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 성교육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관련 수업뿐아니라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나오는 각종 권장 도서 목록에도 기존에는 상상도 못했던 수위의 책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피교육자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보다는 교육자의 아젠다를 강요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페미니즘, 성평등 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교육 본연의 목적보다는 사상주입에 가까운 형태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자칫 잘못된 성(性) 인식을 가지게 만들어 향후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무분별한 성교육에 노출된 어린이·청소년들의 실태를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정하고 학교 성교육의 현실과 부작용, 대안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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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유교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던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정조관념 등이 지나치게 강조됐지만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사랑’이 전제된 성관계는 그나마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뀐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 인식이 개방적인 수준을 넘어서 왜곡된 형태로 발현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랑과 결혼, 출산이 전제돼야 하는 성 인식이 쾌락, 욕망 등에 치중돼 성병 확산, 임신 중절 등 다양한 사회문제까지 연결되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왜곡된 성 인식이 공교육의 교과 과정에서 주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교육에서 선정적·자극적이고 잘못된 성교육이 이뤄지다보니 학생들의 성 인식 자체가 그릇되게 바뀌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초등부터 대학 교육까지…왜곡된 성교육에 마음 조리는 학부모들
서울에 소재한 모 여자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을 둔 김해경 씨(50대·가명)는 최근 자녀와 학교 수업에 관한 대화를 하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의 자녀는 지난 학기에 ‘성과 심리’라는 교양수업을 들었는데 이 수업에서 항문 성교가 일반 성관계보다 훨씬 더 큰 쾌감을 준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마침 코로나19 여파로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됐기에 김 씨는 해당 강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딸과 식사하며 대화하던 중 딸이 학교 수업에서 항문 성교를 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다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정말 귀를 의심 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깜짝 놀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딸은 교양수업에서 항문 성교는 오일이나 유사제품을 사용하라는 내용부터 항문 주변을 자극해주면 성적 흥분이 매우 고조될 수 있다는 내용, 그리고 성기 대신에 손을 이용해서 항문을 애무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배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대학 교육의 현장에서 이러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충격을 받았고 딸에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했는데도 딸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위생적이지 않고 각종 성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항문 성교를 권장하는 듯한 강의가 어떻게 대학교 강의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애경 씨(40대·가명)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 씨는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가정에서도 성교육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가정 성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도중 김 씨는 아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김 씨는 “아들에게 성적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자위행위와 음란물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을 해줬는데 아들은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지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줬지만 아들은 오히려 제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듣기조차 싫어했다”며 “어디서 그런 교육을 받았냐고 물어보니 교과서에도 나와 있고 선생님도 그렇게 말을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직접 교과서를 확인해보니 정말 자위행위를 많이 해도 괜찮고 자위행위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성 욕구를 푸는 방법이라고 설명이 돼 있었다”며 “이를 본 학생들이 성에 대해 아무런 경각심을 갖지 않고 자위행위 할 것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교육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의학적 근거 없는 에이즈 감염 원인 서술… 동성애 미화·충격적 내용 다수 포함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시기, 단계에 맞춰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침을 내린 성교육 표준안은 성에 대한 생물학적·심리적·사회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첫 도입됐다. 표준안은 당초 성희롱, 성폭력 예방 차원에서 만들어졌던 만큼 성소수자 관련 등 다른 사항에 대한 지침은 거의 배제돼 있다시피 했다. 성소수자 단체 등은 성교육 표준안에서 성소수자가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성 교과서와 성교육 방식이 바뀌면서 급진적으로 전환 수준을 넘어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주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성교육 표준안 지침을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다수 학부모 사이에선 교육 과정 중 왜곡된 성교육이 이뤄지는 데 대한 우려와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서울 상당수의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D출판사의 보건 교과서에는 동성애와 에이즈와 같은 중대 성병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교과서에는 국내 에이즈 환자가 매년 1000명씩 늘어난다는 기사를 게재하면서 ‘성 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자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전체의 44.2%가 이성 간 성 접촉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적혀 있다.
다수의 학부모는 해당 내용을 마치 이성애자끼리의 성행위에서 에이즈가 번지는 것처럼 묘사돼 있다고 문제 삼고 있다. 에이즈 발생은 대부분 동성 간의 항문 성교를 통해서 발생하는 게 학계의 정설인데 교과서에 의학적으로 증명도 되지 않은 내용으로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성애 전문가인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 원장은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 1회 항문 성관계로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은 67.5%로 규정하고 있다”며 “또 콘돔의 에이즈 예방률은 15%에 불과한데 왜 이러한 내용이 교과서에 들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고 사실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Y출판사의 보건 교과서에도 에이즈 감염경로에 대해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교과에서는 에이즈 감염경로에 대해 네 가지 경우를 제시했는데 그 중 ‘감염된 사람과 성접촉’ 부문을 남성과 여성이 성접촉하는 그림으로 묘사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매년 새로 신고되는 에이즈 환자 중 90% 이상이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매년 신고되는 신규 감염자 중 남성 비율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남성 간 항문 성교가 에이즈 발생 원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염 원장은 “이성 간의 성교가 원인이라면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비슷해야 한다”면서 “남성 환자가 압도적인 것은 남성 동성 간의 성교가 주요 원인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명 연세대학교 의학대학교 명예교수는 “교과서에서조차 이성 간 성행위가 원인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모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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