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4월 홍보인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난해한 질문이 올라왔다.
홍보 경력 10년 차라고 밝힌 작성자는 고객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고객사가 개발한 기술에 대해 챗GPT가 정작 고객사가 아닌 경쟁사를 추천한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언론 보도를 이끌어 내는 방법은 알지만, 언어모델이 누구를 언급하고 누구를 무시하는지 결정하는 기준은 모르겠다”며 다른 홍보인들에게 대응 경험을 물었다.
같은 달 말에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또 다른 작성자는 고객사가 “왜 AI 도구가 우리가 아니라 경쟁사를 언급하느냐”고 물어왔다며, 전통적인 언론 노출과 외부링크, 홍보기조 전달 등은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지만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답변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문제가 홍보 영역에서 감당해야 할 일인지, 검색엔진 최적화(SEO) 영역인지, 아니면 더 넓은 마케팅 업무로 넘겨야 할 사안인지 묻는 내용이었다.
홍보업계에 새로운 숙제가 던져진 셈이다. 기존 홍보·마케팅은 검색엔진 최적화(SEO·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통해 네이버 등 포털과 구글 검색 결과에서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상위에 노출되도록 관리해 왔다.
이후 구글 스니펫, 음성검색, AI 검색처럼 사용자가 링크를 누르기 전에 답을 바로 받는 제로클릭 환경이 확산되면서 답변엔진 최적화(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개념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가 새로운 홍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GEO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생성형 AI의 답변 안에서 특정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가 어떻게 언급·추천·인용되는지를 관리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과거에는 소비자가 “노트북 추천”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자사 제품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자사 홈페이지의 제품 설명, 사양 정보, 리뷰 콘텐츠, 보도자료, 언론 기사, 외부 링크 등을 통해 검색엔진이 해당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생성형 AI 환경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사용자가 검색 결과 목록을 훑어보는 대신 “가장 살 만한 노트북을 추천해 달라”고 AI에 직접 묻는다. 이때 AI가 어떤 브랜드를 후보에 올리고, 어떤 제품을 장점과 함께 설명하며, 어떤 회사를 아예 언급하지 않는지가 새로운 브랜드 노출의 문제가 된다. 검색 결과의 순위가 아니라 AI 답변 안의 존재 여부가 중요해진 것이다.
GEO는 아직 SEO처럼 표준화된 방법론이 확립된 분야는 아니다. 2023년 말 학술 논문을 통해 개념이 본격 제시된 뒤 지난해와 올해 실무·마케팅·홍보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초기 정립 단계에 가깝다.
구글도 최근 AI 검색 최적화와 관련해 AEO와 GEO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생성형 AI 검색에서의 노출 역시 기본적으로는 SEO의 연장선에 있다고 정리했다. 고품질 콘텐츠, 명확한 기술 구조, 신뢰 가능한 정보, 사용자 중심 콘텐츠가 여전히 핵심이라는 의미다.
초기 학술 연구에서는 생성형 AI 답변에서 콘텐츠 노출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신뢰할 수 있는 출처 인용, 관련성 높은 인용구, 구체적인 통계 수치, 명확한 근거 제시, 전문용어 사용 등이 제시됐다. 다만 효과는 플랫폼에 따라 달랐으며, 노출 개선 폭도 일괄적인 수치가 아니라 최대 40% 수준으로 분석됐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생성형 AI가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답변의 근로로 삼지는 않는 다는 점이다. 최근 AI 인용 분석에서는 생성형 AI 답변이 브랜드 소유 채널보다 언론 보도, 학술자료, 정부·공공기관 자료, 백과사전형 정보, 제3자 리뷰와 같은 외부 출처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스스로 내놓은 주장보다 제3자가 검증·인용한 정보가 AI 답변에서 더 강한 신뢰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6월 말 에스토니아 연구진이 발표한 LLM은 어떻게 다양한 언어와 시장에서 브랜드 평판 정보를 수집하는가 라는 논문에서 Rankfor.AI 데이터 분석결과 85.7%는 제3자 소스를 인용했다. 브랜드 소유 웹사이트 인용은 14.3%에 불과했다.
다만 AI가 정보를 취합할 때 상충된 정보가 대립할 경우나 모호한 정보의 경우 '환각'의 요인이 된다. 검색엔진의 경우 다른 값 2개를 나란히 보여준 반면 생성형 AI는 2개 수치 제공, 2개 수치를 가공한 혼합된 가상의 정보, 둘중 신뢰도를 높게 평가한 하나의 값을 제시하는 등 다양하게 반응했다.
즉 브랜드 평판이나 제품의 정보 등이 부정확하게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에대한 대처방법에 대한 연구는 시작단계다.
이러한 GEO 연구 흐름은 여전히 언론 노출의 가치가 AI 시대에도 유효할 수 있다는 방향성을 가르키고 있다.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초기 검색 시대의 홍보가 포털 첫 화면과 검색 결과 상단을 겨냥했다면, 생성형 AI 시대의 홍보는 AI가 참조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정보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물론 GEO를 AI 답변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위험하다. 생성형 AI 플랫폼별 답변 방식은 다르고, 같은 질문에도 표현과 추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정 브랜드를 억지로 끼워 넣기 위한 비정상적 언급, 무분별한 가짜 리뷰, 반복적 키워드 삽입, 대량 생성 콘텐츠는 검색 플랫폼의 스팸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
결국 홍보의 과제는 AI가 참조할 수 있는 정확한 사실과 신뢰 가능한 제3자 검증을 온라인 공간에 축적하는 데 있다. 자사 기술과 제품의 고유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객관적 수치와 비교 가능한 근거를 제시하며, 언론·학술·공공 데이터·전문가 인용을 통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생성형 AI가 소비자와 기업, 언론,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홍보의 업무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언론 대응과 검색 최적화에 이어 AI 답변 대응까지, GEO는 표준화된 매뉴얼이 등장하기에 시간이 필요한 분야지만 AI의 답변 속에 브랜드가 존속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새로운 평판 관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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