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민심과 역진(逆進)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5%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김 대표는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취임 100일 안에 지지율 10%p를 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당시 당 지지율은 45% 내외였다. 취임 80일인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정책 불신과 내각 인선 논란 등이 겹치며 당정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졌다. 부동산 폭등과 농지조사 등 오락가락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가 여당에까지 번진 결과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는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말한 것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김 대표의 현실 인식 결여가 또한 작용한 결과다.
당내 통합 부족 및 분열도 요인이다.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쪼개진 지지층을 통합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천지 개입설 재소환 등으로 당내 분열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천지 관련해서는 3일 사과했다. 리더십 및 소통·메시지 문제다. 김민석 대표의 과도한 대외 메시지와 일정, 정무적 판단력 및 리더십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른 지 오래다. 이런 연유로 이재명 정부에 대한 서울·경기 등 수도권, 20·30대 젊은 층뿐만 아니라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40·50대 및 호남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결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문제는 추후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민주당은 자당 주도로 진행된 조작 기소 국정조사 직후인 4월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수사·기소 조작 의혹을 규명한다면서 해당 법안을 제출했다. 특검법안에 명시된 수사 대상은 대장동 및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금품 수수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등 12개 사건이다.
법안에는 당초 특검에 공소 유지 업무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공소취소권'도 부여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셀프 사면'이라면서 공세를 펴자 이재명 대통령은 9월 기자회견에서 해당 조항을 빼고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여당에 요청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작 기소 의혹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시급성과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민생 과제와의 전도다. 반도체 착시를 제외하면 서민 경제, 자영업,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는 극도로 침체돼 있다.
외교‧안보 등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발의된 지 6개월이 지난 특정 사건 관련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강행하는 것은 민생 안정보다 정쟁을 우선시하는 결과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방탄 및 재판 개입 의혹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야당이 총력 저지를 예고하고 있는 이유다.
’공소 취소‘를 위한 정쟁에 집중하지 말고 큰 틀에서 국리민복을 위해 집권 중반기의 정국 운영 구상을 새로 짜는 데 힘쓰길 당부한다. 김민석 대표의 책무가 무겁다.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를 자임했던 데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청와대를 뒷받침해야 하는 처지를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민심과 엇박자 언행은 장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음을 직시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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