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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광복 74주년·건국 71주년 범국민대회

시민들 결연한 함성…아이들도 나서 “우리나라 망해요”

폭우·폭염 속 수십만 인파 운집…일반시민·청소년·청년층 참여열기 후끈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19 0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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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절 당일 수십만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시청-서울역 일대로 모여 들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약 30만명(주최측 추산) 가량에 달했다. 사진은 시청앞 광장 집회 현장 ⓒ스카이데일리
 
광복 74주년을 맞이한 지난 15일 한 여름 폭염을 식혀주는 빗방울이 무색할 정도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뜨거울 열기로 가득 찼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애국심이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일제시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조들의 애국심에 버금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집회는 경제, 안보, 외교 등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나타났다는 점에서 남달리 다가왔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문재인 하야’를 외쳤다. 그 속에는 소위 태극기 부대의 여론을 넘어 일반 시민들 목소리가 많이 차지했다.
 
뜨거운 날씨, 폭우 등 악천후에도 집을 나선 시민들의 애국심
 
거센 폭우가 몰아치던 광복절.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광장 일대는 분주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비까지 내려 마치 사우나 안에 있는 듯한 최악의 기상조건이었지만 시민들은 분주한 발걸음으로 광화문 광장에 하나 둘 모여 들었다. 한 손에 우산을 들거나 아예 우비까지 챙겨 입은 시민들의 표정에선 하나 같이 결연함이 묻어났다.
 
새벽부터 내린 비로 인해 범국민대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잠시나마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기자 역시도 수많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 드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당초 예정된 행사 시작 시간은 2시였지만 광화문 광장은 오후가 채 되기도 전에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행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수많은 참석자들로 인한 교통체증과 그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지하철을 타는 모습에선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빠진 국가를 살려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분출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OUT’이란 구호를 외치는 한 시민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역 입구 가판대에서 우비와 우산 등을 자발적으로 구입한 모습들이 사뭇 진지했다. 이날의 기상조건은 정말 최악이었고 집회 장소인 광화문 광장은 한 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열악했다.
 
그런데 광화문 광장 행사장 분위기는 활기가 넘치고 경쾌했다. 광장 곳곳에서는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알리는 전단지와 신문이 배포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초래한 현 정부를 향한 탄식의 목소리 또한 이어졌다. 한 쪽에서는 대통령 하야를 위한 서명운동도 전개되고 있었다.
 
광장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몇몇 인사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짧은 연설을 펼쳤고 그의 이야기를 듣던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어른을 부끄럽게 만든 아이의 한 마디 “나라 망하면 우린 어떻게 하지”
 
이날 유독 인상 깊었던 점은 청년 및 어린 청소년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이들이 광장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전단지를 직접 돌리거나 서명을 독려하기도 했다.
 
10살이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어린 소녀가 비를 맞으며 ‘문재인 하야’ 플랜카드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취재를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한 후에는 ‘시원한 음료수라도 건네줄 걸’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광화문 광장 집회에는 조직단위의 참가자가 주를 이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한 개인 참가자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 청소년과 20대·30대 청년층의 비중 또한 여느 집회 보다 확실히 많았다. 기자와 직접 부딪힌 청년들은 하나 같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광장을 찾은 서민선(여·31) 씨는 “오늘 비가 와서 나올까말까 고민했지만 광복절이라는 의미 깊은 날 진행되는 집회에는 꼭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심 사람이 많이 없으면 어쩌나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와보니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기분이 흐뭇하다”고 말했다.
 
서 씨는 “이념과 정치색을 떠나서 지금 우리나라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며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청년실업률은 높아져만 가는데 정작 문재인 정부는 엉뚱한 곳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이번 집회에는 청년들은 물론 어린 아이들까지 거리로 나와 달라진 민심을 보였다. 사진은 집회에 참여한 어린 아이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발걸음을 옮기자 한 눈에 봐도 어려보이는 한 여성이 KT사옥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서명을 받고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17살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버스에 몸을 실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언론을 통해 우리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부터 이런 자리에 나가서 현 정부의 잘못을 꾸짖고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나로서는 이런 상황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홍연우(남·37) 씨는 ‘사람이 먼저다’는 캐치프라이즈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푸념했다. 홍 씨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으로 대통령의 캐치프라이즈에 공감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홍 씨는 “악화되는 경제, 높아져만 가는 인건비 등으로 우리 같은 자영업자는 생존 절벽에 직면한 상황이다”며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결국 누구 하나 잘 살지 못하는 나라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광화문 광장에 나와 함성이라도 질러야 속이 좀 편안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참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느덧 오후 늦은 시간이 됐지만 광화문광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집회 하이라이트는 시민들의 대규모 행진이었다. 넓은 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행진 행렬은 장관이었다. 광화문-시청-서울역으로 운집한 시민들은 종로5가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이 한 걸음 씩 내딛는 발걸음에서는 숙연함과 경건함 그리고 결연함이 묻어났다.
 
이 때 한 어린 아이의 입에서 나온 “엄마 나라가 망하면 우린 어떻게 하지”라는 말이 들려왔다. 주변의 시민들이 깜짝 놀라며 머쓱해 하고 머리를 숙였다. 일반 시민들과 어린 아이까지 참여한 광화문의 열기는 예전과 분명히 달랐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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