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한 상호금융권의 채권 매도, GS건설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동시에 닥친 결과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재차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7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59%p 오른 연 3.735%에 장을 마쳤다. 3월9일(3.8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일(3.613%)과 비교해서는 나흘 새 0.1%p 이상 뛰었다. 10년물 금리는 연 3.761%로 전날보다 0.048% 상승했다. 5년물·2년물은 각각 0.058%p·0.048%p 오른 연 3.733%·3.780%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회사채 상황도 비슷했다.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회사채(무보증3년) 금리는 0.059%p 오른 4.534%, 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의 회사채(무보증3년) 금리는 0.057%p 상승한 10.923%를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91일) 금리는 3.75%로 0.01%p 치솟았다.
금리 상승세는 새마을금고가 예·적금 인출 등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 3.59%에서 지난달 말 6.18%로 3%p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가 PF 대출 부실로 인수합병 절차에 들어서자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커진 상태다.
금투협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된 종합금융·상호금융기관(종금상호)은 5일부터 7일까지 총 3조963억 원을 순매도했다. 올 상반기(1~6월) 종금상호의 일평균 채권 순매수액이 1645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규모 채권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종금상호는 사흘간 △은행채 -1조5909억 원 △통안증권 -5971억 원 △회사채 -4855억 원 등의 순으로 팔아치웠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는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로 채권을 매도하고 있는데 반기 초 채권 매수 수요가 높은 시기와 맞물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았으나 추가적인 매도 물량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며 “뱅크런이 심리적 이슈인 만큼 당분간 금고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채권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을 닫는 새마을금고 출현으로 부동산 PF나 하위계층 가계의 연체율 상승에 대한 경각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GS건설은 5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입주 예정자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명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체 단지를 재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철거비와 지체 상환금 등을 포함해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PF 우발채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PF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부분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GS건설의 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총 2조9018억 원인데 이 가운데 1조2839억 원(전체의 44%)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에 1조1581억 원, 2025·2026년에 각각 3775억 원·823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권준성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대외신인도 하락과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고 이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회사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고조사 발표 이후 자본시장 접근성이 약화될 경우 유동화증권이나 회사채 등의 발행여건과 관련 사업장별 진행상황에 따라 현금흐름·재무구조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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