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햄스터나 토끼, 기니피그, 고슴도치, 도마뱀, 앵무새 등과 같이 조금은 특별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런 특수동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동물병원을 찾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는 특수동물을 특화해서 치료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진료비 역시 수술을 위한 검사 비용에만 수십만원이 들어 많은 반려인들이 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000원 주고 데려온 햄스터…종양 제거 수술에 50만원 넘게 들어
스카이데일리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아닌 특수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들을 만났다. 반려인들은 특수동물 같은 경우 진료를 보는 동물병원이 몇 군데 없을 뿐더러 보험도 적용이 안 돼 진료비용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기니피그를 키우는 반려인 김소정 씨(30·여)는 특수동물은 수술을 받기 위한 검사비용에만 수십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기니피그가 3살 경 몸에 혹이 생겨서 전문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병원에서 종양이라며 떼어내야 한다고 수술을 권유했다고 한다.
김 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종양은 대부분 음성이라 굳이 뗄 필요가 없었는데 병원에선 검사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하니 그럴 바에 수술을 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면서 “동네에 특수동물전문병원이 하나뿐이라 그곳에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1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밝혔다.
햄스터를 키우는 반려인 최다연 씨(25·여)의 경우 최근에 햄스터가 종양이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치료비가 5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한다. 최 씨는 햄스터를 데려오면서 지불한 가격은 5000원이었는데 치료비가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기니피그를 키우는 반려인 강다니엘 씨(25·남) 역시 기니피그가 자두 크기 정도의 종양으로 몇 년 전 수술 받았다며 병원비만 9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수의사 선생님이 종양이 더 커져 다른 곳으로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 하는게 좋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특수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갖는 공통된 고민 중에는 고가의 진료비 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신속히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특수동물전문병원을 찾아가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 .
햄스터 반려인 최 씨는 특수동물전문병원이 가까운 지역에 없어서 진료를 받기 위해선 멀리까지 가야만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최 씨는 “현재 거주하는 서울에는 특수동물전문병원이 많지 않은데 그나마도 진료를 안하는 날이 늘어나는 바람에 어떤 때는 경기도까지 가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최근 이색 반려동물로 토끼, 햄스터, 기니피그, 고슴도치, 슈가글라이더, 이구아나, 거북이, 뱀, 앵무새, 레오파드 게코 등 이색 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이색 반려동물을 외래동물(exotic animal) 또는 특수동물이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과 마찬가지로 특수동물도 다양한 암도 발생하고 피부병이나 중이염, 영양결핍,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증도 자주 일어난다”며 “따라서 키우는 동물 종에 적합한 먹이나 깔짚(동물 우리의 바닥에 까는 짚이나 톱밥)과 같은 용품들의 위생적인 준비 등 질병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수동물을 키우고 싶어도 즉흥적인 선택으로 데려오면 안되고 미리 종에 대한 정보와 사육에 대한 방법을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1만원을 지불하고 분양받은 햄스터에 종양이 생겼을때 100만원이 넘는 수술과 입원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반려인의 입장에선 치료비용이 비싸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질병 예방에 신경…아픈 경우에 대비해 전문병원 미리 알아 둬야
특수동물 반려인들이 동물병원의 접근성과 고가의 진료비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반면, 특수동물전문병원에서는 진료의 특수성과 그로 인한 비용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수동물전문병원의 한 관계자는 특수동물은 대다수 작고 예민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진료하는 데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마다 사는 환경, 먹이, 잘 생기는 질병, 성격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관한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려인들 입장에선 진료비가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수의사들은 1kg 미만의 작은 동물을 진료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피를 뽑을 때나 주사를 놓을 때 개나 고양이 등과 달리 무척 조심스럽고 고도의 숙련을 필요로 하며 약을 먹이는 것조차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강아지와 고양이가 반려 수요가 가장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물병원은 이들을 전문으로 진료를 보고 있다”며 “특수동물을 진료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 우리 병원에선 부산이나 제주도에서 오는 반려인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강아지와 고양이 외에도 거북이, 도마뱀, 햄스터, 뱀 등과 같은 특수동물 진료도 보는 차별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병원도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수동물전문병원의 한 수의사는 특수동물 중 조류의 진료가 가장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조류는 대사 활동이 크기 때문에 조금만 심한 처치가 이뤄지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X-ray 촬영 중에 죽는 경우도 있어 진료 접근 자체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수 동물 진료 수요가 크지 않은 탓에 병원 경영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특수동물의 경우 토끼와 페럿 외에는 정기 예방접종하는 동물이 없기 때문에 재내원율이 떨어져 병원입장에선 특수동물 진료만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특수동물을 치료하는 동물병원의 입장에서는 내원하는 특수동물이 덩치가 작고 구입비용이 적다고 해도 치료에 들어가는 과정이나 비용 측면에서는 개나 고양이와 거의 동일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특수동물의 치료비용이 저렴하기가 어렵다”며 “그러다보니 일부 특수동물을 기르는 반려인 중에서는 치료비용 때문에 크게 놀라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특수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위생적인 관리에 노력해야 하고 아픈 경우에 믿고 찾아갈 수 있는 특수동물 전문병원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선택한 동물 종의 구입 가격이나 크기의 경중에 관계없이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로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잘 돌봐줘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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