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불평등지수를 개선, 계층 간 이동을 원활케 하는 과제가 적잖다. 헌법 제10조에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기돼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아래서 빈부 차는 없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갈수록 빈부 차가 심해져 사회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희망 잃은 이들’이 증가하면 사회문제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실은 통계가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 자살률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한국인의 행복지수인 셈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1분기 가계 동향 조사’를 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310만5000 원으로 5.3%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전체 가구 흑자액은 월평균 123만9000 원으로 3.1% 줄었다. 하지만 상위 10% 가구는 유일하게 저축액이 늘었다. 이들은 월평균 1237만8000 원을 벌어 556만6000 원을 소비했다. 흑자액은 408만 원이다.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 즉 하위 10% 가구는 월평균 117만 원을 벌어 145만7000 원을 소비해 가계가 적자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2025년 자산 최상위층의 순자산 점유율이 46.1%에 달해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소득 상위층과 하위층 간의 부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4점을 기록하며 수년째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OECD 38개국 중 33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속한다.
한국 경제의 새 패러다임 구축이 시급하다. 현안 중 하나는 K자형 양극화 해소다. 경기 회복기나 성장 국면에서 반도체와 대기업, 고소득층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부를 축적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자영업과 저소득층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소득 감소를 겪고 있다. 급여 등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고물가·고금리로 생활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
K자형처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K자형 양극화는 부의 대물림 현상을 낳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2026년 상반기에만 주식시장 폭등으로 이를 현금 매수한 자금 중 약 3조 7000억 원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고 추산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주식시장 차익 실현 자금 등이 주택 시장으로 과다 유입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완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자칫 한국경제가 K자형 양극화에서 더 심화되면 ‘H자’형 양극화로 가는 것이다. H자형은 H처럼 상위층과 하위층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중간층은 유지되면서 H자의 가로선처럼 중산층 내부가 균열되는 현상이다. 즉 중산층 내부에서도 자산과 소득 차이가 확대돼 양분화되는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영세상공인, 저소득층을 위한 물가 안정 및 맞춤형 정책을 펴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재정 및 예산 반영이 긴요하다. 구조적 위기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임대주택 매입·건설, 공공 일자리 창출, 청년 지원 등을 포함한 예산을 적극 반영하길 촉구한다. 계층 갈등 심화는 사회 불안 요소가 된다. 프랑스 등 유럽의 격한 시위가 잘 보여주고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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