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본 방위상이 미국 측에 한반도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구’(theater)로 통합해 이 지역 우호국들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자는, 이른바 ‘원 씨어터(One Thearter)’ 구상을 전달한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구상이 현실화할 때 한반도 안보 환경과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한미일 군사협력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된다. 군사동맹의 기본 전제인 ‘공동의 위협 인식’에서 한미일 3국이 차이를 보여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 가 창설됨에 따라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가 설치될 경우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통합되어 인·태 지역서 하나의 전략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스카이데일리에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는 스카이데일리에 이같이 밝히며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하는 반면, 한국은 북한이라는 직접적 위협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주적이 다르면 군사동맹의 실질적 작동이 어렵고, 국민적 동의도 얻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으로의 확대는 국내적으로도 큰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한반도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유엔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등 4개 사령부가 존재하며, 이들의 성격과 위상, 역할 변화 없이는 새로운 ‘동북아 전구’ 창설이나 지휘 체계 조정이 쉽지 않다”라며 “현재의 지휘 체계에서 사령부의 격을 낮추거나 통합하는 것은 군사적·정치적으로도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하나의 전구 구상보다 대중국 전략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독립해 바라보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동북아전구'를 만들어 4성 장군(대장)이 지휘하게 된다면, 기존 한국 전구(한반도 내) 사령부들의 위상과 계급 체계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현재 한반도에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와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 등 주요 사령부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4성 장군(대장)이 지휘하고 있다. 만약 동북아전구가 신설되어 4성 장군이 그 전체를 총괄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한반도 내 사령부들의 지휘 계급을 3성 장군(중장)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또한, 기존 4성 장군(육군 대장)이 이끌던 미8군은 본질적으로 지상군(육군) 사령부로, 군단 또는 야전군 단위의 작전만 담당할 수 있는 조직이다. 즉, 한 지역 전체의 모든 군(육·해·공군 등) 전력을 통합 지휘하는 ‘전구사’ 역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미8군이 한반도나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는 전구사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미국 군사 교리상 맞지 않으며, 구조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소식통은 “유엔사와 연합사는 한미 양국 군을 동시에 지휘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과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이들 사령부의 지휘 계급을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며 “ 만약 실제로 계급을 낮춘다면, 한미 양국 군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동북아 전구 창설 시 기존 한반도 내 사령부들의 위상과 역할, 지휘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트럼프행정부 2기 들어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며 군 구조와 작전 개념을 다영역 작전(MDO)으로 전환하고 있다. MDO는 지상·해상·공중뿐 아니라 우주·사이버 등 여러 영역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작전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도 기존의 ‘한국 방어’에서 ‘대중국 견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식통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서 군사적 수단으로 군구조를 바꾸고 있고, 작전 수행 개념도 다영역 작전(MDO)으로 변화하였다”며 “MDO 수행을 위한 가장 특징적인 부대가 MDTF(다영역 임무 부대)로 화력여단을 개편하여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개 MDTF를 만들어 그중 3개 MDTF를 인도 태평양 전구에서 운용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주한미군의 210화력여단을 MDTF로 개편할 계획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데 지금의 210화력여단 편성으로는 MDTF가 아니며, 미2사단 포병본부가 다시 미국 본토에서 이전하여 재편된 것은 MDO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고, 군 구조와 작전 개념을 다영역작전으로 전환 중으로 주한미군의 역할과 부대 구조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MDTF 같은 새로운 부대 편제가 한반도에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원시어터 구상과 맞물리는 일본 대 중국 전략 구상과 새로운 동북아 지역 창설은 결국 “지난달 24일 창설된 일본 자위대의 육상·해상·항공자위대를 통합 지휘하는 ‘통합작전사령부’를 공식 출범과 주일미군도 별도의 ‘통합군사령부’(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하는 방안 추진과 맞물릴 것”이라며 “한반도 유사시에도 일본 내 미군과 자위대의 연동이 빨라져, 주한미군·한국군과의 협력 구조 및 작전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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