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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92>]-롯데그룹

롯데小총수 황각규 친위부대 위상에 빛바랜 신동빈표 쇄신

그룹 내 절대 영향력 2인자…측근·동문 그룹 요직 곳곳에 전진배치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2-26 12: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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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사진) 롯데지주 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소액주주들과 시민단체 사이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부회장이 롯데그룹 쇄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황 부회장은 측근·동문을 그룹 내 핵심 요직 곳곳에 포진시킨 황 부회장은 그룹 내 발언권을 보다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롯데그룹 소액주주와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황각규 부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악재로 대대적인 인적쇄신 노력이 시급한 가운데 황 부회장의 존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 내에서 총수인 신동빈 회장과 맞먹는 영향력과 세력을 지닌 황 부회장의 퇴진 없인 쇄신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약 40여년 간 롯데그룹에 몸 담아온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 2인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경영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다 그룹 내 요직 곳곳에 ‘황각규 라인’ 인사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 왕실세’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역대급 물갈이’로 불리는 올해 임원인사에서도 황 부회장 측근 인사들은 대부분 유임되거나 핵심 요직으로 자리를 옮겨 오히려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총수 공백 메운 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그룹 내 영향력·세력 ‘총수 능가’
 
올해 롯데그룹 임원인사는 역대급 물갈이로 평가됐다. 전체 임원 700여명 가운데 계열사 대표 22명을 포함한 약 20~25% (140~175명)의 임원이 대거 물갈이됐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소비취향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젊은 감각을 지닌 인물이 아무래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황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동안 이른바 ‘황각규 라인’ 인사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거나 핵심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예년과 같이 이번 인사에서도 황 부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그 배경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그동안 롯데그룹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나돌던 ‘롯데그룹 황금인맥은 황각규 라인이다’는 소문이 사실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황 부회장은 마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롯데케미칼, 이하·호남석화)에 입사하며 처음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호남석화 부장으로 활약하던 당시 상무 직함을 달고 경영수업을 받던 오너 신 회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95년 당시 롯데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던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겼다. 황 부회장이 몸담은 곳은 기획조정실(정책본부) 국제부였다. 이전엔 국제부가 없었지만 신 회장이 황 부회장을 위해 신설한 것으로 알려진다. 황 부회장에 대한 신 회장의 남다른 애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후에도 기획조정실의 후신인 정책본부에 몸담으며 지근거리에서 신 회장을 보필했다.
 
황 부회장은 정책본부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 등 그룹 컨트롤타워의 핵심 요직을 거치며 신규사업 추진, M&A 등 굵직한 현안들을 손수 진두지휘하며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 등을 견인했다. 황 부회장의 존재감과 그룹 내 위상은 신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옥살이를 할 때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그는 신 회장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는 한편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시켰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에도 황 부회장의 거취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능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총수급’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신 회장과 나란히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명실공히 ‘롯데그룹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룹 이사회 의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롯데그룹 임원인사 이후 소액주주들과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황 부회장의 존재 자체가 향후 그룹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황 부회장의 존재 자체가 위기극복을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라는 지적이다. 황 부회장이 주축이 된 ‘황각규 라인’이 롯데그룹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골적으로 황각규 퇴진을 촉구하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호남석화·정책본부·서울대 화공과로 이어진 롯데그룹 황금동아줄 ‘황각규 라인’
 
‘황각규 퇴진론’이 고개를 들면서 롯데그룹 내에서 이른바 ‘출세를 위한 황금동아줄’로 불리는 ‘황각규 라인’ 인사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황각규 라인’ 인사는 호남석화 출신, 정책본부 출신, 황 회장의 학교 동문 등으로 분류된다.
 
우선 호남석화 출신 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그룹 내 화학 사업을 총괄하는 김교현 BU장이 거론된다. 김 BU장은 1984년 호남석화에 입사하며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오랜 기간 황 부회장과 함께 손발을 맞췄다. 김 BU장은 지난해까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사장)를 역임하다 그해 화학 BU장에 선임됐다.
 
롯데그룹은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의 BU를 두고 있다. 각 부분의 BU장은 해당 사업을 총괄한다. 이번 임원인사에선 통합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까지 겸임하게 됐다. 통합 롯데케미칼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 합병으로 탄생한 곳이다. 김 BU장은 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그룹 내 화학사업을 총괄하게 된 셈이다.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사장, 정부옥 롯데지주 HR혁신실장 부사장 등도 대표적인 호남석화 출신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은 대·내외적으로 황 부회장의 존재감에 무게를 싣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비피화학, 롯데엠시시 등의 수장 자리도 모두 호남석화 인사들이 꿰차고 있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부사장), 김용석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전무), 윤승호 롯데엠시시 대표이사(상무) 등이 모두 호남석화 출신이다.
 
박 부사장과 김 전무는 1988년에 각각 호남석화에 입사했다. 윤 상무도 사명이 호남석화였던 시절부터 줄곧 롯데케미칼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이 중 김 전무와 윤 상무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각 계열사 대표직에 내정됐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부사장),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전무), 이훈기 롯데렌탈 대표이사(전무), 김연섭 롯데첨단소재 전무 등도 대표적인 호남석화 출신 인물로 거론된다. 이들은 황 부회장의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황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들 가운데 이 전무는 오토렌탈본부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인사를 통해 롯데렌탈 대표직에 올랐다. 정 전무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정밀화학 대표로 선임됐다. 김 전무도 이번 인사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임 부사장은 서울대 화공과-호남석화로 이어지는 황 부회장 측근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1989년 호남석화에 입사해 황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임 부사장은 2010년대 롯데그룹 정책본부로 자리를 옮기며 대표적인 ‘황각규 라인’ 인사로 이름을 알렸다. 정책본부 중에서도 국제부에 몸담았다는 점도 황 부회장과의 공통점이다.
 
이후 임 부사장은 롯데미래전략센터 센터장,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가치경영팀장 등을 역임했다. 황 부회장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걸어온 셈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런 이력이 황 부회장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임 부사장을 두고 ‘포스트 황각규’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 부회장의 후계자인 동시에 롯데그룹 차기 실세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임 부사장은 지난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오랜 시간 화학업계를 떠나있었다는 점에서 당시 임 부사장을 둘러싼 자질론이 일기도 했다. 실제 성과도 부진했다. 올해 3분기까지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매출 11조6965억원, 영업이익 9564억원 등으로 전년 실적인 매출 12조7011억원, 영업이익 1조8670억원 등에 비해 크게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화학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임 부사장의 경영능력 부족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이번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임 부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임 부사장은 내년 통합 롯데케미칼에서 기초소재사업 부문 대표를 맡게 됐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의 대표가 대거 교체됐음에도 임 부사장이 유임된 데 대해 그룹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황 부회장의 입김으로 임 부사장의 자리를 지킨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황 부회장이 20여년 간 롯데그룹 정책본부(기획조정실)에 몸담았던 만큼 이곳 출신 인사들도 ‘황각규 라인’ 인사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전무)가 거론된다.
 
남 전무는 지난 2010년대 정책본부 운영실, 경영혁신실 등에 몸담았던 경력으로 인해 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롯데GRS)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실적부진, 친인척 특혜 채용 등 숱한 논란이 뒤따르는 인물이나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밖에 황 부회장이 희미하게나마 롯데쇼핑 소속 인사들과 인연이 닿아 있는 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황 부회장이 몸담았던 정책본부가 과거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던 롯데쇼핑 산하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임원이사를 통해 유통 BU장에 오른 강희태 BU장(부회장)과 문영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롯데쇼핑 인사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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