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반(反)정치·반의회주의의 상징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에 맞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무한 반복의 쳇바퀴만 돌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거친 문구의 팻말 시위와 막말이 부유하고 있다. 여야 모두 민심을 팔고 있지만 국민은 저급한 정쟁에 염증을 내고, 민생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
5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지만 ‘바보들의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의견이다. 이런 와중에 22대 국회가 지난 두 달간 쓴 예산은 1200억 원이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도 정작 민생과는 관련 없는 정쟁에만 매몰돼 있으니 비판 여론이 거센 것이다. 이날까지 6개 법안이 22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거부권이 행사됐거나 행사가 유력한 법안들이다. 여야가 합의 처리한 민생 법안이 ‘0건’인 셈이다. 게다가 지난 두 달간 16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8개 상임위는 단 한 건의 법안 심사도 하지 않았다. ‘개점 휴업’이다.
22대 국회는 ‘탄핵 국회’냐 ‘개헌 국회’냐의 기로에 서 있다. 물론 미래지향적 개헌 국회가 탄핵 국회보다는 바람직하다. 선거제도 개혁과 권력구조 개편 등의 정치개혁을 여야 합의의 개헌으로 완성하자는 것인데 여기에는 여야 대화와 양보·협치가 대전제가 된다.
반대편은 탄핵 국회다. 정봉주 전 의원 같은 민주당 강경파들은 “윤석열 탄핵열차는 민심의 큰 바다에서 이미 출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부겸 전 총리는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강력한 요구”로 해석한다. 탄핵 역풍(逆風)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대통령실은 “명백한 위법 없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개딸이 주도하는 공허한 정치 공세”라고 말한다.
민주당의 결정은 분명하다. ‘닥치고 공격’이다. 검사 탄핵과 ‘채상병특검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공교롭게도’ 이재명 전 대표 수사 관련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법사위에 회부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몇 달간 검사 직무가 정지되고, 이는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 진행에 지체와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방탄용 탄핵’이자 ‘입법 폭력’ 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탄핵소추의 근거라는 게 판결이나 수사를 통해 확정되지 않은 의혹일 뿐이고 당내 인사들과 관련한 수사도 ‘위법 행위’로 소추안에 적시했다. 이러니 민주당이 앞뒤 보지 않고 입법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닥공’ 민주당은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이재명 1인 직할체제’의 안정적 유지와 강화 그리고 강성 팬덤이 주도하는 당원이 주인인 정당의 모습이다. 민주당은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 권리당원 비중을 높였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출에도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한다. 중앙당에 당원 주권국도 신설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표결에 당원 전체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 어떻게 일부 강성 목소리에 휘둘리는 게 되느냐고 반문하지만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전 국회의장 또한 팬덤 정치는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우려한 바 있다.
국회와 정당은 정치 리더십의 핵심이다.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이해(利害) 당사자를 대표해 조정과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은 통합의 리더십에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방향타로서 정치 리더십은 국회와 정당으로부터 출발한다. 정치와 리더십은 ‘미래지향적이며 통합의 구심점’이어야 한다. ‘공동체의 내일을 위해 지금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해 공감대를 넓히는 ‘공동체 통합의 중심’으로서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으로서 통합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해선 다수당인 민주당의 절제와 상생을 위한 여권의 대화 노력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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