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보호연합은 동물관련 복지정책이나 제도, 법률, 홍보캠페인 등에 초점을 맞춘 동물보호단체예요. 동물보호단체라고 하면 대개 반려동물 보호에 치우쳐져 있는데 저희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농장 동물, 실험 동물, 전시 동물, 모피 동물, 야생 동물 등 모든 동물의 문제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죠. 작은 동물보호단체로 보호소나 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진 않지만 동물들의 복지와 권리 향상을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000년에 설립된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동물학대 행위를 방지하고, 동물사랑과 동물보호 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사회 전반에서의 지속적인 교육 홍보와 캠페인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동물에 불합리한 사회적·제도적 여건 개선, 동물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동물관련 정책·법률·제도 등에 초점… 동물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자신이 30년 전부터 고기, 우유, 달걀 등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라고 밝혔다. 그는 동물도 마음껏 뛰놀고 싶어 하고 슬픔도 느끼는 존재인데 인간이 그런 것을 무시한 채 먹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됐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채식을 시작을 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만으로 동물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면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 동물들을 위한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한국동물보호연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어요. 한국동물보호연합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입한 분들은 8000여명이 넘지만 실질적으로 활동을 하는 회원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아무래도 저희는 동물관련 정책, 법률, 제도 등에 초점을 맞춘 단체다 보니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최근에 저희 단체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AI 생매장 살처분 반대 운동,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생존권보장·안전이주대책 요구 운동, 동물복지 서울시장 촉구 운동 등이 있어요. 4월 7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한 달 전부터 서울시장 후보자들에게 동물복지 제안서를 제출하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등을 하며 동물복지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했죠. 다른 동물단체에선 이런 활동들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저희는 서울시가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지방과 다른 자치단체에도 파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대표는 서울시에 이야기하고 있는 대표적인 동물복지 관련 정책으로는 △개 사체탕 판매 단속·금지 △펫숍 등 강아지 판매 금지·입양센터 설치 △서울시 25개 구 길고양이 쉼터 설치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개를 먹는 나라는 중국, 북한, 베트남, 한국으로 이 중 민주국가는 우리나라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인데 한쪽에선 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한쪽에선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동물학대의 온상인 강아지 공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물보호법’이 개정돼 반려동물 생산업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지만 달라진 환경은 아무 것도 없어요. 강아지 공장 안에서 살아가는 모(母)견과 자(子)견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죠. 펫숍에서 기존의 강아지 공장에서 데려온 아이들의 판매를 금지하고 대신 유기동물이나 입양이 안 돼 안락사를 앞둔 아이들을 입양시키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또 서울 25개 구에 입양센터를 설치해 강아지 입양을 원하는 경우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기르도록 하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바라요.”
“길고양이 문제와 관련해선 길고양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줬으면 좋겠어요. 현재 정부가 공공재개발을 적극 활성화해 전국에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1만군데 이상이에요. 직접 재개발 현장을 들어가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죠. 포크레인으로 건물을 허물어서 여기저기에 유리와 파편 조각이 있어요. 길고양이는 영역동물이고 소리가 나면 지하로 깊게 내려가는 특성이 있어서 결국에는 생매장이 돼요.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할 때 길고양이들을 미리 안전하게 이주시키는 대책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죠.”
이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 AI 등 가축전염병으로 인해 동물들을 살처분하는 현장을 꼽았다. 살아있는 돼지와 닭을 마대자루에 5~6마리씩 담아 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리는 처참한 현장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오늘날까지도 이런 현장은 개선되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저희 단체가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동물법이 조금씩이나마 개선돼 동물 복지와 권리가 향상될 때예요. 1991년에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을 당시에는 A4용지 3, 4장 분량에 선언적인 내용만 있었어요. ‘동물보호법’이 수차례 개정돼 지금은 60개 조항 이상으로 늘어났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죠. 최근 많은 분이 저희가 하는 활동에 참여해 호응하고 지지해주세요.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커지고 동물복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것을 볼 때면 뿌듯함을 느끼죠. 저희 단체의 활동을 통해 동물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달으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해요.”
“인간과 동물, 자연환경 모두가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 대면 접촉, 필드 조사 등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활동들에 제약이 많죠. 코로나와 관련해 꼭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저희는 코로나의 기원은 무분별한 야생동물 취식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있어요. 무분별한 육식이 인간에게 예기치 못한 신종 감염병의 출현을 가져온 것이죠.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 광우병, 구제역, AI, 햄버거병 등 절제를 잃은 인간의 육식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는 너무나도 명백하죠. 그런 것들을 점차 줄여나가고 건강한 채식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코로나 같은 신종 전염병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 대표는 정부에게 바라는 점으로 작은 동물단체나 사설 보호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했다. 국내에 있는 동물보호단체 대부분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100% 회원의 후원으로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우리나라 동물 문제는 많은 사람이 큰 단체에만 관심을 보이므로 정부가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작은 단체의 참여를 보장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앞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며 참여를 희망했지만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동물학대가 없는 사회를 바라요. 동물은 사회적 최약자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요. 실제로 외국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동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70~80%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이어지죠. 그렇기 때문에 동물학대는 엄중한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며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봐요. 저희의 목표는 동물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인간과 동물이 서로 존중하면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에요.”
“인간도 사실 동물이에요. 다만 우리랑 생김새가 다르고 인간의 말을 못한다는 차이만으로 우리가 함부로 대하고 학대해도 상관없다는 인식과 태도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오만한 인간중심주의죠. 여기에서 벗어나서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자연환경이 모두가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꿈꾸며 저희 회원들은 오늘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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