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산하기관 절반 이상이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은 5년 내내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한 채 부담금으로 8억 원 가까이 냈다. 솔선수범해야 할 공공기관이 고용 대신 부담금으로 때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29일 기재부 외청 및 산하기관별 장애인고용 관련 자료를 정리해서 기재부 산하기관 11곳 중 6곳이 지난해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국가·공공기관은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작년 기준 3.6%다. 고용률에 미달하면 기관은 미달 인원에 따라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통계정보원(0.79%)·한국투자공사(1.92%)·한국수출입은행(2.4%)·한국재정정보원(2.92%)·조달청(공무직·3.2%)·한국조폐공사(3.6%)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문제는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도외시하고 부담금으로 때우려는 기관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한 차례도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기간 납부한 고용부담금만 총 7억7800만 원에 달한다. 기재부 산하기관 중 가장 많다.
한국투자공사(KIC)도 5년 내내 1~2% 장애인고용률을 기록하며 이 기간 2억5100만 원의 고용부담금을 냈다. 한국조폐공사도 매년 장애인고용률을 미준수하며 5년간 총 8110만 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했다. 한국통계정보원(5년간 1억5850만 원 납부)은 장애인 의무 고용을 준수하려면 4명 이상을 채용해야 하지만 단 1명의 장애인을 고용하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장애인고용에 등을 돌렸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은은 5년간 한 번도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 납부한 고용부담금만 6억6000만 원이다. 중앙부처이자 부담금 정책을 운용하는 기재부마저 최근 3년간 장애인 고용 의무를 위반해 3254만 원을 냈다. 2019~2020년에는 부담금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 산하기관의 장애인고용 미준수 행태는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 국가·공공기관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3.8%인데 8월까지 이 기준을 준수한 곳은 네 군데에 그친다. 한국투자공사(2.03%)·수출입은행(2.4%)·조달청(공무직·3.5%)·통계청(3.6%) 등 7곳은 기준을 밑돌고 있다.
천하람 의원은 “공공 영역은 그 공적 기능의 수행과 의무 때문에라도 사회적 약자 배려에 더 민감해야 하고 더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이 ‘돈 내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기재부 산하기관들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잘 준수하는지를 지속 살피면서 관련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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