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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트럼프노믹스 2기 미국의 가장 좋은 파트너는 ‘한국’
美 우선주의 최대 조력자는 한국 기업과 제조업
尹정부 후반기 가시밭길이냐 꽃길이냐 갈림길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1-20 00:02:55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으로 경제 주체들이 동요하며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스톰’이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익을 보는 쪽이 있는가 하면 손해를 보는 쪽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일까. 아직 정권 출범 전임에도 전방위적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트럼프 랠리’로 세계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주식만 역주행하면서 패닉 상태다. 반도체주 약세에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탈출 러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 2막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한국이 가장 큰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예고가 시중에 떠돈다.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도 이러한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는 듯하다.
 
어떤 불이익이 닥칠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함몰돼 스스로 위기를 더 부추기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정부가 정식 출범하면 더 큰 수렁에 빠질 것 같은 분위기 속에 먹구름이 진하게 몰려오고 있는 듯하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 한국 경제의 회복력이 실종될 것이다. 대내외 악재로 세간의 예측대로 한국 경제가 패자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필요한 조치는 불안 심리를 없애는 것이다. 위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기회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는 윤석열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의 승패를 가름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1기 때를 되돌아보고, 트럼프 2기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해 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트럼프 1기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성적표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강력한 보호무역의 기치를 내세우면서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을 상대로 전방위 무역 전쟁을 벌였음에도 전임 오바마 정권 때보다 무역 적자가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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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은 트럼프의 공세에 시간 끌기와 맞불 전략을 펼치며 교묘하게 공격을 피해 나갔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우회 생산거점인 멕시코도 수출을 더 늘렸다. 동맹과 적을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 공세로 중국에 더 많은 기회 제공하면서 미국이 오히려 고립화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북한이나 러시아 등 안보 위협 국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개인기에 의존하면서 내부의 불협화음만 키우는 등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말았다.
 
트럼프 2기는 1기 때와 비교할 때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나 내용 면에서 상당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 공약 시 쏟아 놓은 각종 공약도 변경될 소지가 충분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각(組閣) 인선 과정과 참모들의 면면을 보면 물론 충성파 위주이고 파격적이긴 하지만 기득권 세력과 기존 질서를 효율과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해 보인다.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했다고는 해도 당내에는 합리적이면서 트럼프의 무리한 노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재선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자 ‘트럼프 레거시(Trump Legacy·遺産)’로 회귀할 가능성도 크다. 상수(常數)는 분명하지만 상황 변화에 따른 변수(變數)도 여전히 많다.
 
거래를 좋아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려는 트럼프의 성향은 그대로다. 손익 계산이 확실하고, 이익이 있으면 공격적인 태세를 취한다. 트럼프가 가장 우선시하는 정책은 미국 경제의 회복과 일자리 창출,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다. 미국 우선주의의 대부분이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밖에서 이에 가장 잘 부합하는 파트너는 한국이고, 한국 기업과 제조업이다. 대미(對美) 최대 투자국은 한국이며,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의 부문이 30조에 달하는 실정이다. 향후 투자 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권이 약속한 세액 공제와 보조금 지금 중단 우려가 확산 중이다. 이는 미국 제조업 재건에도 치명적일 수 있어 트럼프 2기에 유연한 자세 전환도 기대할 만하다.
 
돌이켜 보면 트럼프 1기 시 문재인정부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 미국의 눈치만 보고 중국·북한 등의 틈새를 드나들며 줄타기를 거듭하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 측면이 강하다. 
 
가장 좋은 거래는 한쪽이 이기거나 양쪽이 모두 지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이기는 것이다. 협상의 대가이자 거래 기술자라고 하는 트럼프도 이를 잘 안다. 트럼프 당선자가 꼭 집어 K조선에 협력을 요청했으니 미국 선박 MRO(정비·수리·운영)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우리도 미국 항공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 MRO 허브로 한국을 올려야 한다. 차제에 한·미 양자 간 혹은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약화를 위한 다자간 제조 동맹도 추진할 만하다. 트럼프와의 개인적 친분도 중요하지만 구미가 당기는 거래로 경쟁자를 따돌리는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긴요하다. 尹정부는 지금 후반기가 가시밭길이 될 것이냐 아니면 꽃길이 될 것이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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