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점포)이 눈에 띄게 줄면서 이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고령자 등의 금융소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를 제한할 근거 규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금감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해 1~9월 사이 총 118개의 영업점(출장소 제외)을 통폐합했다. 올해 1분기에는 110개 가량의 영업점을 축소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3개 분기 동안 줄인 점포 수에 가까운 규모다.
지금까지 5대 은행의 영업점은 △2016년 4193곳 △2017년 3970곳 △2018년 3927곳 △2019년 3873곳 △2020년 3751곳 △2021년 9월말 3633곳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대상을 국내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으로 넓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은행 점포수는 2015년 7281개에서 지난해 상반기 6326개로 내리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어 하반기에는 10개 점포가 신설되고 153개가 폐쇄돼 총 143개가 순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즉 작년 말 기준 은행 점포 수는 6183개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상반기만 보면 지방·특수은행보다 시중은행이, 농어촌보다 대도시권에서 점포 수가 더 많이 줄어들었다. 이 기간중 전체 점포 감소 규모에서 시중은행은 68.4%, 대도시권은 77.2%를 각각 차지했다.
이러한 점포 축소의 가속화는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증가와 중복 점포 정리 확대 등의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다.
이구형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대면·비대면 거래가 공존하는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용자와 디지털금융으로 변화하는 금융환경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 시기다”면서 “변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소외 현상을 방지하려면 공동점포 운영과 같은 하드웨어 대책과 교육 및 UI 구축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선을 망라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영업점 축소를 저지하거나 까다롭게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지점을 닫고 인근 장위동 지점과 통합한다고 공지했다가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화상으로 은행 직원과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 라운지’를 제안해도 반발은 잦아들지 않았고 지난달 말 결국 창구 두 개를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
신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소비자를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며 “그럼에도 은행들은 오직 수익성에 입각해 부자 동네와 서민 동네를 나눠 점포를 폐쇄하는 등 금융소비자를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7일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업의 ‘일부’ 폐업을 금융위에서 인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앞서 금융위가 내린 ‘은행업의 폐업은 인가 대상이지만 일부 폐업은 아니다’라는 유권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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