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을 켜고 메뉴를 고른다. 혼자 먹을 점심인데 주문 최소 금액이 1만5000원이다. 국밥 하나로는 턱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사이드 메뉴를 추가한다. 반은 남기고 결국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다. 1인 가구에게 배달 한 끼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왜 이런 구조가 고착됐을까. 배달 플랫폼은 음식점에 건당 수수료를 매긴다. 광고비까지 더하면 수수료는 전체 매출의 15~20%에 이른다. 음식점 입장에선 이윤을 남기려면 최소 주문금액을 올릴 수밖에 없다. 배달을 포기할 수도 없다. 주문이 끊기면 매출이 사라지니까.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배달의 편리함은 누리고 싶지만 불필요한 메뉴를 강제로 추가하는 상황에 반복해서 놓인다. 음식 값·배달료·결제 수수료까지 더하면 한 끼에 2만 원 가까이 들기도 한다. 혼자 먹는 밥 한 끼 가격으로는 과하다.
문제는 이 구조가 1인 가구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체 가구의 35%가 1인 가구인데 배달의 설계는 여전히 2인 이상 기준이다. 혼자 살수록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하고 더 많은 음식을 시켜야 하며 더 많은 쓰레기를 버리게 된다.
환경 부담도 만만치 않다. 남긴 음식과 일회용 포장 용기는 고스란히 폐기물로 쌓인다. 이것을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하고 결국 세금으로 감당한다. 개인의 선택인 듯 보이지만 사회적 비용은 크다.
그 사이 배달 플랫폼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요금 항목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기본 수수료에 ‘빠른 배달’ 같은 유료 옵션까지 붙는다. 하나하나 따져 보면 소비자도 음식점도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많다. 배달 플랫폼은 이 구조를 ‘합리적 가격’이라 포장하지만 실상은 정보의 비대칭에 기댄 수익 모델이다.
이 구조는 점점 더 불합리해지고 있다. 음식점은 수수료에 허덕이고, 소비자는 지갑 열기를 망설인다. 그런데도 플랫폼은 ‘빠른 배달’과 ‘간편 결제’를 앞세우며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있다. 소비자는 플랫폼이 짜놓은 틀 안에서만 메뉴를 고를 수 있고 점주는 노출을 위해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플랫폼은 연결만 해 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지만 실제로는 유통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다. 배달앱 화면에 어떤 가게가 먼저 노출되는지 어떤 메뉴가 ‘인기’인지도 모두 이들이 정한다. 알고리즘은 비공개이고 광고를 더 낸 가게가 화면 상단에 배치된다. 음식의 질보다 플랫폼 광고비가 손님 유입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제는 플랫폼 중심의 배달 생태계를 다시 짜야 할 때다. 지역 기반의 소규모 배달 연합, 소포장 메뉴 강화, 1인 가구 전용 배달 서비스 같은 현실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가 운영 중인 공공 배달앱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배달앱의 논리는 빠르고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지금의 구조는 ‘비싼 한 끼’를 강요받는 이용자와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는 점주로 이루어져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결국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버는 구조다.
1인 가구가 늘고 있다는 말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많이 들린다. 하지만 배달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배달 플랫폼의 공공적 책임은 실종되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적 설계만 남아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도 소상공인도 숨 쉴 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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