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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커피전문점 창업 실태와 커피시장
커피공화국 환상, 카페 신기루 눈물 사연 ‘폐업 속출’
커피공화국 환상, 카페 신기루 눈물 사연 ‘폐업 속출’
10명중 4명 빚 낸 창업자들…우후죽순 과포화에 곳곳서 최저생계비 못벌어
최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1-09 00:07:08
2000년대 들어와 커피전문점은 치킨집에 이어 대세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커피전문점 창업이 늘어난 것은 한국의 커피시장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 커피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 1호점 개점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9년 2660억원이었던 커피시장은 2011년 2조8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2011년까지 매년 2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한 결과다. 2000년대는 커피 전문점의 빅뱅 시기였다. 커피전문점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한 사람이 2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그러나 한 집 걸러 한 집이 커피숍일 정도로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기면서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는 포화설이 대두됐다. 카페베네, 할리스,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외 가맹점 1~2개의 소형 프랜차이즈까지 더하면 조만간 카페 브랜드가 4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창업자들까지 시장에 들어와 커피시장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무한경쟁 체제로 변했다. 시장이 완숙기로 접어들면서 폐점하는 커피전문점이 속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의 커피전문점 창업 실태에 대해 취재했다.

 ▲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국제커피소비량은 연평균 2.5%씩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연간 4000억 잔 이상의 커피가 소비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최저 임금도 못받는 개인 창업자, 경기 불황으로 생계 막막
 
직장생활을 하던 이상훈(가명·37)씨는 지난 2010년 국내 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 취직했다. 길게는 9개월 짧게는 3개월 단위로 여러 곳의 직영점에서 로테이션 근무했다. 시간당 급여는 최저 임금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결정됐고, 2교대 또는 3교대의 근무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 결국 2년 만에 본사를 나와 창업을 결심했다. 그러나 이씨가 다니던 프랜차이즈의 경우 창업 비용이 커 결국 개인 창업을 결정했다.
 
인테리어 비용 절약을 위해 기존 카페를 인수했다. 양재역에서 10분 거리 이면도로에 있어 월세가 비교적 저렴했다. 유동인구가 적어서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는 장사가 되지 않았고 특히 비수기인 겨울에는 월세내기가 어려웠다.
 
점심시간 4시간만 일했던 아르바이트 비용도 부담이 됐다. 그는 매장 운영 1년여 만에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당시 인수자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수 있어 손해는 보지 않고 가게를 접었다.
 
이후 약 6개월의 조사 끝에 이번에는 총신대입구역 인근에 커피전문점을 냈다. 지난 번처럼 기존 카페를 운영하던 곳을 인수했다. 문제는 유동인구는 많지만 그 만큼 주변에 커피 전문점도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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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메뉴가 없으면 결국 커피 가격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데, 무작정 커피가격을 내릴 수도 없다. 임대료, 재료비, 수도세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본인 인건비가 100만원도 안 남는 상황이었다.
 
결국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고도 일당 3만원 벌이밖에 되지 않자 이번에도 A씨는 가게를 내놓게 됐다. 이씨는 첫 번째 커피전문점을 오픈했을 당시보다 경기가 나빠져 권리금이 없는데도 가게가 나가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이씨는 본인처럼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다가 개인 카페를 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상당수는 본인과 같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하고도 최저 임금도 벌지 못했다. 일부 사람들은 다시 프랜차이즈 본사로 들어가 매니저로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씨는 커피전문점이 포화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창업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대박에 대한 환상 때문이라고 했다. 그 역시 대박 창업을 꿈꿨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에서 카페를 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다.
 
 
 ▲ 자료: 보건복지부 [그래픽=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커피 열풍 계속…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창업아이템
 
한국은 전세계 6위의 커피 소비 대국이다. 한국인은 하루 2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3년 가공커피의 국내 생산량은 약 65만톤이며, 5년 전에 비해 63% 증가했다. 2013년 주당 소비 빈도가 가장 많은 음식은 커피(12.3회)로, 김치와 밥보다 더 많았다.
 
1인당 커피 소비율이 증가하며 국내 커피시장은 올해 20%에 육박하는 성장을 했다. 최근 커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원두와 고급커피다.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아메리카노 338잔이고, 국내 커피음료 시장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 및 개인사업자를 포함해 2만여개에 이른다.
 
최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원두 등 커피(조제품 제외) 수입중량은 약 10만25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9400톤) 대비 3.2% 증가했다. 금액으로 살펴보면 올해 수입된 커피는 약 4억1600만달러(약 469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8200만 달러)보다 8.9% 늘었다. 연말까지 커피 수입액은 6억달러를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커피 시장이 늘어나면서 관련 종사자 수도 늘어났다. 원두 수출입업자, 로스터(커피를 볶는 사람), 커퍼(품질 감별사) 등 다양한 직업들이 있지만,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커피 판매점 운영자 및 종사자들이다.
 
국내 커피시장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프랜차이즈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한국의 커피 프랜차이즈는 1999년 스타벅스 1호점 개점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해외 브랜드가, 2000년 중반부터는 국내 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했고, 현재는 개인 창업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다.
 
커피 시장을 이끌었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과도한 출점 경쟁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는 사업구조상 신규 출점과 물류 매출에서 수익이 나온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의 가맹점 수를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가맹점 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이익이 줄었다. 가맹점주의 수익 역시 줄게 됐다. 수익이 줄며 폐점하는 가맹점이 생겨났다. 한때 성공을 보장해주던 커피전문점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창업 아이템으로 전락했다.
 
 ▲ 자료: 산업연구원 ⓒ스카이데일리

자영업자 천국 한국…과당경쟁 속 폐점 속출, 대출금 못 갚아 전전긍긍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높은 편이다. 산업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한국의 도소매업 사업체 수는 18.8개로, 일본 11.0개, 미국 4.7개, 영국 7.8개, 독일 9.3개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았다.
 
제한된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져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다. 커피전문점 시장 역시 폐점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대형 업체도 피해갈 수 없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지난 9월 기준 카페베네, 이디야,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등 4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올해 총 398개 신규 가맹점을 열고, 62개의 기존 매장을 폐점했다. 지난 4년간 총 137개 카페베네 가맹점의 계약이 만기 종료되거나 해지됐다. 상황은 엔제리너스도 비슷하다. 엔젤리너스는 지난 4년간 99개 가맹점의 문을 닫았다.
 
지난해에는 할리스커피의 폐점률이 높았다. 계약 종료나 해지로 문을 닫은 점포수가 40개에 이르면서 폐점률이 8.6%에 달했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업력이 오래돼 노후 매장이 많아 폐점률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2015년 9월 말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들 프랜차이즈들은 주로 상권이 좋은 곳에 인테리어비용을 많이 투자해 중대형 평수로 오픈하기 때문에 폐점할 경우 가맹점주들이 입는 손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욱 창업컨설턴트에 따르면 A프랜차이즈의 경우 40평 기준으로 개설비용은 약 2억4000만원 정도이다. 이외 철거· 전기·소방 등 각종 공사비와 각종 인허가 비용 등이 들어가면 약 2억8000만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점포 구입비가 추가되면 결국 4억원 정도가 있어야 A프랜차이즈 창업이 가능하다.
 
이런 높은 창업 비용 때문에 최근에는 소형 평수의 커피 전문점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이다. 가맹비·로열티비·인테리어·설비 등까지 합친 창업비용 총액은 빽다방 6평 7975만원·12평 1억230만원이었으며, 실질적으로 보증금과 권리금 등이 포함될 경우 실제 투자금액은 2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
 
초기 창업비용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랜차이즈에서는 대출을 주선해주고 있다. 가게 대출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그중 개인사업자들의 가게 대출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창업비용 마련 때문이다. 이렇게 빚까지 얻어 창업을 했다가 망할 경우 원금과 함께 이자를 갚을 길이 막막해져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초래한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폐업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지속적으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개인 창업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개인 창업의 경우 폐업 확률이 프랜차이즈보다 높아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 카페베네, 할리스, 탐엔탐스, 엔제러니스, 투썸플레이스 등 이미 많은 프랜차이즈가 있음에도 불구 많은 사업가들이 이디야와 같은 대박을 꿈꾸며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각종 커피 전문점.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창업자 상당수 등 떠밀려 창업, 빚내서 하는 경우도 많아
 
개인들이 창업으로 성공하기 힘든 이유는 짧은 준비 기간과 부족한 창업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통계청은 최근 2년 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상대로 창업 동기 등을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창업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가(50.0%)가 가장 높았으나, ‘현재 사업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26.1%)와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9.9%)을 합치면 총 36%로 창업자의 상당수는 떠밀려서 창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 준비 기간은 대부분 1년 미만으로 극히 짧았다. 준비기간 1~3개월이 53.4%, 3~6개월 22.0%, 6개월~1년 미만 16.6%였다. 1년 이상은 고작 8.0%에 불과했다.
 
사업자금 규모는 500만원 미만 27%, 500만원~2000만원 미만 18.5%, 2000만원~5000만원 미만 23.9%이었다. 1억원 이상은 10.9%에 불과했으며, 직접 마련한 경우는 66%에 불과했고, 지인이나 금융권에서 빌린 경우가 40.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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