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한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우리 역사의 치욕을 몸으로 겪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앞세워 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긴 정황이 하나 둘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모든 국민들이 치를 떨고 있다. 정의와 공정으로 포장된 위선으로 국민은 물론 평생 가슴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 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까지 속여 탐욕을 채웠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역사에 남을 ‘대국민 사기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미향 사태는 이제 막 출발점을 지났을 뿐이다. 추악한 비리 의혹들이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져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성금·기금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는 발언 이후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향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부실한 회계공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확보 과정에서 석연찮은 거래 등이 대표적이다.
의혹은 윤 당선인 개인의 영달을 위한 행보와 교묘히 맞물리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국민적 공분을 낳고 있다. 급기야 국세청과 검찰이 직접 나서 진상규명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진상규명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의 행보로 말미암아 모든 국민이 분노하고 국가 기관까지 나섰다는 점에서 윤 당선자는 이미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 자격에서 한참 멀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
이 대목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질 또 다른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심각한 만큼 잘못된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조한 인물에 대해서도 일견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바로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정 이사장은 잘못된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관·방임 내지 방조적인 태도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정 이사장과 정의연의 협의에 따라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는 사업에 10억원을 지정 기부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치유와 평화의 집’은 생존해 있는 60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활동가들과 친교를 나누고, 미래 세대에게는 역사교육을 하는 ‘힐링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며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속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추진된다”고 밝혔다.
기부를 받은 후 정의연은 돌연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쉼터 건립 장소를 마포구에서 지금의 안성으로 바꿨다. 계획 변경을 통해 탄생한 곳이 바로 지인과의 웃돈거래 의혹, 당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펜션운영 의혹, 윤 당선인 부친의 인건비 논란 등이 불거져 나온 문제의 안성 쉼터다.
정의연은 사업계획 변경 이후 기부당사자인 현대중공업에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해당 사실을 전해 듣고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기부금을 이미 냈고 사업은 공동모금회가 집행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설명을 들을 뿐 거절하고 말고 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장소가 바뀌어도 취지는 살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무려 10억원이 내는 돈을 내놓고도 중간에 일방적으로 계획이 바뀌었는데 항의는 고사하고 이유조차 궁금해 하지 않았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의 주인인 정 이사장과 윤 당선인 서로 간에 개인적인 신뢰가 없다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생겨난다. 만약 서로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이에서 단순히 사업의 취지만 믿고 10억원 이나 되는 거금을 내놓고 무관심했다면 이 역시도 단순한 사안은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정 이사장이 최대주주이기 이전에 엄연히 상장기업이기 때문이다.
8년 전 현대중공업이 정의연의 행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당히 아쉽다. 그 때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에 알렸다면 지금처럼 나라가 시끄럽고 모든 국민들이 분노할 정도까지 사태가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정 이사장의 방관과 방조, 방임이 윤미향 사태를 키운 결정적 원인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정 이사장은 윤미향 사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국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윤미향 사태의 또 다른 이름은 정몽준 방임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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