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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제·산업 전망-⑨은행] 고금리 호시절 갔지만 비금융 사업 진출 ‘활짝’
올해 은행권 대출 2219조 원 예상… 가계 1.6% 기업 4.8% 소폭 오를 듯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대출 잠재부실 도래 위험↑… 수익성·건전성 ‘흔들’
경쟁자 출현은 부정적·비금융업 진출 기대는 긍정적… “리스크 관리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17 18:00:00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98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서울 시내의 한 건물 앞에 주요 은행 ATM(자동현금인출기)이 나란히 설치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수익을 극대화했던 은행이 올해엔 다소 주춤할 듯하다. 가계대출 규제와 더딘 부동산시장 회복·회사채 발행 개선 등이 대출 수요를 꺾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리 인상기가 종결된 점도 악재로 다가온다.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은행이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면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할 수도 있다.
 
은행주 ‘이자수익 감소’… 순이익 둔화 국면 진입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98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순이익 전망치(16조986억 원)와 비교해 5.5% 늘어난 수치다. 다만 최근 3개년(2020~2022년) 순이익 평균 상승률(13.6%)과 비교하면 약 8%p 낮다. 둔화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회사별 전망치는 △KB금융 5조1642억 원 △신한금융 4조8750억 원 △하나금융 3조8996억 원 △우리금융 3조989억 원 수준이다.
 
이 같은 둔화세는 이자수익 증가율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기를 처음 맞이한 2022년 4대 금융은 전년 대비 40.9% 늘어난 71조4283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도 이자수익(96조2306억 원)이 1년 전보다 34.7%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다르다. 4대 금융의 이자수익 전망치는 101조2383억 원으로 작년 추정치보다 5.2%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대출 성장률이 개선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의 가계·기업대출 규모는 2219조 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1.6%·기업대출 증가율은 4.8%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을 고려하면 비관적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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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요인으로는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꼽힌다. 금융당국은 올 2월부터 순차적으로 변동·혼합형·주기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스트레스 DSR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일정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 가능액을 줄이는 제도다. 대출한도는 상품별로 상반기 2∼4%·하반기 3∼9% 감소하고 내년엔 기존보다 6∼16% 감소할 예정이다. 은행으로서는 이자수익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은 점도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 19곳의 작년 12월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7.1%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2021년(5.1%) 말 평균보다 2%p 높다. 올해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디고 주식시장 역시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은행권 신용대출 수요에 악재로 다가온다.
 
기업대출도 심각하다. 2023년 1244조 원이던 기업대출은 올해 1304조 원으로 소폭 오를 전망이다. 기업들이 실적 개선의 어려움 등으로 대출 여력이 크지 않고 그나마도 회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작년 10월 말(4.908%) 고점을 찍고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5일 기준 3.939%다.
 
대출 증가율이 둔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수준에 접어든 점도 은행에는 부정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1년간 포함했던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는 문구를 이번엔 뺐다. 3개월 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금통위원 5명 모두 연 3.5%를 제시하면 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음을 사실상 선언했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통화긴축 기조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 하에서의 저성장 지속과 더딘 부동산시장 회복·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국내은행의 대출 성장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순이자마진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전화돼 이자이익 성장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실채권·연체율 위기 도래… “리스크 관리 만전 기해야”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 및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이 흔들리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대출 부실은 대손비용 증가를 불러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 부실채권 비율은 2022년 9월 말 0.38%를 기록한 후 지속 상승하면 작년 9월 말 0.44%까지 치솟았다. 원화대출 연체율도 2022년 6월 말(0.20%) 이후 계속 오르면서 작년 9월 말 0.39%를 기록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히 자영업자 대출 잠재부실이 우려스럽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52조6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85조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대출 연체율도 1.24%를 기록했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도 42.3%로 상당하다.
 
은행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담대·오토론에 진출하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대환대출 활성화·플랫폼 예금 및 대출 중개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경쟁이 더 촉발할 듯하다.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회도 있다. 작년 7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해외 비금융사 지배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은행은 비금융사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지 못했는데 규제 개선으로 현지법 허용 범위 내에서 비금융사에 출자할 수 있다. 국내 비금융업 수행에 대해서는 아직 허용하지 않았지만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완화를 검토 중이라 기대가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경쟁 강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기르고 해외진출 확대로 은행업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을 짚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 대출의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어 올해 국내은행은 다른 무엇보다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은행산업은 성장한계에 직면해 있다. 은행산업의 시장규모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해외진출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지 수석연구원도 “대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금융권 경쟁촉진 유도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사업진입 본격화 등은 경쟁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다”면서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대환대출인프라 활성화, 비은행권 지급결제 업무 확대 등은 은행의 수익성과 경쟁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진행 경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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