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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ing<6>]-감성 마케팅

‘갬성’ 충만 싸이월드 돌아온다…메타버스 변신 승부수

밀레니얼 세대 중심 싸이월드 재개 환영 분위기…3040 세대 메타버스 유입 촉발 기대

기사입력 2021-08-19 14:23:01

 
▲ 경영 위기로 서비스를 종료했던 싸이월드가 일부 서비스에 한해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아이디 찾기에 나서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싸이월드.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극심한 경영 위기로 서비스를 종료했던 싸이월드가 운영을 재개한다. SNS가 활성화되기 20여년 전 월간 활성 접속자 수가 무려 2000만명에 달했던 만큼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른바 ‘갬성’ 마케팅을 앞세워 부활을 노리고 있다. 미니홈피에 메타버스 세계관까지 구현한다고 밝혀 MZ세대의 관심이 집중된다.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 문전성시…“그리운 추억 VS 흑역사” 의견 분분
 
“추억이 두 근~♥ 감동이 세 근~♥ ㄱ나니? 그때 그 시절?”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를 완료하면 볼 수 있는 메시지다. 싸이월드 운영사 싸이월드제트는 이달 2일 오후 4시 20분부터 아이디 찾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명 인증을 거쳐 기존에 사용하던 싸이월드 계정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기자 역시 아이디 찾기에 나섰다. 이름과 휴대폰 번호, 생년월일 등 몇가지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핀테크 서비스를 통한 실명 인증을 거치자 싸이월드 계정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 댓글, 배경 음악, 도토리 수량 등 싸이월드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남아 있던 콘텐츠 현황도 볼 수 있었다.
 
다만 모든 콘텐츠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대신 싸이월드는 맛보기로 예전에 게시했던 일시와 함께 사진 1장을 보여 줬다. 사진을 보자 그리웠던 학창시절이 되살아나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 속 내 모습에 오글거리는 마음도 동시에 생겨났다.
 
이를 비단 기자만 느낀 것은 아닌 듯하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선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싸이월드의 복귀를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15일 인스타그램에 ‘싸이월드’라는 키워드로 올라온 게시물은 약 10만개가 넘었다. 이중 많은 게시물이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 인증샷이었다.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를 통해 계정과 콘텐츠 등을 확인했다는 직장인 신승현(32) 씨는 “싸이월드에서 복원된 사진을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듯하다”며 “나의 10대와 20대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된다는 소식이 참 반갑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세은(31) 씨는 “아이디 찾기 후 확인된 콘텐츠 중 사진이 1158개나 됐다”며 “학창시절에 공부는 안 하고 신나게 사진을 올렸던 것 같다”며 “당초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됐을 때 사진 등을 따로 저장하지 못해 이대로 없어지나 싶어서 참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있어 당시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이름과 휴대폰 번호, 생년월일 등 몇가지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핀테크 서비스를 통한 실명 인증을 거치면 싸이월드 계정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동영상, 댓글, 배경 음악, 도토리 수량 등 싸이월드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남아 있던 콘텐츠 현황도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싸이월드 복귀를 반기는 이들의 경우 BGM으로 사용하는 노래나 미니룸 등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다는 점을 싸이월드의 강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십수년이 흐른 지금 봤을 때 오글거리는 글이나 사진 등이 싸이월드만의 ‘갬성’으로 자리잡았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장인은 “오늘날 인기 SNS인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60~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반면 2000년대 초 당시 싸이월드는 10~20대의 전유물이었다”며 “그래서 허세 가득한 특유의 싸이월드 갬성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모두가 싸이월드의 부활을 반기는 건 아니다. 과거 학창시절 묻어놨던 흑역사를 마주하길 꺼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시현(가명) 씨는 “싸이월드에는 너무 창피한 기억들이 많아 앞으로도 싸이월드 아이디를 찾을 생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 씨는 “가끔 친구들이 과거 사진을 찾아서 SNS에 공유했을 때도 겉으론 같이 웃었으나 속으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며 “흑역사 투성이인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되면 민망할 일이 훨씬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싸이월드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본 서비스 전에 복원을 원치 않는 콘텐츠 등 이른바 ‘흑역사’를 정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미니홈피 구현 목표…복귀 성공 시 로블록스·제페토 등과 경쟁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싸이월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빠르게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싸이월드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싸이월드제트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해 싸이월드를 메타버스로 구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서다.
 
싸이월드는 과거 PC로만 접속해 시간과 공간에서의 제약이 있었다. 더구나 상대의 공간인 미니홈피에 방문해 미니홈피 속 미니룸을 구경하고 댓글을 남기는 방식이어서 사용자 간 세계관이 공유되지 않았다. 그러나 메타버스로 구현되기 위해선 실시간으로 거대한 가상 세계 안에서 아바타가 자유롭게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싸이월드제트는 개발 지연, 해킹 등의 이유로 예정보다 늦어지긴 했으나 서비스 재개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싸이월드 본사. ⓒ스카이데일리
  
싸이월드가 모바일로 구현되면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세계관 확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일단 자신의 미니미가 상대방의 미니룸을 방문하는 형태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메타버스로 세계관을 확장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싸이월드제트는 향후 공개될 싸이월드의 모습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미니홈피 속 미니룸이 3D 형태로 구현됐다. 미니룸은 아바타인 미니미가 생활하는 곳이다. 미니미와 더불어 사용자 개성에 맞춰 꾸밀 수 있다.
 
미니룸 안에 있는 미니미 역시 3D 형태로 기존의 2D와 달리 입체감이 생겼다. 다만 형태는 기존 2등신의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 대부분의 메타버스 캐릭터가 사람과 유사한 비율과 생김새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싸이월드만의 특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의 사용 예시 모습도 유튜브에 게재됐다. 스마트폰에는 ‘OOO님의 미니홈피’라는 이름과 함께 사진 등 프로필이 상단에 배치되고 하단에 3D 형태의 미니룸과 미니미가 자리했다. 미니룸 아래 쥬크박스 바가 위치한다. 홈으로 이동 등 메뉴는 가장 하단에 놓였다.
 
SNS가 활성화되기 20여년 전 월간 활성 접속자 수가 2000만명에 달했던 싸이월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재개될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 제페토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기준 제페토의 글로벌 이용자 수는 2억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중 국내 이용자 수는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싸이월드가 제페토를 따돌리고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1020 세대에 비해 메타버스 이용률이 낮은 3040 세대가 싸이월드를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만큼 싸이월드가 향후 세계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에 맞설 경쟁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의 메타버스는 10대와 20대 초반이 주력 이용자 층이지만 싸이월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3040 세대가 메타버스 시장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며 “다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와 함께 메타버스 서비스는 전 세계로 확산돼야 하기 때문에 싸이월드가 글로벌 사용자를 얼마나 끌어 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sky_ccongccong , cy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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