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를 확대하고 할인율을 크게 늘린 가운데 부정 유통과 관련한 미온적인 태도가 비판을 사고 있다.
4일 스카이데일리와 만난 유통업자 A씨는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을 막지 않은 채로 사용처와 할인율을 확대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온누리상품권이 중고 거래되고 지인끼리 거래하는 행태는 물론, 현금화를 위한 사이트까지 운영되고 있는 점을 보면 부정 유통도 막지 않은 채로 무작정 사용 방안만 확대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석 동안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과 사용처를 확대한다고 하는데, 과연 곳곳의 전통시장 영세 상인들이 지류(종이) 외 온누리상품권을 적극적으로 취급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정부가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의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평소 5~10%가량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전통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의 가맹 제한 업종을 완화해 사용처를 확대하고 디지털상품권인 카드형과 모바일의 할인율을 상향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28종의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가맹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가맹 제한업종 40종 중 12종이 해제된 것이다. 이달 30일까지 9월 한 달 동안에는 카드형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이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지류형 상품권은 할인율이 동일하다. 지류 상품권을 통해 부정 유통 사례가 빈번하게 적발됐던 만큼 사용 추적이 용이한 카드·모바일로의 유입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온누리상품권 부정 유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된 온누리상품권 부정 유통 건수는 모두 235건, 부정 유통액은 53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류형 상품권에서만 217건 부정 유통이 적발돼 전체 건수의 92.3%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일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주에선 비교적 세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쉬운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고령의 상인들은 카드·모바일 상품권을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아 여전히 지류 상품권만 취급하는 곳도 적지 않다. 지류형 상품권을 통한 부정 유통이 빈번한 이유다.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을 적발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오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적발 이후 2019~2023년간 과태료 부과 151건, 서면경고 88건 등을 내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총 과태료 부과액도 6억 8000만 원에 불과했다.
오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이 당초 도입 취지인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류 상품권 발행을 대폭 축소하고 모바일 및 카드형 상품권으로 신속히 전환돼야 한다”며 “불법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의 환전 등을 하는 자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에서 벌칙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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