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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트럼프 2기’한국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
불필요한 공포감 확대보다 기회 극대화 지혜 필요
신속한 재원 ‘재배치’로 정치 아닌 경제 집중해야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1-13 06:30:54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세계가 출렁거린다. 일부 독재국가를 제외하고는 변화에 대한 부담으로 트럼프보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당선을 내심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미국 안과 밖의 선택이 달랐다. 트럼프의 귀환이 불러올 후폭풍이 이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이해관계가 첨예한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자칫 초반에 덜미를 잡히면 4년 내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파격적 행보에 이기적 판단과 영리한 전략적 기질, 그리고 임기응변적 독단이 몰고올 파장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다만 트럼프 1기 때의 행적이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주판알 튕기기가 물밑에서 분주하다.
 
우선 어째서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들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보다 누가 더 경제적으로 이익을 챙겨 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민주주의의 후퇴보다 현실 경제의 어려움이 표심을 갈랐다. 미국 경제가 표면적으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하지만 거품에 불과하고 서민 경제와의 실질적 괴리가 컸다. 물가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선 사람들의 고통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유색 인종들이 등을 돌렸고, 특히 경제·정치적으로 소외된 MZ 세대 남성들까지 대거 트럼프 손을 들어 주었다. 결과적으로 도덕적 우위만 강조한 법조인 출신 해리스보다 시종일관 경제 이슈에 집중한 트럼프의 승리는 한국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 미국 밖에서는 트럼프의 재등장을 달가워하지 않았을까.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면 이념과 가치와 무관하게 거침없이 공세를 가한다. 조 바이든 정권이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 중시 전략을 택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의 도래를 예고한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에 대한 관세를 60%로 일률적으로 부과하겠다고 공언한다. 중국산 이외 수입 상품에 대해서는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시장을 겨냥해 우회 생산기지인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에 대해 10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으름장까지 놓는 등 파죽지세다.
 
그러나 실제로 정권이 가동되면 대선 과정에서 뱉었던 말들은 현실적으로 다소 간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폭탄을 피하려고 각국이 트럼프와의 대화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독식한 ‘레드 스윕(Red Sweep)’ 체제가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미국 정책은 대통령의 독단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고 이는 정책 조율로 연결된다. 수입 상품의 대폭적인 관세 인상은 또 다른 물가 급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트럼프는 고령인 데다 재선에 대한 부담도 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기 위해 현실적인 타협과 탄력적인 변화를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더 강해진 트럼프 시대의 도래에 대해 국내에서는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정권이 중국·멕시코에 이어 한국을 순서대로 손볼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돈다. 트럼프 관세로 한국 수출이 무려 448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충격적 시나리오까지 떠돈다. 우리 기업들은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일자리 창출 등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에서 가장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측면에서 보면 공화당의 트럼프나 민주당의 노선이 절대 다르지 않다. 실제로 한국 기업은 미국 주도의 중국 배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왔다. 이는 트럼프 정권에서도 포기 불가능한 미국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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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에 한국이 사는 방법은 가진 재원을 어떻게 신속하게 ‘재배치(Realignment)’할 것인가에 있다.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불확실성을 조기에 걷어 내고 명확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미 노정된 위기를 최소화하고 기회를 살릴 방법을 찾는 일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경쟁국인 유럽이나 일본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누가 더 유연성을 가지고 트럼프 2기와 소통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선점하느냐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모두가 출발선상에 서 읶기 때문이다. 방산이나 에너지, 트럼프가 먼저 손을 내민 한국 조선 등은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공포를 부추기기보다는 코앞에 닥친 트럼피즘에 대응하는 기업 환경의 전방위적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되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혜가 필요하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의 법조인 일색 한국 정치판이 경제 이슈로 화두를 바꿔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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