보유세 개편 등으로 이런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며 “서울 인근 경기도 지역으로 수요를 분산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서울 근교 집값 자체도 워낙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주택기금 한도를 늘려주거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등 도심 외곽으로 자연스럽게 수요가 분산되도록 점진적인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분양된 민영아파트 총 128개 단지 중 미분양 단지는 57개 단지,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 향후 시세차익이 기대되거나 입지조건이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단지는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공급이 많거나 생활 인프라 등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수억원대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일명 ‘로또아파트’로 불리면서 정부가 대대적으로 위장전입 등에 대한 단속을 펼쳤음에도 3만1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반면 경기 김포 ‘김포한강 금호어울림 2단지’,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 2차’ 등은 2순위 청약에도 실패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보유세 강화도 예고되면서 전체적으로 가격 움직임이 둔해지고 매수심리가 위축되긴 했다”며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급등한 가격이 조정된 수준이라 앞으로 가격이 크게 조정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미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진 가운데 핵심 지역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쏠릴 것으로 보여진다”며 “정책으로 초반에 시장 가격을 잠재우는 데 치중한 부분이 있는데 최근 진정세, 변곡점을 찍었다고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 주거복지나 도시재생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물이 없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정부 정책으로 인해 현재 가수요도 사라지고 실수요자들도 거의 관망세로 돌아서서 시장 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재건축 시장에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나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 등이 함께 마련됐으면 좋았을 텐데 실질적으로 무주택자들에 대한 지원책 등이 빠져있어서 아쉬움이 있다”며 “하반기까지 각종 규제책이 예정돼 당분간은 시장 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정책이 시장을 이기긴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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