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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이종혁 제13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부동산 떴다방이 문제, 무등록 중개 처벌 받아야죠”

사업 망한 뒤 은사 찾아가…조언 따라 공인중개사의 길로

“대형자본 들어와 중개시장 독점하면 소비자에도 악영향”

무분별한 규제지역 지정 APT값 상승 초래, 제한적이어야

기사입력 2022-01-10 23:05:58

 
▲사업에 실패한 후 은사님의 권유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26일 제13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제가 충남 지부장으로 일할 때 관(官)의 도움을 받아 지역 전체의 부동산 실거래 현황을 확인한 결과 공인된 중개사를 통해 거래하는 비율이 50% 초반 정도로 나왔어요. 다들 깜짝 놀랐죠. 개인 간의 거래, 허가받지 않은 자로부터 부동산을 사는 이들이 이렇게 많아요. 충남만의 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죠. 특히 ‘떴다방’, 무등록 중개업자들이 문제죠. 이들의 시장 교란행위를 막아야 돼요.”
 
이종혁 씨(55)는 지난해 11월말 제13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그간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그는 3년의 임기 동안 분명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향해 분주한 와중에 인터뷰를 위해 짬을 내줬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관악구에 자리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이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좌절 뒤 선택한 직업…“더 열심히 살았죠”
 
“저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어요. 부동산과 전혀 무관한 학과는 아니죠. 대학교 4학년 때 ‘부동산감정평가론’을 강의하시는 교수님께서 공인중개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어요. 1990년대 초반이었는데 전 당시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나이 드신 분들이 하는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때였죠.”
 
사회로 진출해 직업을 가지고 이후 사업을 시작했을 때 우연히 그 교수님을 찾아간 이 회장은 공인중개사란 직업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사업을 말아먹고 은사님을 찾아갔을 때 권유해 주시더라고요. ‘아직 안 늦었으니 준비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죠. 40살이 넘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 2007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아파트 중개가 아닌 부동산 경매를 전문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충남 당진에서 개업할 생각은 없었는데 경매 물건이 나와 현장을 분석하기 위해 2주 정도 머무르면서 관심이 생겼고 이곳이 제 근거지가 됐죠. 당진으로 기업이 몰리고 인구가 증가하던 시기와 맞물려 주로 산업 용지를 다뤘어요.”
 
▲이종혁 회장은 카카오 대리를 예로 들며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면 가격이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제가 했던 일은 분석을 통해 낙찰 받을 만한 괜찮은 물건, 수익성이 나올 만한 물건을 분석해 매수자에게 권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토지 시장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죠. 토지를 많이 확보해야 되니까. 잘 모르는 곳이라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죠.”
 
“살다보니 기회도 찾아왔어요.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 석사를 딴 상황에서 이쪽 일을 하다 보니 당진의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어요. 세무부동산학과였죠. 2009년부터 부동산 공법 강의를 했어요. 지역 신문에 칼럼도 쓰고 바쁘게 살았죠. 몸은 고단해도 박사까지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목원대학교에서 부동산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작은 부지를 매입해 건설할 이를 찾고 단독주택을 지어 팔기도 했어요.”
 
대의원→지부장→회장…“많은 일 할 것”
 
“지금 돌아보니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네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 6년, 충남 지부장 선거에서 이기고 2년 동안 일을 했죠. 가장 큰 성과는 일회성 중개도 무등록자라면 처벌받도록 국회의원께 제안한 것이죠. 발의는 됐고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선 ‘많이 배운’ 이종혁 회장을 두고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그는 법안을 제안하기 전 공인중개사가 실거래를 신고하는 비율, 당사자가 직접 신고하는 비율, 당사자 간에 거래가 이뤄지고 난 후 법무사를 통해 실거래 신고하는 비율 등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충청남도 전체 시군구 부동산 실거래 현황을 발로 뛰며 파악했어요. 이런 조사를 한 사람이 없었죠. 문제 해결을 위해선 눈으로 수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회장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말하고 직접 지자체와 통화하고 6개월에 걸쳐 자료를 취합했어요. 2017년부터 2019년도까지 순수 토지는 물론 토지 위에 건물, 아파트 등 전체 거래 자료가 손에 들어왔죠.”
 
“그런데 확인 결과 중개사들이 거래하는 비율이 50% 초반밖에 안됐어요. 관계자들 모두 경악했죠. 전국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공인중개사들에겐 ‘밥벌이’라 민감할 수밖에 없죠. 현재는 일회성 무등록 중개 처벌 조항이 없어요. 해도 업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식이죠. 중개 보수를 받아도 벌을 받지 않아요. 저희 ‘돈벌이’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이면 소비자도 피해를 볼 수 있어요. 허가가 날 줄 알고 매입한 땅이 사실은 불가능한 경우였다거나,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대표적이겠죠.”
 
이 회장은 이 문제 뿐 아니라 풀어야할 것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그간 ‘부동산정책실패 규탄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궐기대회’, ‘중개보수 인하 개편안 철회 릴레이 시위’ 등 업권 수호를 위한 오프라인 활동을 주로 펼쳐왔다.
 
▲ 이종혁 회장은 차기 정부가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소 모습.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관련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제가 협회장에 출마한 이유죠. 내부적으로도 차기 협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고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모아졌고, 다른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잘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왔어요. 운이 좋아 회장으로 선출됐죠. 현재 대형 플랫폼의 중개업 진출 저지, 공인중개사 업역 확대 등이 주요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그는 대형 플랫폼의 중개업 진출이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은 혜택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들이 독점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직방은 그동안 협회 회원들의 매물을 광고하며 회사를 키웠죠. 그런데 이제 와서 자회사를 만들고 직접 중개하겠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카카오 대리’ 사례처럼 직방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도 악영향이 예상돼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 이야기하기 부끄럽지만, 천안 모처에서 술을 마시고 집까지 대리비가 1만5000원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카카오 대리가 시장을 장악하고 지역 업체가 사라지더니 1만9000원부터 시작을 하더라고요. 반값 중개도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있나요. 결국 협회는 기술력과 정보력을 더 키워 중개사협회가 만든 플랫폼 ‘한방’을 활성화할 예정이에요.”
 
현 정부가 집값 급등 주범으로 지목한 공인중개사들, 이들의 대표인 이 회장은 끝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차기 정부에 거는 기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규제지역이 너무 많아요. 이곳을 지정하면 저곳이 오르는 식으로 풍선효과가 극심해요. 지방 집값까지 뛰었던 것은 이 영향이 크다고 보죠. 지정하지 않으면 그 도시 혹은 인근 한 두 도시만 상승한다고 봐요. 그래서 차기 정부는 규제지역 지정을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극히 제한적으로요. 또한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조정해야죠. 아울러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문용균 기자 / sky_ykmoon , ykm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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