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가 경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경기 침체와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장사가 안 되니 임차 수요가 줄고 줄줄이 유찰되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한때 인기였던 통상가와 집합상가조차 외면받으며 ‘경매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2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서울에서 경매에 부쳐진 상가 213건 중 단 39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은 18.3%에 그쳐 7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응찰자 수도 평균 1.9명으로 전월보다 줄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눈에 띄게 꺾인 모습이다. 인천과 경기 역시 낙찰률이 각각 16.0%, 17.3%로 수도권 전반에서 상가 경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집합상가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동일 업종 점포들이 밀집한 건물은 수요자들에게 ‘위험 자산’으로 인식되며 외면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의 한방 테마 집합상가 점포는 감정가 5400만 원에서 시작된 경매가 10차례 유찰돼 다음 달에는 580만 원으로 재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인의동 귀금속 상가 점포도 첫 감정가 2억9300만 원에서 세 차례 유찰돼 현재 1억5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한때 높은 낙찰가율을 자랑하던 통상가도 예외는 아니다. 단독 소유가 가능한 근린시설형 통상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률(42.9%)을 보였지만 낙찰가율은 76%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1년 3월 96.6%, 2022년 3월 119.4%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임대수익률이 핵심인 통상가에서 임차 수요가 줄면서 투자자들도 발을 빼는 분위기다.
중대형 상가 역시 예전 같은 투자 매력을 잃었다. 연면적 330㎡ 이상인 서울 중대형 상가의 지난달 낙찰가율은 76%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2023년 3월에는 경매가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감정가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합상가는 한층 전체가 공실인 경우도 많고 통상가도 임대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투자자들이 기다리기만 한다”며 “가격이 더 떨어지길 관망하는 분위기라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동시에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 경매시장의 침체는 단순한 부동산 흐름을 넘어 자영업 시장 전반의 위축을 반영한다. 결국 상가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장사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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