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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55>]-KT&G

할인·신제품 남발 ‘릴’…국민기업 KT&G의 불편한 진실

충동구매 유도 의혹에 원가공개 여론 무성…신제품 반응도 미지근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2-08 01: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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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궐련형 전자담배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연초 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하고 유해성도 낮다는 연구결과 등에 힘입어 판매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사용법과 관리 등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 비결이다. 관련 업체들 역시 관련 제품을 쏟아내며 인기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신제품 출시부터 할인 이벤트까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체들의 도 넘은 행태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은 KT&G다. KT&G는 출시를 기념하고 전국적인 보급을 유도한다는 명분 아래 할인 쿠폰 등을 남발해 소비자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러 높은 가격을 설정해두고 할인으로 포장해 원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원가공개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KT&G를 둘러싼 논란은 우리나라 담배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지위와 공기업 성향이 짙다는 점 때문에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KT&G를 둘러싼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판매 과정에서의 소비자기만 논란과 이에 대한 소비자, 관련업계, 전문가 등의 반응을 취재했다.

▲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마케팅 행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권익을 확대한다는 명목 아래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상은 애초부터 저렴한 제품에 일부러 높은 가격을 설정한 뒤 소비자를 위하는 척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KT&G 서울사옥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민기업 KT&G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탓에 사실상 국민 소유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 KT&G가 주인이나 다름없는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은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할인 이벤트를 남발하고 있다며 제품 원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애초부터 가격이 저렴한 제품에 높은 가격을 책정한 뒤 ‘할인’이라는 이름으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비슷한 성능의 기기를 지속적으로 시중에 내놓는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치 새로운 제품인 듯 광고하지만 실상은 기존 기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제품을 ‘신제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홍보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배경이다.
 
소비자권장가 의미 무색한 할인쿠폰 남발…“도대체 원가가 얼마길래”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이하·BAT코리아)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를 의식해 릴, 아이코스, 글로 등의 기기를 내놓았다. 이들은 한정 이벤트라는 이름 아래 회원가입을 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할인쿠폰을 지급해 기기를 2만~3만원 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회원가입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할인 가격이 권장소비자 가격이 된 셈이다. KT&G의 경우 주력 제품들의 소비자권장가를 11만원 등으로 책정했지만 할인쿠폰을 사용하면 8만 3000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필립모리스도 아이코스 모든 기종을 3만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특별구매코드를 발급하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궐련형 전자담배의 할인 판매가 고착화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제품의 원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애초부터 가격이 저렴한 제품에 높은 가격을 책정한 뒤 ‘할인’이라는 이름으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KT&G의 할인 판매 마케팅에 대해서는 유독 거부감을 드러내는 여론이 많다. KT&G의 경우 사실상 국민기업이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KT&G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현재 KT&G ‘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조동준(28·남) 씨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쿠폰을 받고 회원가 적용으로 2만원 할인된 가격에 기기를 구입했다”며 “구매할 당시엔 싸게 기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별 의심 없이 회원가입을 해 쿠폰을 발급받았지만 최근엔 애당초 저렴한 제품을 높은 가격을 매긴 뒤 충동구매를 부추길 목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들은 각 업체들이 일정 기간 동안에만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것처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 업체들은 “할인쿠폰 발급은 이용자 확대 목적으로 일정기간 동안만 한정된 수량의 기기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동일한 할인율이 적용된 할인이벤트가 이름만 바뀌어 사실상 1년 내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KT&G는 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릴 플러스 할인이벤트’ 기간을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로 정해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KT&G는 사용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까지인 할인 쿠폰을 발급했던 ‘릴 플러스 전국확대 기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두 이벤트 모두 할인가격은 모두 2만7000원이다. 할인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면서도 마치 해당 기간에만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KT&G의 이러한 행태에 소비자들은 원가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원가 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색상·이름만 다른 신상품, 혹시나 해서 믿고 샀지만 역시나 실망”
 
비슷한 성능의 기기를 이름을 바꾸고 색상만 다양화 해 마치 신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데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게 일고 있다. 일례로 KT&G의 경우 기존 주력 상품이던 릴 플러스 기기의 크기만 줄인 릴 미니를 지난해 10월 출시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가볍고 작다는 장점만 내세워 소비심리를 부추겼지만 실제 사용자들은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은 단점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사실상 속고 산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 담배 회사들이 할인쿠폰을 남발하는 행태에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쿠폰을 남발하는 행태에 할인이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각 업체들은 기간 한정 할인이벤트인 것처럼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고 있지만 이후 기간이 갱신된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 할인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T&G 릴 공식홈페이지 할인 이벤트 내용과 기간, 아이코스 할인코드와 기간, 지난해 릴 플러스 할인쿠폰과 기간, 릴 하이브리드 사용시간 연장 서비스 공지 문자 [사진=화면캡처]
 
과열된 경쟁 구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대 이하의 신상품을 쏟아내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일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KT&G가 릴 하이브리드의 사용시간을 연장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비롯됐다. KT&G는 릴 하이브리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기기 사용시간을 기존 약 3분 50초에서 약 4분 20초로 연장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한 바 있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릴 공식 서비스센터나 ‘릴 스테이션’ 등을 방문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등에 미뤄볼 때 KT&G 스스로가 기기의 결함을 인정했다는 것이 아니냐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신제품’으로 포장된 졸속 제품을 판매한 것을 스스로 시인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릴 하이브리드 사용자 강준석(28·남·가명) 씨는 “KT&G측에서 릴 하이브리드 제품의 기기 사용시간을 연장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문자를 발송했는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릴 공식 서비스센터 등을 직접 방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개인적 시간을 내서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는 것이 굉장히 번거로웠고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는데 이는 검증이 덜된 기기를 출시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고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KT&G 측은 소비자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함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KT&G 관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릴 플러스와 릴 미니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릴 하이브리드의 기기 사용 연장 서비스도 기기의 결함 문제이기 보다는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담배회사들의 마케팅 수법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할인쿠폰을 지급하거나 특별한 상품을 내놓는 듯한 문구를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잇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실상 국민이 주인인 KT&G가 이러한 행태를 보인 데 대해서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각 회사들이 기존 제품과 외관만 바꾼 상품 등을 출시하며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인이다”며 “마케팅에 노출된 소비자들은 사용하고 있는 기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새롭게 출시된 기기를 계속 구매하고 싶은 마음에 불필요한 소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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