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한 이후 희생자와 가족들이 감당하고 있을 슬픔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그 고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희생자와 가족들을 향한 악성 댓글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를 넘는 무책임한 비난과 조롱은 2차 가해를 넘어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참사 현장을 보도한 언론사 기사의 댓글창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신공격성 댓글이 이어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은 무안공항 참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피해자 가족들은 끔찍한 음모론과 비난 속에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대형 사고뿐만 아니라 각종 사건·사고에서도 피해자와 가족들은 이러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몇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온라인 문화와 책임 없는 소통에서 비롯된 문제다.
이러한 악성 댓글은 희생자와 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접하는 대중들 또한 부정적인 정서에 빠지게 되고 사회 전반에 걸쳐 냉소적이고 무감각한 분위기가 형성될 위험이 크다. 결국 피해자와 주변인들에게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와 공감을 약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악성 댓글 작성자는 정보통신망법이나 형법상 명예훼손·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며, 실제로 피해자 보호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은 또 다른 악성 댓글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은 이들은 책임을 회피하며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법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성 댓글을 단순한 명예훼손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가해로 보고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반복적인 악성 댓글 작성자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와 사회봉사 명령 같은 추가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더해 플랫폼 운영자에게 악성 댓글 차단과 모니터링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기술적 대응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플랫폼 운영자들이 악성 댓글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적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윤리 의식을 높이는 일이다. 학교와 직장에서의 사이버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악성 댓글이 타인에게 얼마나 심각한 상처를 줄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플랫폼 운영자 역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악성 댓글 방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무안공항 참사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감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인가. 아니면 비난과 조롱으로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사회인가. 악성 댓글은 단순히 온라인상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품격과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지금이라도 사회 전반에서 성찰과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악성 댓글을 강력히 규제하고 따뜻한 공감과 배려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지 않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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